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출혈 환자의 특징이 있습니다. 죽음이 너무나도 갑작스레 찾아온다는 것.
같이 저녁식사하던 남편이 머리 아프다더니 갑자기 쓰러져 응급실로 이송하니 심각한 뇌출혈. 3시간 전 멀쩡하게 같이 밥먹던 가족이, 수술해도 의식이 안 돌아오고 수술 안 하면 죽는다고 합니다.
이런 설명을 드리면 본인이 잘못 들었다 착각하고 표정이 멍해지는 보호자가 많았습니다.
1년차에게 티칭한 것은 보호자가 울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보호자가 안 울면 너의 설명을 안 들은 거라고. 울지 않은 보호자는 나중에 딴소리를 한다고.
한번은 예외가 있었습니다. 뇌출혈로 의식이 모호한 할아버지와 보호자 할머니.
뇌출혈로 곧 사망하실 거란 설명에도 표정이 덤덤하고 가족을 부르라니 손자 유치원 데리러 가야 한다고 합니다.
이해를 못하신 것 같아서 “할아버지 이제 돌아가신다고요!” 소리 질렀는데, 할머니 말씀이 “할아범이 죽든 말든 가족을 얼마나 고생시킨 줄 아냐”고.
수많은 죽음을 목격했지만 가장 허망한 죽음이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심각한 뇌출혈로 수술이 잘 되면 식물인간, 안 하면 뇌사로 돌아가실 상황이었습니다.
연세가 80 이상이시면 보통 수술 안 하는 쪽을 선택하는데, 할아버지는 70대로 식물인간이 되더라도 수술하는 경우가 많은 연령대셨습니다.
수술 여부는 보호자가 최종적으로 결정합니다. 의사가 하자는 대로 따라오는 경우도 많고, 수술이 의미 없다 설명드렸는데도 무조건 수술을 해달라고 하는 분도 많으십니다.
할머님께도 수술을 말씀드렸는데 제대로 듣지 않으셨고, 이런 경우 수술을 안 했다가 자식들이 와서 본인은 연락도 없이 수술을 안 하면 어떻게 하냐고 화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수술을 하면 문제가 없지만 안 하면 문제되는 상황이 많습니다. 그래서 수술을 안 할 경우 다른 보호자분께도 연락을 돌리고, 연배 있는 보호자 두 분 이상 계신 상태에서 수술 안 하기로 결정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이렇게 했는데도 나중에 온 보호자가 왜 수술 안 했냐며 화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할머니 같은 경우에는 인지능력이 떨어진 보호자의 말만 듣고 수술 여부를 결정했다가, 자녀분들이 오셔서 병원을 엎으신다든가 응급실에 왔던 의사 나오라며 소리치는 상황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당연히 할머님께 다른 가족을 연락드리라 했는데 듣지 않고 손자 데리러 유치원 간다 하신 경우고요.
하지만 할머님께서 속썩인 할아버지라고 말씀하시니 수술 안 하시겠다는 의사가 분명하고, 이 경우 수술을 안 해도 문제가 없는 상황이기에 차팅을 충분히 하고 수술을 안 했습니다.
할머니는 실제로 유치원으로 가버리셨고, 응급실엔 기관삽관한 채 인공호흡기로 숨 쉬시는 상황에 할아버지 혼자 남았습니다.
수술 안 하면 급한 일이 없기 때문에 저는 중환자실 입원처리만 하고 다시 일하러 올라갔는데, 1시간인지 2시간인지 뒤에 응급실에서 환자가 사망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응급실에 내려가니 인공호흡기가 숨만 불어넣을 뿐, 심장은 이미 멈춰버린 할아버지가 혼자 응급실에 덩그러니 누워 있었습니다.

김포 마디척병원에서 척추 질환과 통증을 진료하고 있습니다.
UBE 내시경 척추수술을 비롯해 척추융합술, 경추 인공디스크 수술, 척추성형술과 신경성형술 등 경추·요추 질환의 다양한 수술과 시술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허리·목 통증과 척추 질환은 정형외과와 신경외과 모두에서 진료하는 분야로, 저는 신경외과 전문의로서 척추 질환을 중심으로 진료하고 있습니다.
이대목동병원 신경외과에서 전공의 과정을 마친 뒤, 우리들병원에서 전임의로 근무하며 척추 분야를 전문적으로 수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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