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유명한 보라매병원 판결도 사실은 집행유예였죠. 의사는 감옥에 가지 않았습니다. 한국 의료에 너무 큰 악영향을 주었던 판결이었죠. 두고두고 회자되는 판결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를 돌려보낸 의사는 감옥에 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보라매병원 판결의 여파는 어마어마했습니다. 회생 가능성이 없는 환자도 강제적으로 연명치료를 계속해야했죠. 보호자의 의지나, 경제적 사정과는 무관하게 말입니다.
판결이 영향을 끼친 시간도 20년에 달했습니다. 연명의료중단법이 시행되고, 병원에서 최초로 extubation을 시행하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1달 전이었으면 이건 살인이었다”는 생각과 떨리던 제 손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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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맥페란 소송도 판결은 집행유예였습니다. 그럼에도 의미는 작지 않습니다. 앞으로 속이 메스껍다, 울렁거린다고 호소해도 맥페란을 처방받기 힘들어질테니깐요.
하지만 의사 내부 여론을 보면 아쉬운 점도 작지 않습니다. 먼저 해당 판결은 ‘금고 이상 실형’임에도 불구하고 의사면허 취소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업무상과실치사, 치상은 의사면허 취소의 예외로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의료법 제65조(면허 취소와 재교부) 1. 제8조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게 된 경우. 다만, 의료행위 중 「형법」 제268조의 죄를 범하여 제8조제4호부터 제6호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게 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형법 제268조 = 업무상과실ㆍ중과실 치사상)
‘밥 먹듯 처방하는 맥페란 처방 한번 잘못했다고 ”’의사면허 취소되는게”’ 말이 되냐’는 주장이 실제로는 틀렸다는 의미입니다.
저는 맥페란 처방 판결이 가진 문제는 결국, 의료제도는 저렴한 건보 유지를 위한 후진국 시스템인 반면, 판결은 선진국 기준으로 벌어지는 괴리에 있다고 봅니다.
판결이 잘못된건 맞다고 생각합니다. 판사 비난으로 이목을 집중하는 방법도 방법 자체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판결의 여파라던가, 배경이라던가, 개선점 같은 의미있는 내용을 누군가가 조직적으로 정리해주지 않으면, ‘의사면허 취소되는건 아니라던데?’ 수준의 결론으로 논란은 수그러듭니다. 판사 비판으로 이목을 끌어봤자 의사 이미지만 나빠지고 실제로 바뀌는건 아무것도 없다는 의미입니다.
판결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에 동의하지 않는 의사는 없을겁니다. 잠결에도 처방하는 맥페란에 벌금형도 아니고 징역형이 나온다는게 말이 되나요?
하지만 현실이 바뀌려면 의사들 집단에서 조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판결의 여파, 배경, 개선점에 대한 정리가 필수적입니다.
(그걸 왜 의사가 해야하는데? 라는 질문은 듣고싶지 않습니다. 다들 수재소리 듣고 공부 잘해서 의대 들어온건데 의사한테 이게 어렵나요?)
일단 맥페란 소송의 집행유예 판결로 의사면허가 취소되는 것은 아니라는, 판결의 여파는 제가 일부분이나마 정리해보았습니다. 배경이나 개선점은 다른 분께서 정리해주시길 바라며 글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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