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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계위 의대증원 발표가 다음주에 난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의대증원은 얘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4년 전부터 여러 의대증원 보고서를 분석했고 raw data에서 통계 조작 근거까지 찾아냈습니다. 그래서 ‘과학적 의대정원’ 요구가 얼마나 허망한지 뼈저리게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될 거라 했제?” 제 아내가 저보고 항상 하지 말라 하는 말입니다. 예측이 맞았다해도 지금 와서 무슨 소용이냐는 이유입니다. 작년 이맘때 추계위가 통과되는 걸 보면서 이렇게 될 줄 뻔히 알았지만, 지금 와서 이런 이야기를 해도 특별히 얻을게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의사협회의 대응은 모두가 지적하듯 무능하기 그지없습니다. 이필수 전 회장 때, 제가 비판 많이 했지만 사퇴 때는 주변 사람들에게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회장단에 대해서는 그런 생각이 전혀 들지 않습니다. 너무나 수동적이고, 그저 끌려다니기만 하는 대응은 한심할 정도입니다.

추계위를 통한 의대증원 저지가 어려운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500명이면 선방이다? 500명 아래로는 못 막는다 칩시다. 그런데 그걸 내주고 의협이 얻어온 것이 하나라도 있나요? 없죠. 요구한게 없으니까요.

한의사들 지금 전부 미용으로 넘어오고 있는데 의사협회가 하는건 없습니다. 한의사들이 의사 직역을 침탈하는데, 의대증원을 레버리지로 해서 얻어온 게 있습니까? 전혀 없습니다.

제작년 이맘때 한의사협회가 “한의대 정원 400명 줄이고 그만큼 의대정원을 늘리자”고 주장했죠. 그때 저는 아예 한의대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결과는 어떻습니까? 한의대 정원 논의는 전혀 없고, 의대정원만 400명의 두 배 가까이 늘어날 상황입니다.

작년까지 한의사들은 한의대 정원을 줄여달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한의협회장이 이재명 대통령주치의 되고 몇달 지나니까 그런 말이 쑥 들어갔습니다. 한의사들도 미용의료 할 수 있을거란 자신감을 갖게 됐기 때문입니다. 한의대 정원 안 줄여도 한의사들이 미용할 수 있을거니 괜찮다고 보고있는겁니다. 그런데 지금 의협은 어떤 대응을 하고 있나요? 한특위가 뭔가 한다는데~ 이게 전부잖아요.

얼마 전 의대생 학부모 단체 행사에서도 지역의사제를 이용해 한의대 정원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이런건 알고 있을까요? 모를 겁니다. 어떤 이슈 제기도 없으니까요. 현재 상황에서 유일하게 이슈몰이 할 수 있는 유용한 대안인데 아무 생각 없이 그저 흘려보내는 중입니다. 아무 생각이 없는 것은 심각한 무능입니다.

한의사들의 의사 직역 침탈은 이미 선을 훌쩍 넘어버렸습니다. 법적으로 처벌하는 것조차 이제 어려운 상황입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한의사 직역침탈 고발에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패소하면 한의사들에게 유리한 판례가 쌓일 테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물이 이미 엎질러진 수준입니다. 패소 여부와 상관없이 상황이 다 넘어가버렸습니다. 2년 전이라면 강석하 원장이 한의사 고발한다는데 딱히 찬성하진 않았겠지만, 지금은 그 고발을 적극 지지합니다. 이미 잃을 것이 없는 상황이니까요.

그런데 의협은 지금 뭐 하고 있습니까?

추계위 1인 시위. 이거 의미 있습니까?

없죠. 다 알죠.

그냥 면피하려는 행위일 뿐이라는 사실을요.

또 기준미달 해외의대 문제는 제가 현실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솔직히 언급하기 싫습니다. 안티팬들이 제 사생활을 들춰대는데, 기분이 좋기 쉽지 않습니다. 제 스케쥴 알아내서 익명으로 안부인사 보내고, 대형 로펌 이름으로 진료실에 내용증명이 날아오면 솔직히 스트레스가 큽니다. 그동안 티 내지 않았습니다. 스트레스 받는거 알면 효용감 느끼고 더 괴롭힐거 같아서요. 그런데 의협 꼬라지를 보니 더는 못 참겠습니다.

2020년에 모 국회의원이 “의사단체들은 의대증원 문제보다 엉터리 해외 의대 근절에 힘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한 말이 있었습니다. 우즈벡 의대 때문에 이슈가 됐는데, 6년이 넘도록 인정 취소된 해외 의대는 단 하나도 없습니다. 우즈벡 포함해서요. 해외 의대 문제는 국민 건강 외에도 기회의 공정성, 절차적 정당성 측면에서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의사협회가 가만히 있을 그런 사안이 아니에요.

여기엔 의협이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게 많습니다. 추계위처럼 싸워도 이기기 힘든 그런게 아니에요.

의협이 당장 할 수 있는 대응책들도 11월에 정리해서 제출했습니다. 돈 쓰라고 한 것도 아니고, 그냥 국회의원들이랑 국시원·의평원 보고서에서 공통적으로 지적된 내용을 보건복지부가 뭉개고 있는 그런 것들, 의협이 요구하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그런데 의협은 철저하게 모른 척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의대증원 문제에 “해외의대 출신 의사들이 늘어나니까 증원 인원에 반영해달라”? 복지부는 반영됐다고 발표하고. 그러면 기준 미달 해외 의대 출신들도 의협과 복지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의사가 되어버립니다.

사실상 의사협회가 젊은 의사, 의대생들을 배신한겁니다. 의대생 후배들을 배신하고 기준미달해외의대 유학생 편에 선거라고요. 저는 의협이 이런 헛소리 한거 보고 sBP가 200 넘어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요. 그런데 의협은 본인들이 어떤 말을 했는지도 모르고 있을겁니다. 생각이 없으니까요.

물론 의협 집행부 바쁘겠죠. 회의 열고, 옆에서 뭐라 하는 사람들 반박도 해야하고, 행사도 많죠. 그런데 그런 일은 지금 집행부가 아니어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걸 하겠다고 의협회장 뽑아달라 한건 아니잖습니까?

의대증원을 막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증원 진행 2년 동안 해결할 수 있었던 문제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그저 면피에만 집중하다가 이렇게 우울한 결과만 남게된 것입니다. 제가 이필수 때도 이렇게 노골적으로 비판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화가 납니다. 김택우 회장, 일 진짜 못하는 거예요. “할 만큼 했다”고 착각하지 마세요.

어제 한덕수 전 총리의 23년형 선고가 나오고, 어떤 글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한덕수는 그냥 관료로서의 사고가 강한 수동적인 사람이었던 것 같다고. 노무현 참여정부 때도 총리를 했던 사람인 만큼 커리어부터가 정치색이 그렇게 강한 사람은 아니었다고. 판결문에는 계엄령이 성공할 것 같아서 가담했다고 적시하고 있지만, 어쨌든 “수동적으로 따라간 것 아니겠냐”는 이야기였다.

마침 어제 스레드에 ‘악의 평범성’ 글을 올렸는데,
https://www.threads.com/@qkrjiyong/post/DTxGJOiDwgr?xmt=AQF0V4ltdLPICCE2Mt1d1TX_WDFnbPSuqHtGc3zUHDF8DA
생각해보니 한덕수와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 꽤 겹치는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1:1로 일치하는 건 아니지만, 핵심개념은 거의 일치하는 것 같다.

아이히만은 2차대전 나치독일의 장교였는데, 총을 든 건 아니었고 사무적인 일을 맡았다. 독일 점령지에 있던 유대인들을 폴란드의 절멸수용소로 이송하는 일이었다. 당시 물류는 거의가 기차로 이루어졌기에, 기차를 배정하고 시스템을 개선하는 등 유대인을 효율적으로 수용소로 이송하는 게 그의 일이었다.

아이히만은 원로 유대인을 이용해 절멸수용소로 유대인들을 이송했다. 유대인 원로들에겐 유대인들을 폴란드의 살기좋은 곳으로 이주시키겠다고 설명했다.

아이히만이 유대인을 특별히 더 증오한 것 같지는 않지만, 승진 욕심이 컸던 그는 본인이 ‘유대인 전문가’임을 자처하며 가장 효율적으로 유대인을 절멸수용소로 이송시킬 수 있는 사람으로 상부에 어필했고, 출세를 위해 본인의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 유대인에 대한 증오심이 특별히 컸던 것도 아닌데, 유대인을 학살하기 위해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한 것이다.

나치독일의 패망이 선명해지고, 모든 독일 장군과 정치인들이 본인의 전쟁범죄 관련 문서들을 소각하면서 면피를 하는 동안, 아이히만은 오히려 이런 모습을 비웃었다. “나는 무덤으로 뛰어들며 웃을 것이다.”라며.

아이히만이 유능하긴 했지만 거물급은 아니었는데, 이런 발언들이 입을 거치며 소문이 나서 유대인들 사이에서는 아이히만이 나치의 엄청난 거물이었던 것으로 오해받기도 했다.

독일이 패전하면서 ‘무덤으로 뛰어들겠다’던 아이히만은 아르헨티나로 탈출해 정체를 숨기고 살았다. 그리고 어쩌다 보니(아들이 유대인 여친에게 아빠 자랑함) 정체가 노출되고, 이스라엘의 안기부인 모사드가 그의 위치를 파악하게 된다. 그리고 모사드 요원들은 아르헨티나 정부 몰래 아르헨티나로 몰려가서 아이히만을 납치해 이스라엘로 잡아온다. 그리고 예루살렘에서 전범재판을 시작한다.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은 독일계 유대인이었던 한나 아렌트 교수가 The New Yorker의 기자 신분으로 예루살렘에 특파되어 재판 기록을 보고 남긴 내용이다. ‘악의 평범성’으로 알려진 책이지만, 실제 책 내용을 보면 재판 내용에 굉장히 충실한 걸 알 수 있다. (책 사서 읽는 건 강력히 비추. 번역이 너무 엉망임)

참고로 이스라엘 재판정에서 판결을 받은 아이히만은 당연히 사형선고를 받았고 다음 해 사형된다. 한나 아렌트는 아이히만의 범죄 대상이 유대인일지언정 ‘인류를 대상으로 벌인 범죄’를 이스라엘 법원에서 판결하는 게 옳으냐며 문제제기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독일에서 판결받는 게 대안이 될 수는 없다고 보고, 그냥 본인 생각을 책에 남겼을 뿐 1인시위 같은걸 하거나 그러진 않았다.

한덕수가 관료주의적인 수동성으로 윤석열에게 가담한 걸 보면, 아이히만의 banality와 너무 닮아 있다. 윤석열이 계엄령을 내리면 옆에서 강하게 뜯어말려야지, 그걸 그러고 있는 게 맞냐는 말이다.

그래서 한덕수가 아이히만 같다는 내용을 글로 써보면 어떨까, 라고 아내에게 얘기했는데 아내는 강력히 반대했다.

왜냐하면 한덕수를 비판하는 내용이어도 이재명 지지자들은 비판이라고 생각하기는커녕 오히려 한덕수를 옹호하는 내용이라 생각해서 거품 물고 악플을 달거라는 이유에서였다. 한덕수가 했던 일들 중에서 실제로 나쁜 행위 사례를 가져와서, 이렇게 나쁜 놈인데 어떻게 수동적인 ‘평범성’을 한덕수에 갖다 붙이느냐며 화낼 거라는 말이다.

사실 아내의 예상은 내가 직접 겪지 않아도 100% 확실하다고 믿는 것이, 아이히만을 ‘악의 평범성’으로 비판했던 한나 아렌트도 유대인 사회에서 굉장한 비난을 받았기 때문이다. 홀로코스트가 어떻게 평범한 일일 수 있냐, 아이히만이 무슨 악행을 저질렀는지 몰라서 그러는거냐는 등 격렬한 비난이 이어졌다.

하지만 한나 아렌트의 지적은 철학적으로 커다란 파장을 낳았고, 아이히만이 착한 사람이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것 같다. (한나 아렌트는 본인은 철학자가 아니라고 했음에도 결국 네임드 철학자로 등극했다)

계엄령이 홀로코스트랑 비교할만한 그런거까진 아니지만 계엄령이 계몽령으로 재평가되는 놀라운 일이 벌어지지 않는 한, 한덕수도 ‘평범성’으로 나중에 비슷하게 평가되지 않을까 싶다.


이 글은 브런치에 처음 발행한 글입니다. 원문: https://brunch.co.kr/@qkrjiyong/59

한덕수의 23년형, 그리고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오늘 한덕수의 23년형 선고가 나오고, 어떤 글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한덕수는 그냥 관료로서의 사고가 강한 수동적인 사람이었던 것 같다고. 노무현 참여정부 때도 총리를 했던 사람인 만큼 커리어부터가 정치색이 그렇게 강한 사람은 아니었다고. 판결문에는 계엄령이 성공할 것 같아서 가담했다고 적시하고 있지만, 어쨌든 “수동적으로 따라간 것 아니겠냐”는 이야기였다.

마침 아까 스레드에 ‘악의 평범성’ 글을 올렸는데, 생각해보니 한덕수와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 꽤 겹치는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1:1로 일치하는 건 아니지만, 핵심개념은 거의 일치하는 것 같다.

아이히만은 2차대전 나치독일의 장교였는데, 총을 든 건 아니었고 사무적인 일을 맡았다. 독일 점령지에 있던 유대인들을 폴란드의 절멸수용소로 이송하는 일이었다. 당시 물류는 거의가 기차로 이루어졌기에, 기차를 배정하고 시스템을 개선하는 등 유대인을 효율적으로 수용소로 이송하는 게 그의 일이었다.

아이히만이 유대인을 특별히 더 증오한 것 같지는 않지만, 승진 욕심이 컸던 그는 본인이 ‘유대인 전문가’임을 자처하며 가장 효율적으로 유대인을 절멸수용소로 이송시킬 수 있는 사람으로 상부에 어필했고, 출세를 위해 본인의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 유대인에 대한 증오심이 특별히 컸던 것도 아닌데, 유대인을 학살하기 위해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한 것이다.

나치독일의 패망이 선명해지고, 모든 독일 장군과 정치인들이 본인의 전쟁범죄 관련 문서들을 소각하면서 면피를 하는 동안, 아이히만은 오히려 이런 모습을 비웃었다. “나는 무덤으로 뛰어들며 웃을 것이다.”

아이히만이 유능하긴 했지만 거물급은 아니었는데, 이런 발언들이 입을 거치며 소문이 나서 유대인들 사이에서는 아이히만이 나치의 엄청난 거물이었던 것으로 오해받기도 했다.

독일이 패전하면서 ‘무덤으로 뛰어들겠다’던 아이히만은 아르헨티나로 탈출해 정체를 숨기고 살았다. 그리고 어쩌다 보니(아들이 유대인 여친에게 아빠 자랑함) 정체가 노출되고, 이스라엘의 안기부인 모사드가 그의 위치를 파악하게 된다. 그리고 모사드 요원들은 아르헨티나 정부 몰래 아르헨티나로 몰려가서 아이히만을 납치해 이스라엘로 잡아온다. 그리고 예루살렘에서 전범재판을 시작한다.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은 독일계 유대인이었던 한나 아렌트 교수가 The New Yorker의 기자 신분으로 예루살렘에 특파되어 재판 기록을 보고 남긴 내용이다. ‘악의 평범성’으로 알려진 책이지만, 실제 책 내용을 보면 재판 내용에 굉장히 충실한 걸 알 수 있다. (책 사서 읽는 건 강력히 비추. 번역이 너무 엉망임)

참고로 이스라엘 재판정에서 판결을 받은 아이히만은 당연히 사형선고를 받았고 다음 해 사형된다. 한나 아렌트는 아이히만의 범죄 대상이 유대인일지언정 ‘인류를 대상으로 벌인 범죄’를 이스라엘 법원에서 판결하는 게 옳으냐며 문제제기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독일에서 판결받는 게 대안이 될 수는 없다고 보고, 그냥 본인 생각을 책에 남겼을 뿐 1인시위 같은걸 하거나 그러진 않았다.

한덕수가 관료주의적인 수동성으로 윤석열에게 가담한 걸 보면, 아이히만의 banality와 너무 닮아 있다. 윤석열이 계엄령을 내리면 옆에서 강하게 뜯어말려야지, 그걸 그러고 있는 게 맞냐는 말이다.

그래서 한덕수가 아이히만 같다는 내용을 글로 써보면 어떨까, 라고 아내에게 얘기했는데 아내는 강력히 반대했다.

왜냐하면 한덕수를 비판하는 내용이어도 이재명 지지자들은 비판이라고 생각하기는커녕 오히려 한덕수를 옹호하는 내용이라 생각해서 거품 물고 악플을 달거라는 이유에서였다. 한덕수가 했던 일들 중에서 실제로 나쁜 행위 사례를 가져와서, 이렇게 나쁜 놈인데 어떻게 수동적인 ‘평범성’을 한덕수에 갖다 붙이느냐며 화낼 거라는 말이다.

사실 아내의 예상은 내가 직접 겪지 않아도 100% 확실하다고 믿는 것이, 아이히만을 ‘악의 평범성’으로 비판했던 한나 아렌트도 유대인 사회에서 굉장한 비난을 받았기 때문이다. 홀로코스트가 어떻게 평범한 일일 수 있냐는 등 격렬한 비난이 이어졌다.

하지만 한나 아렌트의 지적은 철학적으로 커다란 파장을 낳았고, 아이히만이 착한 사람이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것 같다. (한나 아렌트는 본인은 철학자가 아니라고 했음에도 결국 네임드 철학자로 등극했다)

계엄령이 홀로코스트랑 비교할만한 그런거까진 아니지만 계엄령이 계몽령으로 재평가되는 놀라운 일이 벌어지지 않는 한, 한덕수도 ‘평범성’으로 나중에 비슷하게 평가되지 않을까 싶다.

뇌수술을 많이하던 레지던트 시절 기억이다.
척추 수술만 한지 벌써 4년째가 되었지만
4년간의 레지던트 시절은 8할이 뇌수술이었다.

사실 뇌출혈 환자의 연령대는 대부분 고령이다.
똑같이 다쳐도 나이 많은 환자에서 뇌출혈이 쉽게 발생한다.
자발성 뇌출혈도 마찬가지다.
40대도 많은 동맥류 파열과 비만/고혈압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를 빼면 대부분 할머니 할아버지 환자들이다.
나이가 어린 환자가 뇌수술을 하는 경우는, 확실히 적은 편이다.

하루는 응급실에 10대 후반 남자애가 크게 다쳐서 왔다.
CT 결과는 외상성 뇌출혈.
수술까지 가는 외상성 뇌출혈 대부분은 정맥이 찢어져서 피가 난 경우다.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출혈이다.

그런데 젊은 환자는 조금 다르다. 두개골이나 뇌를 덮는 경막위 동맥이 찢어진 경우가 많다.
동맥파열은 정맥파열과 다르다. 확연히 다르다.
정맥파열은 피가 줄줄 흐르지만, 동맥파열은 피가 분수처럼 뿜어나온다.

환자의 상태도 똑같다. 동맥파열은 환자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는 경우가 많다.
(관심 많은 분을 위해 추가설명하면, 정맥파열은 보통 뇌와 뇌를 덮은 경막 사이에 피가 차는 SDH경막하 출혈인 경우가 많고, 동맥파열은 경막과 두개골 사이에 피가 차는 EDH경막외출혈인 경우가 많다)

CT소견으로 SDH, EDH 구분하는건 모든 의대의 족보입니다.

이 친구도 마찬가지였다.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는 의사소통이 충분히 가능했다. 눈빛이 조금 피곤했을 정도 뿐.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횡설수설 대화가 어려워지기 시작하더니, 이내 의식을 잃었다.

의사들 사이에서는 도는 밈 같은게 있다.
‘수술을 해도 죽고 안 해도 죽습니다’

신경외과 의사들이 뇌수술 설명할 때 항상 똑같은 말을 한다는 것이다.
나도 비슷한 설명을 많이 해보긴 했다.

하지만 젊은 환자는 다르다.
수술이 얼마나 빨리되느냐,
이 환자의 경우엔 30분 차이로도
걸어나갈 수도 있고 식물인간이 될 수도, 심지어 죽을 수도 있다.
(브레인 파트가 정말 힘든 이유다. 새벽에 응급수술이 너무 잦다)

실시간으로 악화되는 EDH, arterial bleeding
그것도 10대의 어린 환자!

거기서 다급하고, 절박해지지 않는 신경외과 의사가 얼마나 있을까?
(수술방에서 머리 소독 전 동공에 불빛을 비춰보니 한 쪽 동공이 풀려있었다. 그야말로 초응급 상황)

절박한건 의사 뿐만이 아니었다.
평소에는 깐깐하던 마취과 선생님들도 상황 설명에 서둘러주셨고,
수술방 어시스트와 스크럽을 서주던 간호사 분들도 최선을 다해주셨다.

메스로 머리를 크게 째면서 나오는 출혈은 최대한 생략.
평소 같으면 보비나 바이폴라 같은 소작기로 지혈하면서 출혈을 잡으면서 했겠지만,
정말 분초를 다투는 상황이라 피가 나더라도 클립만 쓰면서 빠르게 진행했다.

‘레이니 클립’ 두피를 저런 파란 클립으로 찝어서 지혈한다. 출처:surgicaltechie.com

이후 머리에 드릴로 구멍을 세 개 뚫는다.
새끼손가락 들어갈만한 구멍 사이로 딱딱히 굳어있는 피덩어리가 보인다.
이어서 다른 드릴로 구멍들을 서로 연결해서 잘라내고 손바닥만한 두개골을 들어낸다.

드릴로 구멍 사이를 연결하는 그림. 출처:Aaron Cohen-Gadol M.D.

SDH의 경우엔 경막까지 째야 그 밑에 피가 있는데,
EDH라서 두개골만 열면 피덩어리가 바로 나온다.
피덩어리를 봤다면 이제 감압은 완료 된 것이다.
여기부턴 천천히 수술해도 된다.

출혈부위를 확인하고 천천히, 그리고 차분하게 지혈을 마치고
평소와 같이 꼼꼼하게 수술을 마무리했다.

결과는 좋았다. 정말 다행히도.
동공이 풀릴 정도라서 솔직히 한쪽 팔다리는 잘 못 쓰게 될줄 알았는데,
정말 다행히도 걸어서 퇴원했다. 1달 정도만에.

사실 정말 잘 해드리고 싶은데 결과가 안 좋은 경우도 많았다.
안 좋은 기억도 많았기에 그만큼 절박하게 매달렸던 기억이다.

절박함이 보답을 받았다.


이 글은 브런치에 처음 발행한 글입니다. 원문: https://brunch.co.kr/@qkrjiyong/58

뇌수술 많이 하던 전공의 시절 기억이다. 10대 후반 남자애가 크게 다쳤다. CT 결과는 외상성 뇌출혈이었다.

젊은 환자는 동맥이 터져서 빠르게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이 친구도 의식이 실시간으로 흐려졌다.

처음에는 묻는 말에 대답도 했는데 나중에는 횡설수설 대화가 안 되더니 이내 의식을 잃었다. (4년차 땐데 10대 환자라 ER에 내려왔음)

젊은 환자는 노인과 다르다. 수술 후 예후 차이가 정말 크다. ‘수술 해도 죽고 안 해도 죽어요’가 아니다. 걸어나가거나 식물인간이 되던가의 갈림길이다.

절박한 건 수술과 의사만이 아니다. 간호사 분들도, 깐깐하던 마취과 선생님들도 서둘러주셨다.

소독 전 동공을 보니 한쪽이 풀려 있었다. 지혈은 최대한 생략, 급하게 했고 빠르게 두개골을 들어내고(여기부턴 천천히 해도 된다) 피를 제거했다.

다행히 결과는 좋았다. 1달 뒤 걸어서 퇴원. 절박함이 보답을 받았던 기억이다. (뇌와 소아는 진짜 힘들다ㅠ)

환단고기 관련해서는 다른 분들이 맞는 말을 워낙 많이 해주셔서 얘기를 안 하고 있었는데, 늦었지만 해보려 합니다. ‘정은경 장관 한의학 발언’ 관련 기고문을 쓰면서 환단고기 언급을 했던 터라서요.

제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은 밀레니엄시대 인터넷 부흥기에 걸쳐있었습니다. 당시 인터넷에는 검증되지 않은 내용도 팩트인마냥 올라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인터넷 대중화의 초기시절이라, 50, 60대 중에 인터넷을 하는 분들이 없으니 30대 초중반 비전문가들이 당시 넷상에서는 최고의 전문가 취급을 받던 시절이죠.

선동이 판을 치던 시절이었습니다. 당시에 난리였던 미군장갑차 사고도 있었고, 안톤 오노나 F15 등 반미운동하던거 .. 저도 보고 같이 욕했었죠. 지금의 저와 달리 일본도 무지하게 싫어했었고요.

부끄럽지만 환단고기도 당연히 믿었었고 동생 친구를 옆에 앉혀놓고 환단고기나 대륙백제설 같은거 가르켜주던건 지우고 싶은 중학생 시절의 흑역사이기도 합니다.

유튜브가 지금은 허위사실 유포의 온상처럼 여겨지긴 하지만, 반대로 ‘진짜 전문가’들이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내는 시대를 열어젖힌 것도 사실입니다.

(갑자기 유튜브 찬양처럼 돼버려서 덧붙이면, 2016년 공보의 끝나고 모은돈으로 구글알파벳(유튜브 모회사) 풀매수했는데 코로나로 최저점 찍었을때 다 팔아버렸습니다 ㅠㅠ)

해서 환단고기는 역사덕후였던 저의 최악의 흑역사입니다. 밀레니엄시대 역사덕후 중에 저같은 분들 은근 많으실거라 생각합니다. 요새도 선동이 많긴 하지만, 그래도 진짜 전문가들이 유튜브에서 팩트체크 해주는 세상이라 옛날보다는 많이 발전했다고 생각합니다 ..

지난 의료대란을 복기하면, 토마스 홉스의 ‘리바이어던’이 떠오른다.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라는 유명한 문구가 있다. 영국의 정치 철학자 토마스 홉스가 한 말이다. 그가 쓴 ‘리바이어던’은, 강력한 질서 아래 독재적인 전제군주의 필요성을 설명한 책이다.

토마스 홉스는 올리버 크롬웰이 영국을 지배하던 시기의 사람이다. 홉스는 왕당파였고 이 책은 프랑스 망명시절 작성했다.

‘리바이어던’은 정치철학의 레전드다. 서양철학을 정리하면 토마스 홉스는 거의 빠지는 일 없이 개근한다. 정치철학의 ‘기념비’ 적인 작품이었지만, 신기하게도 당시에는 크게 주목을 못 받았다. 당시 왕당파들의 왕정 옹호 근거였던 왕권신수설을 부정했기 때문이다. (그림을 보면 왕의 몸이 신이 아닌 ‘사람들’로 이뤄져있다)

리바이어던은 왕정의 필요성을 철학적으로 설명한 책이었지만, 오히려 의회파의 관심을 끌었고 이후 프랑스혁명의 정신적인 토대가 되었던 ‘사회계약론’ 계보의 시초로 인식된다.

윤석열의 의대증원 2천명으로 촉발되어, 전공의들을 주축으로 진행되었던 2024~2025 대규모 의료대란은 대한민국 사회에 폭발적인 영향을 미쳤다. 윤석열의 계엄 포고문에 ‘전공의 복귀’ 문구가 포함된데에서 그 영향력이 증명된다.

그렇게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는 과정에서 내부 정치 또한 더할나위 없이 과격했다. 의사들은 누구나 아는 유명인사들이 어떤 행동을 취했고, 어떻게 주도권을 가졌으며,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는 사태 종료 후에도 충분히 복기할만한 가치가 있다.

당시 전공의들의 결집은 ‘리바이어던’으로 시작되었고, 끝나가는 과정은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으로 이어졌다.

이전에 2020을 직접 겪고 분석하는 글을 많이 썼었다.

당시 단체행동을 복기하면서 비유할 수 있었던 정치철학자는 “주권자란 예외상태를 결정하는 자이다”, ‘결단주의’로 알려진 ‘칼 슈미트’였다.

2024~25 의료대란을 복기하며 비유할만한 정치철학자는 ‘토마스 홉스’라고 생각한다.

‘차등적 매몰비용이 낳은 군중의 오류’ 정도로 글을 써볼까 했는데, 아직은 시기상조인 듯 하다. 대신 해당 내용을 복기하면서 떠오르는 사람은 말해도 괜찮은 것 같다. 단연 토마스 홉스다.

의사협회의 의사결정 구조를 생각해봐도 토마스 홉스의 ‘리바이어던’은 공부해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부분도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간만에 본업 포스팅.

UBE, contralateral sublaminar approach

디스크/협착 부위의 반대방향으로 접근하는 수술

70대 아버님, 이전에도 디스크 터졌던 분입니다.

요추 2, 3번에 척추 전방전위증이 있는데 당시에는 엉뚱한 곳이 터져있었고, 이번에는 전방전위증 있는 그 부위에서 터졌습니다.

통증이 너무 심하셔서 119 구급차 타고 내원하셨고, 통증 위치는 L2 dermatome으로 터진 부위와 일치.

엠알아이로 디스크 터진 부위 확인하고 수술 설명하려는데, 디스크 터진부위의 극돌기가 디스크 터진 방향으로 휘어져있고, 뼈도 많이 자란 상태.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수술 난이도 자체가 높고 facet injury로 합병증 발생 가능성도 높을 수 밖에 없는 구조.

디스크 migration이 심하고, 요추 상위 레벨이고, bone work도 많이 해야하는 상황입니다. 수술 합병증 물어보시길래, 구조상 합병증 발생이 다른분들 보다 높지만 합병증 줄이기 위해서 조금 변칙적인 방법으로 진행한다고, contralateral approach 설명드리고 진행했습니다.

디스크는 잘 제거했고, 원래는 SAP 팁이 landmark인데 tip이 바깥에 있어서 확인 못 하고 루트까진 못 보고 끝냈네요. post op 영상 보니까 생각보다 lamina를 많이 갈아서 루트까지 봤으면 곤란했을뻔 .. (이 외에도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생략)

수술하시고 다음날 증상 거의 사라졌다 하시네요. 아스피린 드시던 분인데, 실려오신 날에는 안 드셨다 해서 바로 다음날 수술 진행했습니다. UBE 할때 bleeding 되면 시야 가려서 불편하긴 한데, 그래도 아스피린 정도는 드셔도 수술 진행에 문제는 없습니다. 헤모박 못빼서 다음날 바로 퇴원은 힘들지만, 플라빅스 정도만 아니라면 아스피린 정도는 괜찮죠.

지난번 디스크 터졌을 때 대화도 잘 통하시고 관리도 열심히 하시던 분인데, 이번에 다른 부위가 또 터지고 이번엔 결국 수술했네요. 신경 많이 써드려서 수술 결과는 좋았고요, 다른데 또 터질까 걱정인데 괜찮으시면 좋겠습니다.

이창용 한은 총재, ‘환율 급등은 서학개미 때문’

– 너무나 노골적인 해외투자자 악마화

해외주식 구매자 중에 30대 비중이 가장 많다던데, 제 주변에도 이창용 한은 총재의 발언에 관심이 많습니다.

제가 30대 후반이다보니 제 주변 친구들도 다들 결혼해서 애 낳고, 집 살지말지 고민하고 있는 시점인거 같습니다. 무주택자가 많다보니 재테크에 가장 관심이 많은 연령대이기도 합니다.

저 역시 환율 같은 경제지표에 관심이 많은데, 이창용 한은 총재의 발언은 이전에 보여줬던 모습과 달리 너무 정치적이어서 충격적이네요.

이창용 한은 총재는 27일 오늘, 급등하는 환율에 대해서 ‘내국인의 해외주식 투자’를 지목했고, 젊은 사람들이 미국주식을 많이 투자하는 이유에 대해 ‘쿨하잖아요’라고 답했다고 발언했습니다.

환율 상승의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해외 주식투자만 콕 집어서 원인으로 짚은 부분에는 분명히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전날인 26일 어제, 기획재정부 장관이 환율 상승의 원인으로 ‘서학개미’를 집으며 추가 과세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황이었습니다. 일이 잘 안 풀릴 때 누군가를 범인으로 지목해 악마화하고 두들겨 패는 전형적인 패턴이 그대로 반복되고 있는 겁니다.

그동안 비교적 건조하고 객관적인 발언을 해오던 한은 총재가 이런 상황에서 다른 요인에 대한 언급은 쏙 빼고 서학개미만 짚은 건, 장관의 발언에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젊은이들이 미국 주식을 하는 이유가 ‘쿨해서’라고 주관적인 경험을 덧붙인 것은, 미국주식을 구매하는 젊은 세대가 비합리적이라며 비난하려는 의도가 명백하죠.

문재인 정권때 정책 바꾸기 전에 간보던 것처럼, 미국주식 추가 과세에 대해 간보려 할거 같습니다. 오늘만 봐도 또다시 정부의 ‘사실무근’ 기사가 떴더라구요.

한덕수 권한대행 체제로 정부마비 상태에서 찍힌 환율이 1485원이었습니다. 지금은 1480원까지 갔다가 정부 개입으로 2차례 조정된 상태이구요. 높은 환율로 지난 정권 비난해놓은게 있으니 계속 올라가는 환율이 굉장히 정치적인 수치가 된 상황이네요.

미국주식이 ‘쿨하니까’ 사는 사람은 없을거 같습니다. 대한민국 경제에 미래가 없어보인다는 두려움 때문이 그 원인이겠죠. 아파트 살 돈은 없고, 절약만으로는 벼락거지 되겠다는 공포가 원인이겠죠.

조선일보에 따르면 작년 미국주식 투자한 한국인이 700만명이라고 합니다. 한국인이 투자한 해외자산은 외화를 벌어오는 역할 뿐 아니라, IMF같은 경제위기가 터지면 충격을 흡수하는 스펀지 역할을 합니다. 정부가 해외자산 투자를 장려는 못할 망정 오히려 악마화 하는 것은 잘못된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환율 급등에는 해외투자와 금리뿐 아니라 “외국 기업이 한국에 투자하지 않는 것”도 큰 원인 중 하나라고 봅니다.

노란봉투법으로 외국 기업이 투자를 꺼리게 될거라는 전망이 많았고, 저는 그 전망이 현실로 나타난 결과가 지금의 고환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국민의힘도 개혁신당도 이런 언급은 안 하더라구요.

정부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을 때, 그걸 제대로 짚어주고 견제하는 역할을 야당이 좀 더 충실히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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