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의사들 사이에 많이 돌던 ‘시체 분칠’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미 사망한 사람의 얼굴에 화장을 해 아직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는 의미로, 진실을 감추려는 행위를 말합니다
메디스태프에 돌던 ‘예언서’가 있죠.
전공의들이 수련병원을 떠나면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정부가 은폐하려 하지만, 9월이 지나면 더 이상 숨길 수 없는 수준에 이를 것이고, 결국 ‘시체 분칠’에도 불구하고 진실이 드러날거란 내용입니다.
이 예언서가 8월까지는 정확히 맞아떨어지다가, 9월이 되어도 대학병원 파산 이야기가 나오지 않자 틀렸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그러나 의외로 ‘시체 분칠’이 벗겨진 것은 전공의가 아닌 의대생 쪽인듯 합니다.
의대생 휴학 수리 금지.
수업이 진행되지 않는데 휴학 수리를 거부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저는 휴학 금지가 ICU에서 expire한 환자를 교육부가 분칠해놓은 것과 똑같은 상황이라고 봅니다.
의대생들 이젠 진급 못하죠. 너무 늦었으니깐요. 정부가 만든 ‘의사 배출 1년 공백’은 이제 못 물립니다.
2020년에 국시거부하던 학생들에 12월31일 재시험이 확정된 사례가 있어서 그런지 아직 수습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착각하는 일반인 분들이 많은거 같은데요. 현실은 이미 물 건너갔습니다. 매년 배출되던 신규 의사 3천명의 공백은 이미 확정입니다.
내년 의사배출 3천명 공백이 이미 확정된 상황을, 휴학 금지로 소위 ‘시체 분칠’을 해놓은게 그동안의 상황이었던겁니다. 의사들은 EKG를 통해서 asystole인걸 아니까 환자가 죽은걸 알았지만, 교육부가 ‘휴학 거부’로 환자가 죽었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있었던거죠.
그런데 서울의대가 휴학을 수리함으로써, 의대 6개 학년의 진급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공식화되었습니다. 비유하자면 서울의대가 ‘분칠’을 지워버린 셈입니다.
EKG 보고 환자가 사망한걸 알고있고, 일반인도 당연히 알거라 생각했던 의사들 입장에서는 ‘시체분칠’을 지웠다고 격노하는 교육부가 이해하기 힘들 수 밖에요.
환자가 사망한 것보다 그 사실이 알려진 것이 더 중요한 정부를 보니 미래가 걱정되고 슬픕니다. 후유증은 이번 사태가 마무리 되어도 윤대통령 퇴임 이후까지 지속될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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