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의 목소리는 언제 힘을 얻게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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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전공의 인터뷰를 보고

– 3.3. 의협 집회 성공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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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에) 나는 의대 증원과 공공의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3월4일 오늘 한겨레에서 재미있는 기사를 냈습니다. 바로 ‘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전공의’(다생의) 인터뷰 기사입니다.

‘다생의’는 대부분의 의사, 의대생과 달리 파업에 반대하는, 소수 의견을 가진 이들의 모임입니다. 파업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기사가 뜨자, 의사들 사이에는 사칭논란이 있었습니다. 2020년 트라우마 때문입니다. 의사들이라면 모두가 기억하는 ‘일하는 전공의’ 등 의사라면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사칭계정이 2020년 의료파업때에는 많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기사에서 한겨레 기자는, ‘다생의’ 계정의 운영자가 의사/의대생임을 분명히 확인했다고 했습니다. 저도 이들이 의사 사칭자가 아닐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2020년에도 파업에 반대하는 익명계정 중 일부는 의사가 맞긴 했었거든요. 예를 들면 “어떤 전공의들” 이라던가요. 오늘 기사에서 기자가 말했듯이 ‘다생의’ 구성원들은 의사와 의대생들이 맞을겁니다.

인터뷰 기사에서 이들은 ‘파업’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피력합니다. (인터뷰 그대로 ‘파업’이라는 워딩을 사용하겠습니다) 그래도 환자를 죽이는 ‘파업’은 안 된다거나요.

이들의 주장의 허점에 대해서는 하고싶은 말이 많지만 과감하게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주제에 맞는 말만 짧게하고 끝내야하는데 하고픈 말이 너무 길어져서 본론으로 못 넘어가겠어서요. (장문으로 썼다가 다 지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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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생의’의 주장과 관련해서 제가 하고싶은 말은 이겁니다. 왜 이들의 주장은 ‘극히’ 일부의 의견에 불과한 것인가? 그리고 그들의 목소리는 현상황에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것인가?

‘다생의’의 주장이 일부에 불과한 이유를 그들은 잘못된데서 찾고 있습니다. ‘의사 집단이 폐쇄적이다’ ‘폭력적인 분위기 때문이다’ ‘다른 의견을 말할 기회가 없다’ 등등.

저는 그들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2024년 의료사태에 반대하는 의사/의대생이 소수에 불과한 이유는 다른데 있습니다. 그냥 그들의 논리가 부족해서일 뿐입니다. 그 뿐입니다. 그들의 논리가 합리적이었으면 이번 사태는 발생하지도 않았습니다.

2020년 전공의 단체행동이 중단되는데에는 굳이 과반수의 의견이 필요하지도 않았습니다. 당시 대전협 회장이 ‘사실상’ 단체행동 종료(로드맵 1단계)를 선언하긴 했지만 무조건 파업 종료해야 한다는 전공의의 비율은 20%에 불과했습니다.1)

파업에 반대하는 비율이 20%만 되어도 파업은 끝납니다. 지금 지속되고 있는 2024년 의료대란 사태도, 종료를 원하는 전공의가 20%만 되어도 이 사태는 끝날겁니다. 하지만 이렇게 지속되고 있다는건 ‘다생의’와 의견을 공유하는 의사들이 10%도 채 되지 않는 수준이라는 의미인거죠.

민주주의 사회에서 소수 의견은 중요합니다. 다수결로 정해지는 의결시스템에서 소수의 의견은 자연스럽게 무시되게 마련이고, 그 와중에 옳고 정확한 지적이 무시되는 일이 허다하게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소수의견이 다수를 누르지 못하면 결국 결정권을 잃습니다. 20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 사람이 48%에 달했음에도 다수가 아니었기에 선거에서 패했죠.

하지만 의료대란 사태는 다릅니다. 다수결처럼 반대자가 굳이 과반수일 필요도 없습니다. 2020년처럼 20%만 이번 사태에 반대해도 ‘사직의 행렬’은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멈출겁니다. 그런데도 ‘행렬’이 힘을 받고 지속되고 있는 현실은, ‘다생의’같은 소수의견이 의사 5명 중 1명을 설득할 수준의 기본적인 논리도 갖추지 못 했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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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증원 전면 반대를 외치는 강경파들도 이런 의견을 많이 냅니다. 2천명이 아니라 500명 수준으로 증원했으면 아마 이런 사태는 없었을거라고요. 의사들끼리도 증원이 맞네 그르네 싸우면서 의사들의 분위기가 한쪽으로 쏠리는 일은 없었을거라고요.

당장 저만해도 의대증원에 전면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었죠. 사석에서 증원 자체에는 동의하는 의사들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런데 2천명 증원이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인원이라면서 단 한명도 못 줄인다더니, 대들면 더 늘린다는 정부에 수긍해야 한다면 여기에 얼마나 동의하겠습니까? 2) 이제는 증원 찬성론자도 윤정부에 화나서 동결 주장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현 사태에서 정부에 반대하는 의사들의 비율이 높다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냥 높은것도 아니고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정책에 찬성한다는 소수의견이 극히 일부에 그친다는 것은 정부 논리가 빈약하다는 사실을 반증합니다.

이번 3월3일 의사협회의 여의도 집회에 4만명이나 달하는 인파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24년 현재 활동의사 수가 약 11만명입니다. 3분의 1이 넘는 의사들이 참석한 것입니다. 의협 비대위에서는 이번 집회가 대성공이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3월3일 의사협회 집회 성공은, 전공의 사직 행렬을 대부분의 의사들이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이번 사태에 책임이 정부에 있음에 대부분의 의사들이 강력히 공감한다는 뜻이기도 하고요.

정부가 내놓은 정책은 국민을 위한 것도, 나라를 위한 것도 아닙니다. 의사 때려잡아서 지지율 올리기만을 위한 총선용 정책입니다. 정부 정책이 국민을 위한게 아니니까, 환자를 위한게 아니니까 3월3일에 그렇게 많은 의사들이 참여한 것입니다. 저도 물론 참석했고요.

현 사태에 반대하는 의사들이 20%만 되어도 ‘사직의 행렬’은 멈출 것입니다. ‘다생의’처럼 이번 사태에 반대하는 비율은 많이 봐도 10% 이하입니다. 이들의 비율이 극히 적은 이유는 단순합니다. 이번 사태의 책임이 정부에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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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당시 Nextmedicine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과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함. 필자가 의장을 맡았던 이대목동병원 전공의 전체회의에서는 대전협의 결정과 관계없이 파업 종료를 원했던 전공의의 비율은 20%였으며, 필자가 직접 파악한 병원 포함 Nextmedicine 커뮤니티에서 확인했던 타병원 여론도 대부분 같았음.

2) 대들면 2000명이 아닌 2200~2400명 늘린다는 내용은 찌라시임. 하지만 사태가 지속되자 대통령실이 ‘원래는 3000명 늘려야한다’라고 말하는 부분에서 대들면 더 늘리겠다는 분위기가 실제로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 생각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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