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 둘 더 읽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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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 둘 더 읽어보니 저는 아무래도 도스토예프스키가 더 좋네요.

예전에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읽고 감동받아 포스팅한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어떤 분이 톨스토이의 ‘부활’이 훨씬 대단하다며 추천하시기에 시간을 내어 읽어보았습니다.

표지에는 톨스토이를 “가장 동시대적인 작가”라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엔 톨스토이는 근대(modern)적일 지언정 동시대적인(contemporary) 작가는 도스토예프스키가 아닌가 싶습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당시 작가들에게 “작품 속 등장인물처럼 작가 본인도 병적인 인물”이라며 소설은 위대할지언정 인간적으로는 상종하기 어려운 괴팍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실제로 그의 소설 속 인물들은 모두 나사가 한두 개쯤 빠져 있는 것 같습니다. 대화 역시 정상인의 대화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주로 만연체로 풀어진 대사는 작가의 해설에 가까운 내용이 많습니다.

반면, 톨스토이의 ‘부활’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훨씬 정상적입니다. 사고 흐름과 대화는 상식적이고, 덕분에 술술 읽히는 것도 있었습니다. 특히 당시 러시아의 사회상을 생생히 묘사한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판검사나 제정러시아의 수도 페테르부르크의 고위귀족들이 한 사람의 인생을 좌우하는 결정을 얼마나 무심하게 집행하는지 보여주는 장면들은 정말 몰입감 있었습니다.

중간중간 헤겔, 니체, 소로 같은 익숙한 철학자들이 언급되거나 공산주의와 관련된 이야기가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하지만 주인공 네흘류도프 공작의 강남좌파스러운 행동은 상당히 거슬렸습니다. 죄있는자가 죄있는자에게 유죄 판결을 내리고 사람이 사람을 감금하며 벌주는 것이 모순이라며 비판하는 내용은 요즘 시대의 정서라고 보기는 많이 어렵겠지요.

결론적으로 ‘부활’은 80~90년대라면 깊게 공감할 수 있었을지 몰라도, 2024년에는 공감받기 어려운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토지의 공동소유라는 공산주의적 담론과 그 모순을 지적하며 사회주의적 성격을 지닌 초기기독교의 종교적지향점을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은 그 자체로 또 한번의 모순 아닐까 싶었습니다.

반면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은 인간의 나약하고 모순된 심리를 극대화하며, 종교 없는 인간의 공허함을 깨닫게 해줍니다. 이런 면에서 그의 작품은 2024년에도 공감받을 수 있는 동시대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설에서 묘사되는 군대 내의 만연한 폭력이 2024년에도 지속되는 러시아군을 보면 이 또한 동시대적이기도 한 ..)

참고로 톨스토이의 3대 장편으로는 ‘부활’ 외에도 ‘안나 카레니나’와 ‘전쟁과 평화’가 있는데, 찾아보니 후자의 평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기회가 되면 이 두 작품도 읽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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