김윤 ‘보건의료인력지원법 개정안’ 발의, 한의사 미용 진출 신호탄인가

– 언론인들은 PA(진료지원인력) 업무 확대에 초점

– 일선 의사들은 한의사의 현대의료 영역 침범 우려

– 의사들이 어떤 대응을 할 수 있는지부터 생각해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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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이 7월 1일 어제 ‘보건의료인력 업무조정위원회 설치법(보건의료인력지원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습니다.

김의원은 “직능단체들의 전문성을 높이고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보건의료인력 업무조정위원회를 설치할 수 있는 법안을 발의했다”며 “14개 보건의료 직능단체와 함께 의견을 모아 마련한 법안”이라고 기자회견을 통해 설명했습니다.

보건의료인력지원법은 의사와 PA간의 업무 범위를 설정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입니다. 의사가 해야하는 업무를 PA가 하고 있다며 대학병원에 의사 인력 충원을 요구한지는 오래되었습니다. 고 김일호 전 대전협회장이 PA의 상처 봉합을 경찰에 고발한 것도 벌써 12년 전 일이니깐요.

PA가 할 수 있는 의사업무 범위는 지난 수년간 뜨거운 주제였습니다. 대리수술도 어디까지 ‘불법 대리수술’인지 명확한 규정이 필요했기에 이 주제는 대리수술과도 관련이 있었습니다.

그동안은 비의사 업무범위를 설정하는데 보건복지부가 주로 개입해왔습니다. 시범사업 형태로요. 고려의대 예방의학교실 윤석준 교수님이 이 부분에서 가장 많은 일을 해오셨습니다. 수년간 활발한 연구가 진행됐지만 아직 명확히 결정된건 없습니다.

(개인적인 얘기를 하자면 저도 전공의 시절 이 건에 일부 관여하기는 했습니다. 제 이름으로 검색하면 메디컬지 기사도 나옵니다)

반면, 김윤씨의 개정안 발의는 보건복지부가 ‘시범사업’ 형태로 업무범위를 정하던 현재까지의 정책을 멈추자는 의미입니다. 대신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하는 형태로 바꾸자는 주장이죠.

어떤 기사에선 이 개정안을 건정심과 비유하던데 건정심으로 비유하는건 적절합니다. 핵심 이해관계자인 의사는 들러리로 놓고 다수결을 레퍼런스로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데 의미가 일맥상통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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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는 해당 사안에 배경 지식이 있으신 (주로) 메디컬지 기자분들이 주목하시던 부분이고요. 다음은 일선 의사들이 주목하던 한의사의 현대의료영역 침범입니다.

김씨가 함께 의견을 모았다던 14개 보건의료 직능단체를 보면, 김윤씨가 최혁용 전 한의사협회장과 함께 발족한 ‘더 좋은 보건의료연대’의(이하 ‘연대’) 임원 구성과 거의 일치합니다. 14개 단체가 모두 ‘연대’에 참여한 17개 직역과 거의 일치하거든요.

마지막에 ‘한의사협회’가 포함되어있는데요. 한의사협회도 한의사협회지만 ‘연대’의 얼굴마담이 김씨와 최 전 한의사협회장이라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최 전회장은 최근 한의사 초음파 허용 판결과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있습니다. 김윤 핵심 측근이 한의사를 의사로 만드는데 가장 적극적인 사람이란 뜻입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보건의료인력지원법은 원래 대부분이 간호사였던 PA의 의사업무영역을 정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이른바 ‘회색지대’를 시범사업 담당자가 아닌 다수결 위원회가 규정하기 시작하면 논의 대상이 크게 늘어나게 됩니다.

그동안은 의사만 할 수 있는 업무에 suture라던지, 정맥채혈 등을 논의해왔지만, 앞으로는 레이저, 필러, 신경차단술 등을 가지고 논의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최근 몇년간 초음파, 뇌파 등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판결로 논란이 많았습니다. 그 동안은 의사들의 업무영역이 거의 판사들이 내린 판례에 따라서 결정된 것이죠. 업무영역을 판사들이, 사법부가 정해온 것입니다.

그리고 김윤씨의 개정안 발의는 의사만 할 수 있는 업무 영역을 입법부 주도로 행정부에서 정하게 하겠다는겁니다. 그것도 제대로된 근거 없이 다수결을 레퍼런스로 하겠다는 것이고요.

해당 개정안 발의 기사를 보면 PA업무영역에 국한돼서 분석되는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하지만 일선 의사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한의사가 현대의료영역을 침범하게 되는 과정으로 해석해도 무방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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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공화국의 3권분립은 근대 계몽주의 철학의 정치사상이 낳은 결정체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국가의 제도를 결정하는 3권은 대통령과 공무원들의 행정권, 국회의원들의 입법권, 판사들의 사법권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전근대 학문인 한의학이 현대의학을 양의학이라며 근대성을 부정하고 또 그 영역을 침범하는데 3권이 모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습니다.

한의사가 초음파보고 뇌파보고 뿐만 아니라 미용까지 진출해서 필러 넣고 주사찌르는거, 이제는 현실적으로도 가능한 이야기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거 의사들이 막을 수 있을까요?

제가 작년에 한의대 700명 정원 흡수 얘기했다가 한의사가 원하는걸 왜 의사가 주장하냐며 한의사 쁘락치 소리 듣고 온갖 모욕발언을 뒤집어쓴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법 말고 현실적으로 의사들이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어보인다는 제 생각은 아직 그대로입니다.

진지하게 한의사가 미용 진출하고 레이저 보톡스 필러놓기 일보 직전인 상황에서 정원흡수 말고 전근대적인 한의학 척결 가능한 방법이 있는지 의문입니다. 최근 한의사 레이저 사용이 논란이 되었는데 의료단체들이, 특히 의협이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지켜보면 의문에 대한 정답을 엿볼 수 있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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