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탁이슈 정리.

최근 의협에서 비대위 안건이 제출되었습니다.

이유는 한의사 엑스레이사용, 검체수탁 이슈 등인데요. 수탁 문제는 개원가에만 의미있는 내용 아닌가 싶어서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 갔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의 의료환경과 관련해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도 있어보이네요.

정리해봤습니다.

원래의 고시 규정에 따르면,

1) A의원이 10만원짜리 피검사를 할 경우 건보공단에서 11만원을 받습니다.

2) A의원은 검체를 수탁하면서 B업체에게 10만원을 줍니다.

3) A의원은 1만원이, B수탁업체는 10만원의 수입이 남습니다.

그런데 규정을 어겨도 처벌한다는 조항이 없습니다.

따라서 A의원과 B수탁업체는 서로 합의해서 수입을 다르게 배분합니다.

1) A의원이 10만원짜리 피검사를 할 경우 건보공단에서 11만원을 받습니다

2) A의원은 검체를 수탁하면서 B업체에게 10만원을 주는 대신 B업체는 그냥 3만원만 받고 7만원은 A의원에 돌려줍니다.

3) A의원은 8만원이, B수탁업체는 3만원의 수입이 남습니다.

B수탁 업체는 3만원의 수입이 남아도 이익이기 때문에 운영을 지속합니다.

새로운 규정은 11만원 대신 10만원만 지급하고, 의원과 수탁업체의 합의를 강제로 막습니다. 비율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1:9로 한다고 칩시다.

1) A의원이 10만원짜리 피검사를 할 경우 건보공단에서 10만원을 받습니다.

2) A의원은 검체를 수탁하면서 B업체에게 9만원을 줍니다.

3) A의원은 1만원이, B수탁업체는 9만원의 수입이 남습니다.

이러게 되면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결국 A의원은 이익이 크게 줄기 때문에 피검사를 안 하기 시작합니다.

B수탁업체는 1건당 이익이 3만원에서 9만원으로 크게 늘어납니다.

피검사 건당 이익이 크게 늘기 때문에 수탁업체가 우후죽순으로 늘어납니다. C, D, E, F, 처음들어보는 이름의 듣보잡 수탁업체들이 난립합니다.

하지만 건수 자체는 급감하기 때문에 수탁업체들이 A의원을 찾아가서 피검사를 해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일부 업체는 현금이 두툼하게 담긴 봉투를 내밀기도 합니다.

없던 리베이트가 생깁니다. 그리고 기사가 나오겠죠. 의사들이 수탁업체에게까지 리베이트를 받는다고 ..

이러는 와중에 건보공단은 피검사에 지불해야할 비용을 11만원에서 10만원으로 10% 가까이 줄입니다. 저질 수탁업체가 난립하고, 리베이트 받는다고 의사들 비난하며 난리가 나고, 동네의원이 돈 때문에 피검사 안 해준다고 국민들이 욕하는 사이에 건보지출을 10% 줄였네요. 검사 자체가 줄테니 실제로는 더 크게 줄겠죠. 지출을 줄였으니 재정관리 잘했다고 칭찬을 받습니다. 동네의원에서 피검사 안 해주면서 발생한 환자들의 피해 사례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에 대한 비난은 피검사 안 해주는 A의원이 받게될테니까요.

핵심은, 피검사 매출 비율을 의원과 검사업체(수탁업체)이 합의하지 못하고 정부가 강제로 조정한다는데 있습니다. 민간에서 수익 배분을 합의하에 정한다겠다는걸 정부에서 합의 못하게 강제로 정하는게 옳은걸까요. 2023년 ‘검체검사 위·수탁 제도 개선방안 마련 연구’에서도 ‘상호정산하고 자율적으로 계약하는게 맞다’고 했다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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