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계위와 지난 투쟁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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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계위 의대증원 발표가 다음주에 난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의대증원은 얘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4년 전부터 여러 의대증원 보고서를 분석했고 raw data에서 통계 조작 근거까지 찾아냈습니다. 그래서 ‘과학적 의대정원’ 요구가 얼마나 허망한지 뼈저리게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될 거라 했제?” 제 아내가 저보고 항상 하지 말라 하는 말입니다. 예측이 맞았다해도 지금 와서 무슨 소용이냐는 이유입니다. 작년 이맘때 추계위가 통과되는 걸 보면서 이렇게 될 줄 뻔히 알았지만, 지금 와서 이런 이야기를 해도 특별히 얻을게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의사협회의 대응은 모두가 지적하듯 무능하기 그지없습니다. 이필수 전 회장 때, 제가 비판 많이 했지만 사퇴 때는 주변 사람들에게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회장단에 대해서는 그런 생각이 전혀 들지 않습니다. 너무나 수동적이고, 그저 끌려다니기만 하는 대응은 한심할 정도입니다.

추계위를 통한 의대증원 저지가 어려운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500명이면 선방이다? 500명 아래로는 못 막는다 칩시다. 그런데 그걸 내주고 의협이 얻어온 것이 하나라도 있나요? 없죠. 요구한게 없으니까요.

한의사들 지금 전부 미용으로 넘어오고 있는데 의사협회가 하는건 없습니다. 한의사들이 의사 직역을 침탈하는데, 의대증원을 레버리지로 해서 얻어온 게 있습니까? 전혀 없습니다.

제작년 이맘때 한의사협회가 “한의대 정원 400명 줄이고 그만큼 의대정원을 늘리자”고 주장했죠. 그때 저는 아예 한의대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결과는 어떻습니까? 한의대 정원 논의는 전혀 없고, 의대정원만 400명의 두 배 가까이 늘어날 상황입니다.

작년까지 한의사들은 한의대 정원을 줄여달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한의협회장이 이재명 대통령주치의 되고 몇달 지나니까 그런 말이 쑥 들어갔습니다. 한의사들도 미용의료 할 수 있을거란 자신감을 갖게 됐기 때문입니다. 한의대 정원 안 줄여도 한의사들이 미용할 수 있을거니 괜찮다고 보고있는겁니다. 그런데 지금 의협은 어떤 대응을 하고 있나요? 한특위가 뭔가 한다는데~ 이게 전부잖아요.

얼마 전 의대생 학부모 단체 행사에서도 지역의사제를 이용해 한의대 정원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이런건 알고 있을까요? 모를 겁니다. 어떤 이슈 제기도 없으니까요. 현재 상황에서 유일하게 이슈몰이 할 수 있는 유용한 대안인데 아무 생각 없이 그저 흘려보내는 중입니다. 아무 생각이 없는 것은 심각한 무능입니다.

한의사들의 의사 직역 침탈은 이미 선을 훌쩍 넘어버렸습니다. 법적으로 처벌하는 것조차 이제 어려운 상황입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한의사 직역침탈 고발에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패소하면 한의사들에게 유리한 판례가 쌓일 테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물이 이미 엎질러진 수준입니다. 패소 여부와 상관없이 상황이 다 넘어가버렸습니다. 2년 전이라면 강석하 원장이 한의사 고발한다는데 딱히 찬성하진 않았겠지만, 지금은 그 고발을 적극 지지합니다. 이미 잃을 것이 없는 상황이니까요.

그런데 의협은 지금 뭐 하고 있습니까?

추계위 1인 시위. 이거 의미 있습니까?

없죠. 다 알죠.

그냥 면피하려는 행위일 뿐이라는 사실을요.

또 기준미달 해외의대 문제는 제가 현실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솔직히 언급하기 싫습니다. 안티팬들이 제 사생활을 들춰대는데, 기분이 좋기 쉽지 않습니다. 제 스케쥴 알아내서 익명으로 안부인사 보내고, 대형 로펌 이름으로 진료실에 내용증명이 날아오면 솔직히 스트레스가 큽니다. 그동안 티 내지 않았습니다. 스트레스 받는거 알면 효용감 느끼고 더 괴롭힐거 같아서요. 그런데 의협 꼬라지를 보니 더는 못 참겠습니다.

2020년에 모 국회의원이 “의사단체들은 의대증원 문제보다 엉터리 해외 의대 근절에 힘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한 말이 있었습니다. 우즈벡 의대 때문에 이슈가 됐는데, 6년이 넘도록 인정 취소된 해외 의대는 단 하나도 없습니다. 우즈벡 포함해서요. 해외 의대 문제는 국민 건강 외에도 기회의 공정성, 절차적 정당성 측면에서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의사협회가 가만히 있을 그런 사안이 아니에요.

여기엔 의협이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게 많습니다. 추계위처럼 싸워도 이기기 힘든 그런게 아니에요.

의협이 당장 할 수 있는 대응책들도 11월에 정리해서 제출했습니다. 돈 쓰라고 한 것도 아니고, 그냥 국회의원들이랑 국시원·의평원 보고서에서 공통적으로 지적된 내용을 보건복지부가 뭉개고 있는 그런 것들, 의협이 요구하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그런데 의협은 철저하게 모른 척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의대증원 문제에 “해외의대 출신 의사들이 늘어나니까 증원 인원에 반영해달라”? 복지부는 반영됐다고 발표하고. 그러면 기준 미달 해외 의대 출신들도 의협과 복지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의사가 되어버립니다.

사실상 의사협회가 젊은 의사, 의대생들을 배신한겁니다. 의대생 후배들을 배신하고 기준미달해외의대 유학생 편에 선거라고요. 저는 의협이 이런 헛소리 한거 보고 sBP가 200 넘어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요. 그런데 의협은 본인들이 어떤 말을 했는지도 모르고 있을겁니다. 생각이 없으니까요.

물론 의협 집행부 바쁘겠죠. 회의 열고, 옆에서 뭐라 하는 사람들 반박도 해야하고, 행사도 많죠. 그런데 그런 일은 지금 집행부가 아니어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걸 하겠다고 의협회장 뽑아달라 한건 아니잖습니까?

의대증원을 막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증원 진행 2년 동안 해결할 수 있었던 문제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그저 면피에만 집중하다가 이렇게 우울한 결과만 남게된 것입니다. 제가 이필수 때도 이렇게 노골적으로 비판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화가 납니다. 김택우 회장, 일 진짜 못하는 거예요. “할 만큼 했다”고 착각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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