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보의 명단’ 으로 압수수색 당한 사건이 7월15일 어제 검찰 송치되었습니다. ‘공무상 기밀 누설’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입니다. 그리고 저는 송치된 전공의 2명, 공보의 6명 등 의사 11명과 의대생 2명 중 1명입니다. 그리고 오늘, 송치 결정되었다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지난 4월, 병원에서 퇴근 직후 문 앞에서 압수수색을 당했었습니다. 대학병원 파견 ‘공보의 명단’ 때문입니다. 전공의 사직사태로 지난 3월경, 정부는 공보의들을 서울의 빅5등 대학병원에 파견하기로 결정했고 그 명단이 의사들 사이에 돌았습니다. 저는 ‘공보의 명단’ 사진을 페이스북에 공유했고, 정부는 이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며 저를 압수수색했습니다.
해당 ‘공보의 명단’에서 파견 공보의들의 이름은 지워져 있었고 근무지, 전공과목, 파견병원만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 등 대도시 의료 유지를 위해 지방의료를 희생시킨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는 사진이었습니다.
‘공보의 명단’ 사진 공유에 대해 정부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과 ‘공무상 비밀 누설’이라며 압수수색을 진행했습니다. 저와 제 주변 사람들을 포함한 다수의 의사/의대생들이 압수수색으로 핸드폰을 뺏기는 등 일상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받았습니다.
‘개인정보보호법’은 제10장 벌칙에서, 부정한 수단이나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취득한 후 영리 또는 부정한 목적으로 사용해야 위법에 해당한다고 말합니다.
‘공보의 명단’은 최초에 파견 예정자들끼리 원활한 업무를 목적으로 공유되었습니다. 그리고 이후에는 저같은 외부 의사들에 의해 ‘지방의료 공백을 조장하는 정부 정책’ 비판을 목적으로 공유되었습니다. 이 중 어디에서 영리 또는 부정한 목적이 있습니까? 정부가 떳떳하지 않으니까 ‘비밀 누설’이니 ‘개인정보 보호법’이니 들먹이면서 입을 막으려는 겁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2021년, 문재인 정부가 ‘9시 영업 제한을 어긴 자영업 매장을 압수수색’한 사실에 대해 ‘보통 사람들에게 경찰의 압수수색은 굉장히 이례적이고 무섭기까지 한 일’이라며 ‘압수수색까지 해가며 국민을 겁박해서는 안 된다’고 발언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공보의 명단’ 사건은 심지어 위법성마저 없는 사건입니다. 해당 사진은 부정한 수단으로 취득되지 않았으며 부정한 목적으로 사용되지도 않았습니다. 정부가 떳떳하지 않으니까 합법행위를 ‘압수수색까지 해가며 국민을 겁박’한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도 이렇게 하지는 않았습니다. 합법 행위에 대한 압수수색은 후보자시절 자유를 외치던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과 반대되는 명백한 반자유적인 행보입니다.
윤석열 정부가 의대증원 2000명을 고집하는 바람에 전공의 사직사태가 5개월째 장기화되고, 해결하겠다던 지방의료 붕괴가 해결되기는 커녕 오히려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독선적이고 반자유주의적인 정책 추진으로 발생하는 의료붕괴의 책임은 모두 윤석열 정부에 있습니다.
제가 했던 ‘공보의 명단’ 공유는 자유롭고 정당합니다. 누가봐도 합법적이었던 ‘공보의 명단’ 사건의 송치 결정은 자유롭지 않은 윤석열 정부를 위한 서울경찰청의 부역 행위입니다. 만일 검찰마저 기소결정을 내린다면, 반자유주의적인 윤석열 정부의 겁박 행위에 대해 당당히 맞서겠습니다.
* 문자 메세지는 제 핸드폰으로 오늘 받은 것을 캡쳐한 것입니다.
* 명단 사진은 제가 압수수색당했던 사진과 동일한 파일입니다. 제가 최초로 받을 때도 본명이 삭제된 상태로 전달받았습니다.
* 오늘 호우주의보가 내려질 정도로 비가 많이 옵니다. TMI지만, 이 와중에 척추융합술 하고 퇴원하신 환자분께서 비를 뚫고 내원해주시고 또 수술 후 너무 좋아졌다 하시니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읽어주시는 분들께서도 별일 없게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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