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2024의료대란

  • 의사인력 추계위법 본회의 통과.

    추계위법이 사실상 완전히 통과됐습니다.

    의사협회는 추계위법안 수정을 강력히 요구했었습니다. 전체 위원 중 의협 추천 위원 과반 배정, 그리고 의결권을 넣어달라고요.

    결론적으로는 둘 다 안 됐습니다.

    국회의원 재석 266명 중 247명 찬성, 11명 반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원은 전원 찬성했습니다.

    반대한 의원들의 소속은 개혁신당과 조국혁신당이네요.

    조국혁신당이 왜 반대했지 싶어서 찾아보니, 위원 중 과반이 의사이기 때문에 반대한 것입니다. 의사협회는 병협 포함 과반은 의미없다는 쪽이었는데, 그마저도 의사에게 너무 유리하다고 생각했던거네요.

    그래서 추계위 통과를 어떻게 봐야하느냐?

    많은 사람들이 추계위가 앞으로 의대증원의 명분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의대증원에 사용되긴 할겁니다 추계위가.

    하지만 있는게 없는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입니다. 애초에 대전협 7대요구안 중 하나이기도 했고요. 엉터리 연구보고서가 필터링 없이 권위있는 연구처럼 둔갑하는 일은 없어질테니까요.

    추계위 통과를 계기로, 전략 없이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단일대오 유지만으로 상황이 유리한 쪽으로 흘러갈 거라는 시선은 개선되기를 바랍니다.

    이전에 썼던 글을 다시 올려드립니다.

    https://www.facebook.com/qkrjiyong/posts/pfbid0gTGhM3ySKLiNMW1gobD1vgj3BYmUouWyLHWKBfNkubqafvDjJJkRN6MXRUTyzg86l

  • 단일대오와 대마불사

    – 의대생 제적 리스크는 학장에게도 적용되는 문제

    – 동기들 대세 따르는게 중요

    투쟁에는 뭉치는게 제일 중요하다. 단일대오를 유지해야한다.

    당연하고 이미 알고 있는 얘기입니다. 모두가 함께하면 안전하다. 단일대오를 유지해야 피해를 받지 않는다. 제가 작년 2월에 사건 터지면서 제일 먼저 했던 얘기기도 합니다.

    .

    .

    개인적으로 사직 전공의들의 단일대오 유지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많이 노력했습니다. 특히 사직전공의의 복귀 시점과 적용되는 법령에 대한 정리를 많이 했습니다.

    관련 내용은 제가 정리한게 가장 정확했습니다. 변호사들이 법령을 분석하려 해도 법령 적용 사례가 있어야 분석이 맞는지 알 수 있는데, 적용 사례를 아는건 저뿐이었거든요. 2020년 의료 파업이 끝난 뒤 수습 과정에서, 법령이 적용된 각 병원의 공지사항들을 전부 아카이빙해둔 덕분이었습니다.

    제가 정리해둔 내용이 사직 전공의들이 1년 넘게 단일대오를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주요 수련 병원 전공의협의회에서 제 자료를 바탕으로 지침을 만들어 전국 전공의들에게 배포했기 때문입니다. 전공의들에게 복귀를 종용하던 보건복지부도 몇 달 뒤에 전부 제가 설명한 대로 말을 바꿨고요.

    정부 협박보다 지침이 더 정확했으니 일선 전공의 입장에서 지도부에 신뢰를 가지는데 큰 도움이 됐을겁니다.

    .

    .

    전공의들의 단일대오 돕는 것은 쉬웠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을 돕는 것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전공의들에게 적용되는 규칙은 대한민국 법규뿐이지만 의대생들은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40개의 의과대학 재학생들에게 적용되는 규칙은 40개 의대의 40개 학칙입니다. 학교마다 학칙이 다르기에 일률적인 지침을 만드는 것은, 그리고 그 지침을 따르게 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이번 ‘제적’과 관련해서 의대협의 지침은 ‘미등록’이었습니다. 일부 학교에서 다수의 의대생들이 등록하면서 의대협이 지침이 무너지는 상황이라, 처음부터 ‘등록 후 수업거부’로 의결해야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학칙상 ‘등록 후 수업거부’가 불가능한 학교도 있었습니다. 따라서 ‘미등록’이 최선이었다는 점은 수긍이 갑니다.

    .

    .

    일단 단일대오가 유지되면 실제로 제적될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고 생각합니다. 제적의 책임자는 학교(총장/학장)입니다.

    학생들을 제적시키면 그 처분의 정당성에 대해 책임자가 책임을 져야 합니다. 지난 17일 교육부가 ‘의대생 제적은 학교가 판단’하라며 책임을 학교에 떠넘기기도 했죠. 의대생을 제적시키는 데 있어 책임자가 느끼는 부담감이 상상 이상이라는 뜻입니다.​

    소송은 책임자에게 책임을 묻는 가장 적극적인 행위입니다. 일부 학생을 제적시키고 돌아오는 소송은 감수할만 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본인 학교 의대생 대부분을 제적시킨다? 이거는 굉장히 힘든 결정입니다. 의평원에서 시범케이스로 3개 의대만 불인인증(그것도 유예) 시키고 끝난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대규모 제적은 윤석열 계엄령급 결단 없이는 내릴 수 있는 선택지가 아닙니다.

    .

    .

    많은 의대생들이 등록 여부를 놓고 부모님과 갈등을 겪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서로 깊게 대화를 나눠보셨을텐데, 제가 가장 동의했던 것은 이 내용이었습니다.

    ‘ 네 인생이니 네가 선택하는게 맞고 하고 싶은 대로 해라. 하지만 마지막까지 남아있는 일부가 되지는 말아라’

    제가 의대생이라고 생각했을 때, 모교 선후배들이 미등록을 유지하고 있다면 굳이 등록을 하지 않을것 같습니다.

    하지만 본인 학교 선후배들이 대부분 등록하고, 동기들마저 70% 이상 등록했다면 미등록 유지하라는 말은 안 할거 같습니다. 메디스태프를 보니 오늘 새벽에도 미등록 유지 중이라는 연세의대 학생이 있더군요. 제가 그 학생이라면, 본인의 신념을 위해 선택을 유지하는 것도 의미가 없지 않겠으나, 학교 입장에서 상대하기 어렵지 않은 일부가 된다는 점을 알고 그에 맞춰 판단하시는게 좋을듯 합니다.

    신념을 존경한다던 사람들이 그러게 왜 그랬냐며 안타까워 하는 상황까지 오면 선택을 돌이키는건 불가능해집니다. 안타까워하는 사람만 있으면 다행인데 제가 살아보니 한심해하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상처 안 받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

    .

    2020년 최대집 전 회장 합의 상황과 지금을 비유하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하지만 현상황은 그 때보단 본4 국시거부 때와 더 비슷해보입니다.

    졸업한지 벌써 10년이 넘었고 학생들과 생각의 차이를 느끼는 일이 많습니다. 하고 싶은 말은 더 많은데, 이 이상은 도와주는게 아니고 간섭처럼 느껴질것 같네요. 이만 마치겠습니다.

  • (긴글) 의료인력 추계위법 복지위 통과.

    추계위법이 복지위를 통과했네요. 의사 위원이 과반수이지만 병협 포함이고, 추계위가 의결권을 가지지도 못했습니다. 법안이 완전히 통과되지는 않았지만 3월 중에 이대로 통과된다고 보는게 맞을듯 합니다.

    일반인들은 추계위법 통과를 보고 의사가 이겼다고 보기도 하던데, 의사들 내부에서는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지배적입니다. 의사 측 주장을 대변하는 위원이 과반수를 넘지 못하는 상황에서 다수결로 추계위가 돌아갈테니깐요.

    ‘과학적 의사 수급 추계 위한 기구 설치’

    대전협 7대요구안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궁금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추계기구가 과학적인지 아닌지는 누가 판단하는걸까요? 아니 막말로 어디 서울대병원처럼 유명한 병원에 근무하는 이상한 교수님 몇 분이 황당한 주장을 한다고 해서 그게 과학적인 주장이 될 수는 없는거잖아요.

    .

    .

    .

    제작년부터 의사부족을 주장하던 보사연의 연구보고서를 분석했었습니다. 2035년에 의사가 2만7천명 부족하다던 그 보고서입니다. 보고서에는 여러 오류들이 존재했고, 오류를 덮기 위해 새로운 오류로 덮는 – 한마디로 통계조작까지 확인되던 보고서입니다.

    저는 보고서가 과학적이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다른사람들에게 제 생각을 설명하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통계를 아는 분들은 제 설명을 이해했지만 대부분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보고서가 비과학적이라는 것을, 사회적으로 납득시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연구조작으로 유명한 황우석이 연구를 조작했다는 사실은 누가 결정한걸까요?

    대중이? 정치인이? 당연히 아니겠죠.

    그러면 판사가? 아닙니다. 판사는 황우석에게 징역2년을 선고했지만 연구조작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황우석의 연구가 조작이고 비과학적이라고 판단한 것은 서울대학교 징계위원회였습니다. 위원장은 응용화학부 교수였고요. 동료 과학자가 과학인지 아닌지 여부를 판정한 것입니다.

    2035년에 의사가 2만7천명 부족해진다는 연구보고서가 비과학적인 것은 누가 정해줄까요? 정부에서 발주한 연구보고서는 과학적인지 여부를 판단해줄 사람이 없습니다. 그냥 그런 보고서가 나온겁니다. 그리고 언론과 정치인은, 그저 이런 보고서가 있다던데? 하고 국민들에게 얘기를 해줄 뿐이고요.

    한의학이 비과학적이라는 얘기도 허구처럼 보일때가 있습니다. 물론 저는 한의학이 비과학적이라고 생각은 합니다. 그렇지만 그걸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요? 한의사들은 SCI저널에도 논문을 내고 있는데요.

    .

    .

    .

    의사들은 ‘과학적’이라는 단어를 너무 쉽게 생각한다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합니다. 무언가가 ‘과학적이다’는 컨센서스를 의사들끼리 공유하면 그것이 과학적이라는 생각을, 착각을 하는 일이 잦은 것 같습니다. 의사끼리 과학적이라고 인정하는데 그치면 병원 밖에서는 영향력이 없습니다. 의사끼리 컨세서스를 공유하는데서 그치면 안 됩니다.

    사회를 바꾸려면, 법과 제도를 정하는 정치인과 관료들이 컨센서스를 공유해야하고, 그들의 자리를 만들어주는 국민들이 컨센서를 공유해야합니다. 그래야 뭔가 바껴도 바뀝니다.

    그런데 의사들은, 우리끼리 컨센서스만 공유되면 거기서 더이상 뭔가 할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정치인을 욕하고, 관료를 욕하고, 국민을 욕하고, 그리고 바뀌는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렇게 한의사들이 초음파도 보고 주사도 놓고 그러다가 리도카인은 걸려서 리도카인은 못 놓지만 레이저도 쏘고 다 하고 있죠.

    저는 과학적인 추계 기구에 대해서도 회의적이었습니다. 추계기구가 과학적인지 아닌지를 누가 판단하는지에 대해서요. 의사들이 동의하면 그게 과학적인건가? 그러면 통계학자도 넣고 순수과학자도 넣어야하는거 아닐까? 의결권을 의사가 갖는게 가능할까? 정치인이 그렇게 할까? 정치인에게 권력을 가져다주는 국민이 거기에 동의를 할까?

    보사연 의사2만7천명 부족 보고서가 연구조작인걸 증명하기 위해서 애쓰면서 정말 별의별 생각을 다 한거 같습니다. 어떻게 해야 사람들을 납득시킬 수 있을지. 생각도 하고 행동도 이거저거 다 해봤고요. 의사가 아닌 사람에게 제 주장이 과학적이라는걸 납득시키는게 정말 어렵더라고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말입니다.

    개인적으로 추계위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해보자면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래도 추계위가 통계 조작하는 보고서 정도는 걸러주겠지. 그래도 없는것보다는 있는게 낫겠지.

    20세기 가장 위대한철학자로 꼽히는 비트겐슈타인도 본인이 공대를 졸업한 이과 출신임에도 과학에 대한 회의감을 가졌습니다. 과학을 기반으로 한 분석철학자들이 모인 논리 실증주의자들이 비트겐슈타인의 영향을 크게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비트겐슈타인은 그들의 과학에 대한 신봉에 동의하지 않았죠.

    쉽게말해 과학 자체가 절대적인 진리는 아니라는 말입니다. 뉴턴도, 아인슈타인도 나중에 가서 보면 절대진리는 아니었잖아요.

    .

    .

    .

    지난달 초부터 말했지만 추계위 의결권은 애초에 가져오기 힘들었습니다. 의협이 무능해서 못 가져왔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장부승 교수님이 예로 들었던 일본의 경우에도 최종의결권은 정부가 가지고 있으니까요.

    추계위법 통과가 의사들의 패배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복귀하지 않고 계속 버티기만 하면 모든걸 얻을 수 있을거라는 시선에는 변화가 있긴 해야할거 같습니다.

    ** 하나만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보사연 2만7천명 부족 보고서는 더이상 언론에서 인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제는 보사연도 그 보고서를 인용하지 않고, 2035년에 1만명이 부족하다는 다른 보고서를 인용하더군요.

    엉터리 보고서 하나 인용되는거 막는데 2년 정도 걸린거 같습니다. 작은 것도 쉽게 되는 일이 없는 것 같습니다.

  • 윤석열 대통령 탄핵 가능성

    윤석열 탄핵 판결 선고일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당초 예상했던 3월초는 이미 넘겼기 때문에 3월 말이나 4월 초까지 미뤄질 가능성도 없진 않겠습니다만, 대부분은 이번주 금요일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의협 회의에서 다수의 참석자들이 탄핵 기각/각하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소문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그런 목소리가 있었을거라고 생각됩니다. 다수의 채널에서 동일한 증언이 나왔고요, 그런 얘기를 했을법한 분들이 계시기도 하고요.

    제게도 의견을 묻는 분들이 몇 분 계셨습니다.

    제 생각을 말씀드리면, ‘탄핵 가능성이 훨씬 높다’입니다.

    탄핵 반대 여론이 30%를 넘어가는 상황이라 헌재도 판결내리기 쉬운건 아닙니다. 하지만 계엄이 위험이냐 묻는다면 누가봐도 위헌입니다. 대한민국은 왕이 지배하는 나라가 아닙니다.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것은 헌법입니다. 입헌군주제에서도 헌법이 왕보다 위에 있습니다. 공화국인 대한민국은 말할 필요도 없죠.

    판결이 왜 이리 늦어지느냐? 모두가 궁금해하는 내용입니다.

    정배는 8명의 헌법재판관이 만장일치 판결을 내리기 위함입니다.

    탄핵반대 여론이 30%가 넘어가는 상황에서 헌법재판관 8명 중 단 1명이라도 탄핵에 반대한다면? 혼란이 굉장히 크겠죠. 하지만 헌법재판관 8명이 단 한명도 빠짐 없이 전원 탄핵 인용한다면 반발할 명분이 크게 줄어듭니다.

    의협 지도부 내부에서 탄핵 기각상황에서도 대비한다는 주장이 있었는데요. 틀린말은 아니지만 탄핵 안 될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은 잘못된 것 같습니다.

    요즘 일부 젊은 의사들은, 윤석열 탄핵으로 시즌1가 종료되고 다가오는 시즌2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현 상황을 All or None 이라고, 승리 아니면 패배 뿐이라고 보기도 하던데요. 전자는 모르겠습니다만 후자는 확실히 잘못된 분석입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은 인용될거라 보는게 맞는것 같습니다. 그 이후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요. 결론이 어떻게 나든, 심지어 결론이 안 나더라도 이번 주말은 정신이 없을거 같습니다.

  • 전공의 사직사태 2월초중순 현황

    .

    .

    2월13일 오늘, 굉장히 큰 뉴스가 있었죠.

    의평원의 의과대학 인정심사 내용이 외부에 공개됐습니다. 증원된 30개 의과대학 중 불인증은 3개 뿐이고 그나마도 유예 판결되어, 2025년 의과대학 입학생은 전원 의사국시를 치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공식적인 최종 결과는 2월말 발표 예정이지만, 교육부가 발표할 정도니 사실상 오피셜이라도 봐도 되는 상황입니다.

    불인증 유예 대상은 충북대, 원광대, 울산대 3개 대학입니다. 충북대야 워낙에 이슈가 많이 됐고, 원광대는 교수님들이 아예 인증을 거부한 수준이었으니 어느정도 예상이 됐었죠.

    불인증된 3개 의과대학의 정원은 약 400명입니다. 불인증으로 인한 의대증원 규모를 계산하면 25년에는 1500명, 26년 1100명 증원 규모입니다. 유예 후 최종 불인증 된다고 봐도요. 참고로 유예는 말 그대로 1년간 유예입니다. 불인정이어도 25년 한정 통과인 셈입니다.

    불인증 유예는 사실 어느정도 예상이 됐습니다.

    ‘유예 없는 불인증’의 기준이 없었고, 의평원 측 인터뷰에서도 유예를 안 주는것은 어렵다고 했으니까요. 유예 없이 불인증 때리면 바로 소송 들어올테고 그 소송도 패소할 가능성이 높으니 의평원 입장에서 유예를 안 주고 불인증 때리는건 불가능에 가깝죠.

    의평원 인증 기준에 미달인 학교가 알려진 3개 대학 외에 더 있다고 알려져있긴 합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불인증 될경우 대거 반발할테니 의평원 입장에서도 부담이 크긴 했을겁니다.

    그래도 ‘원칙대로 간다’는 의평원의 수차례 인터뷰에도 이런 결과가 나오니 다들 크게 실망하긴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군의관 입영대기에 소송거는 것보다 여기에 소송거는게 차라리 결과가 더 좋지 않을까 싶긴 한데, 내부 다툼으로 번질테니 이것도 사실상 가능한 옵션은 아닙니다.

    의평원에서 의대증원에 따른 주요변화평가를 앞으로도 매년할거라 하니 내년에 불인증 의대가 늘어날 가능성은 있습니다. 역으로 말하면 24+25 더블링에 대한 평가는 올해는 더이상 없을것 같단 뜻이고요. 여튼 조용한 페이스북 분위기와 달리 의사 커뮤니티는 의평원 심사결과로 대난리였고, 페이스북에는 의평원 얘기가 없길래 정리해봤습니다. 의평원 얘기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14일 내일은 의대정원 추계위 공청회가 열릴 예정입니다.

    이번달 2차례 포스팅 한것처럼 의사협회에서 추계위에 올인하고 있는 모양새인데, 이것도 결과가 완전히 만족할만한 내용은 나오기 쉽지 않을것 같습니다. 박단 위원장이 국회의원들을 만나고 다니고 있다고 공지로 밝힌걸 보니 분위기 자체는 좋은거 같은데요. 추계위 위원 중 의사를 과반수로 하는것 정도는 들어줄 것 같은데 의결권까지 가져오는건 많이 힘들지 않나 싶습니다.

    추계위 법안의 세부사항을 최종 결정하는건 결국 더불어민주당입니다. 2월 내 통과시키기로 여야가 합의하기도 한 사항이기도 합니다. 다수당인 더민당이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될거란 얘기죠. 그런데 의대정원 의결권을 교육부장관이 아닌 의사에게 넘겨준다? 그랬다가 의대 감원 결론이 나오면 더민당 지지율에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텐데 그런 리스크를 굳이 감당할리가요.

    의대정원 추계위는 결국. 의협에 의결권을 주지 않던가, ‘의대정원’이 아닌 ‘의사수요’같은 애매한 부분에 대한 의결권을 주던가, ‘존중한다’같은 워딩을 쓰던가, 이도저도 아닌 워딩을 쓰고 나머지는 대통령령과 시행령으로 떼운다는 결론을 내던가, 정말로 의결권을 준다면 위원 중 과반수가 의사지만 그 중 병원협회 추천위원을 제외하면 과반을 못넘긴다거나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얘기는 복잡해도 결론적으로 말하면 의결권을 못 가져온다는 내용으로요.

    어쨌든 내일 14일 공청회 진술인 12명 중 의사협회 추천위원이 5명 뿐이라는 불만이 있는데 이것도 의미는 없습니다. 진술인끼리 다수결로 정하는게 아니고 진술인은 말그대로 진술인일 뿐이라서요. 그리고 의협추천 외에 의사가 3명 더 있기도 합니다. MD와 의협추천non-MD 합치면 8명이라 12명 중 과반수입니다. 그런데 그 3분이 예방의학과 전문의시거나, 병원협회 소속입니다. 보통 의사 위원로 이런 분들이 들어갈거라고 기대하시지는 않죠.

    의대정원 추계위(정확히 말하면 의대정원이 아니고 ‘의료인력 수급추계기구’입니다) 논의일정은 12일 확정됐습니다. 모두가 아는 내일 14일 공청회, 18일 전체회의, 19일 강선우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1법안심사소위원회, 21일 전체회의 후 법사위 회부 등의 절차를 통해 추계위법 입법이 이뤄질 예정입니다.

    정리하면, 13일 오늘은 의평원 의대심사 불인증 의대가 단 3개에 불과해 난리가 났었고, 내일 14일 추계위를 앞두고 관심이 집중된 상황입니다. 2월말 통과될 추계위법에서 의결권을 의사쪽으로 가져오면 좋겠지만 안 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어떻게 흘러갈지 지켜봐야할 듯 합니다.

  • <사직전공의 군입대 문제는 어떻게 되나?>

    딱히 답도 없고 불만은 많고 내용은 복잡하고 건드리면 손해만 보는 주제네요.

    원래 군의관(+공보의)으로 입대하는 의사의 수는 매년 1000~1500명 정도입니다.

    레지던트를 막 끝마친 전문의 수료 예정자

    레지던트/인턴 지원 탈락한 비전문의 들이 메인입니다.

    올해 이 사람들의 배출이 완전히 막혀버렸습니다.

    원래 규정상, 전공의를 사직하면 다음해에 군의관으로 입대해야합니다. 그런데 24년 의료대란이 터지면서, 이걸 못하게 됩니다.

    24년에 전공의들이 일시에 사직하면서, 입대 자원이 넘쳐나게 된겁니다. 동시에, 이 사람들이 올해 한꺼번에 군대에 가버리면 내년부터 3~4년간은 군의관이 씨가 말라버리게 됩니다. 군대 입장에서 관례대로 해오면 곤란해지는 상황이 온거죠.

    그래서 국방부가 내민게 ‘입영대기’ 입니다. 그동안은 사직한 전공의를 무조건 다음해 입대시켰지만, 올해부터는 입영 안 시키고 대기시키겠다는겁니다.

    군대를 입영 못하게 묶어버리면, 커리어 쌓는데 지장이 막대합니다. 언제 군대갈지 모르는 미필은 취직자리 찾기가 마땅치 않잖아요. 그래서 공익의 경우 입영대기 기간이 3년이 넘으면 아예 군복무를 끝내버리기도 합니다.

    사직전공의의 경우에는 입영대기를 최대 4년까지 시키겠다는게 국방부 측 입장입니다. 의사 커리어에 문제가 생긴거죠. 지난 1월과 이번달, 전공의로 복귀하면 수련 끝날때까지 입대를 연기해주겠다고 밝혔지만, 전공의가 아닌 다른 쪽으로 진로를 결정한 경우에는 여전히 문제입니다.

    미필 전공의들의 입장은, ‘가장 가까운 일정에 입영한다’는 조항이 있으니 당연히 25년 입대 아니냐는겁니다. 지금와서 훈령을 바꿔서 입영대기시키면 소급입법이라고 항의합니다.

    하지만 국방부에서는 조항이 애매하기 때문에 해석하기 나름이고, 확실하게 하기 위해 훈령을 개정해서 입영대기를 시키는 것 뿐이라는 주장입니다.

    소급입법이라는 전공의들의 항의에는 어느정도 일리가 있습니다. 지난 3, 4월 언론을 통해서 복지부/국방부 관계자들이 ‘사직한 전공의들 내년 전부 군대 끌려간다’며 협박한적도 있었거든요. 실명을 밝힌 공식적인 주장은 아니었지만 말입니다.

    여하튼 이런 상황에 대해서, 국방부는 ‘입영대기 훈련개정’ 의견조회를 2월6일까지 진행 중입니다. 의견 조회 끝나고 개정되는데 아마 4일 정도 걸려서 2월10일 개정절차를 완료시킬거 같고요.

    이러한 훈령개정에 대해 의사협회는 법적으로 대응하겠다 했지만 이것도 뾰족한 대답은 될 수 없습니다. 소송 걸어서 승소 확률도 낮을 뿐더러, 만에하나 이긴다 하더라도 판결 나오는데 1년 넘게 걸릴겁니다. 승소해도 입대 하고 판결 나온다는건데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요.

    아, 군의관 대신 현역병으로 입대하면 안 되냐고요? 군의관은 그것도 못 합니다. 다른 장교들은 전부 현역병으로 입대할 수 있는데 군의관만 유일하게 현역병으로 입대 못 하게 해놨거든요. 이거 가지고 소송걸면 군의관 처우문제 이슈화에 도움은 크게 될거 같은데, 미필 전공의 입장에서는 본인들이 이용당한다고 느낄테니 소송 진행하기도 애매하고요.

    미필 전공의들이 원하는 최상의 수는, 입영대기를 시키지 않고 사직 미필전공의 전원을 군의관과 공보의로 입대시키는건데요. 이럴 경우 군의관 750명, 공보의 2250명 정도를 입대시켜야 하는데, 얼마전 병무청에서는 올해 공보의를 250명만 뽑겠다고 발표로 못 박았습니다. 병무청에서도 입영대기를 전제로 업무를 진행하겠다는 뜻인거죠.

    신규 공보의들이 규정을 이용해 현역병으로 입대해버리는 방법도 얘기가 오가고 있는데 시점도 그렇고 그래봤자 250명 뿐이라서 입영대기에 대한 문제제기 방법으로는 효과적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입영대기, 시키긴 하겠지만 문제점은 정말 많습니다. 안 그래도 장교들 메리트 없어서 이탈한다고 난리인데 군의관은 그 중에서도 메리트 없어서 현역병도 못 가게 해놓은 상황에서 입영대기라는 초유의 의무사항을 추가시키겠다는거잖아요. 이러면 의대생들 전부 현역병으로 가지 군의관으로 누가 가겠습니까?

    결론적으로, 2월10일 쯤 입영대기에 대한 훈련개정이 완료될거고요. 훈련이 개정되면 의사협회에서 법적 대응할 수도 있겠지만 현실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려워보입니다.

    입영대상자 명단이 평소에는 2/10에 발표났지만, 올해는 2/27(수정: 24>27) 즈음 발표날듯 합니다. 올해 2/10에는 미필전공의 3천명이 모두 입영대상자라고 발표날거 같은데 이건 금년도 입영대상을 말하는게 아니라 의미가 없습니다.

    현재 미필 전공의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은, 25년에 본인이 입영 대상인지 아닌지도 알 수 없다는 점입니다. 이 부분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어야하지 않나 싶은 부분입니다.

  • < 이젠 사직전공의 의견수렴 준비할 때가 되지 않았나 >

    2월은 굵직한 이벤트가 많네요.

    2월10~11일 사직전공의 2차지원

    2월14일 의대정원 추계위 공청회

    2월 중하순 25년도 군의관 입영 대상자 확정

    2월 말 의대정원 추계위 법안 확정

    + 2월 말 의평원 주요변화평가 결과 발표

    전공의 선생님들 사직 이유인 의대증원과 필수의료패키지 중 지금 확실히 해둘 수 있는건 의대 증원이죠.

    의대증원 문제의 매듭이 어떻게 지어질지는 14일 추계위 공청회에서 어느정도 확정될듯 합니다.

    여야의정 중 의사 측을 제외한 여야정은 의대정원을 추계위로 다루기로 확정했습니다. 지금은 관련 법안을 다듬는 단계에 있고, 여기에는 의사협회도 참석하라고 한 상태입니다.

    의협 측의 요구는 ‘정부가 마스터플랜을 내놔라’이지만 여야정은 추계위 법안 준비로 대답을 대신한 그림입니다.

    작년 가을, 정확히 말하자면 9월 까지는 의협이 실책만 하지 않으면 길이 나올거란 느낌이 들었습니다. 반면 10월부터는 뾰족한 대책 없이는 해결의 실마리가 전혀 보이지 않는 느낌이랄까요.

    군의관 입영대기 문제도 당사자들 얘기 들어보면 다들 현 상황에 대해서 현실적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입영대기 훈령 개정은 현실적으로 막기 힘드니 대안을 준비해야 한다고요.

    대안에 대해서도 전반적으로 비슷하게 생각하는것 같습니다. 병무청이 지난 11월에 했던 ’25년도 입영의사’ 조사를 다시하고 가급적 원하는 사람들이 입영할 수 있도록 하는거로요. 근데 의사 쪽에서 재조사를 요구하지 않는다면 병무청에서 먼저 재조사를 하는 것도 그림이 안 나오죠.

    현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르겠고, 의협과 대전협에서 너무 조용한게 아니냐는 불만이 늘고 있습니다. 2월11일 2차지원 마감일 까지는 현상태 유지가 어찌어찌 가능은 할거 같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2월 중순이 넘어가면 지도부의 결정에 따르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많이 나올 것 같습니다.

    혼란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혼란을 최소화 시키려면 의사협회가 사직전공의 전체의견 수렴방안을 준비해둘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 2024년 가장 인상 깊었던 의사(의대생)단체는 ..

    지난 2월, ‘의대증원 1000명 이상 가능성’ 기사가 뜨고 전공의 파업이 실제로 벌어지겠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며칠 뒤 2천명 증원이 발표됐고 예상은 사직사태로 현실이 되었다.

    ‘300명 증원하려고 2000명 부른거다’라는 얘기가 많길래 생각했다. 의사들이 현실을 정말 모르는구나. 현실정치와 의사들의 인식 사이에 괴리가 참 크구나. 이거 금방 안 끝나겠구나. 적어도 몇 달은 가겠구나.

    의료계에서 굵직굵직한 사건이 터질때마다 보이는 발언이 있다.

    ‘선배의사들이 이런 의료환경을 물려줘서 후배들에게 미안하다’

    나는 2020에도 그랬지만 그 이후로 의료환경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래서 미안해본적이 솔직히 없다. 2024년에도 후배들에게 미안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덕분인지 2024년에는 많은 일을 겪었다. 퇴근길에 경찰에 붙잡혀서 압수수색도 당해보고 경찰서도 여러차례 갔다. 5대 로펌 중 하나인 유명로펌에 고소협박도 받았고 이런저런 고초도 겪었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사직/휴학으로 커리어를 중단하게된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었다. 2024년을 의미있게 해주고 싶다는 욕심이 컸다.

    더이상 법률가들이 아닌 이과 출신 지도자들이 대한민국을 이끌어야한다는 안철수에 말에 공감해왔었다. 얼마 전에는 안철수와 원수관계이던 이준석도 같은 말을 하더라.

    이 발언은 이과 출신이라면 대부분이 공감할것 같다. 그래서 나는 제일 머리좋은 사람들이 모인 의사와 의대생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고 그 쪽에 진출하게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해서 진행했던게 5월 공의모 포럼이었다. 강연에는 이주영 의원님과 박은식 (전)비대위원님, 조동찬 기자님, 박한슬 작가님에 추가로 김경훈 투비닥터 대표가 참석했다.

    다들 쟁쟁한 분들이다. 강연진 중 김대표만 모르던 사람이었고, 김대표는 양은건 선생님이 무조건 강연진 섭외해야 한다고 피력해서 섭외했었다. 나는 김대표가 강연을 원해서 그러는줄 알았는데 그냥 양은건샘 생각이 그랬던 ..

    그 때는 그렇게까지 섭외를 원하면 그래 하자! 해서 진행했었다. 그런데 지금와서 보니 양은건샘 눈이 정확했다. 강연 내용 자체도 굉장히 성의있고 수준도 정말 높았다. 중간중간 참석자들의 눈빛을 봤는데 정말 집중해서 들으시더라. 추가로, 급조되어 관심만 끌고 사라지는 여러 의료단체들과 달리 투비닥터는 멤버들의 능력이나 조직력도 좋고 올해 활동도 엄청나더란 .. (포럼 와주신 서아림 윤태한 임재선 김태훈 윤서진 선생님 이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투비닥터는 내가 원래 생각했던, ‘2024년 사직/휴학한 의사/의대생들이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게 해주자’는 내 바람에 가장 근접한 단체였다.

    투비닥터 자체를 처음들어보신 분들도 많으실텐데, 의대생협회의 기능이 마비된 상태일 때 일부 그 역할을 대신하기도 한 단체다. 꾸준히 발행되는 매거진에 내용도 알찬 책(;코드블루)도 내고, 500만원의 상금을 건 창업경진대회를 훌륭히 치러낸 것에 추가로 지난달 의료AI관련 행사를 치러낸것까지 정말 대단했다.

    학생 시절에도 그랬고 이후 공보의, 전공의 시절에도 그렇지만 의사들이 다방면으로 재주가 참 많다고 항상 느낀다. 2024년 가장 대단하다고 느꼈던 젊은의사/의대생의 의료단체는 투비닥터였다.

    (앞에 정치얘기 잔뜩 해놔서 덧붙이자면, 김대표는 여느 유능한 20/30대들 처럼 정치보단 본업에 관심이 있다고 했다. 정치 쪽으로 가려면 희생할게 많으니 지극히 합리적인 생각이다)

    여튼 일에만 파묻혀있다가 병원 밖의 동료들과 친해지고 네트워크 형성하면서 시너지 형성하는 모습을 많이 본다. 의료계 선배님들께서 투비닥터라는 단체를 알고 관심가져주시고 필요하다면 도움을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또 할일이 없는 휴학생이어도 한번 관심 가져보면 좋지 않을까 싶다.

    2024년에 무슨 일이 있었나 생각해보니 가장 자주 떠오르는게 투비닥터입니다. 부정적인 얘기 대신 긍정적인 글, 칭찬하는 글을 써봐야겠다 생각해보니 제일먼저 떠올라서 글을 써봅니다.

  • 윤석열 탄핵, 의료대란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 사실 미래는 알 수 없다

    – 현시점에서 나오는 전망은 전부 틀렸다

    – 사직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원하는 것은 명확하다

    – 선배들의 역할은 무엇일까

    .

    .

    <의료대란의 엔드포인트는 탄핵이 아니다>

    지난 3일, 윤석열의 계엄선포에 여의도 국회의사당까지 직접 갈 정도로 화가났던 저였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지금까지 윤석열이 탄핵되어야 한다고 말한적이 없습니다. 질서있는 퇴진 같은 것에 동의해서는 물론 아니었습니다. 윤석열 탄핵을 2024 의료대란의 해결로 생각하는 분들에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탄핵에 환호하기에는 마음이 아직도 너무 무겁기 때문입니다.

    많은 분들이 ‘대통령 공백’으로 인한 소극행정을 걱정하십니다. 오히려 탈출구가 좁아질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저도 여기에 동의합니다. 대통령도 아닌 ‘직무대행’이 ‘2025 의대생 모집정지’같은 과감한 결단을 내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많이 어려울테니까요.

    .

    .

    <지금 나오는 미래 예측 중에는 맞는 것이 없다>

    이제 의료대란이 어찌 흘러갈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려워보입니다. 다양한 의견은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정치상황의 변화로 대란이 잘 해결되는 쪽으로 흘러갈지, 아니면 역으로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아 무기력감을 느낀 사직전공의가 병원으로 복귀할지 등이요.

    저는 둘 다 아닌 제3의 결론이 나올거라 생각합니다.

    일단 갑자기 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려워보입니다. 여당이나 야당이나 과감하게 의대생 모집정지를 시킬 힘도, 명분도, 실리도 떨어져 보입니다. 탄핵으로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란 기대는, 솔직히 말하자면 정치인들을 잘 몰라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지요.

    전공의가 무기력하게 돌아갈 것이란 예상도 틀린 것 같습니다. 이미 내년 전공의모집이 마감이 됐고, 현재로서는 사직 전공의가 복귀를 하고 싶어도 복귀할 경로가 없습니다. ‘사직 전공의인 남편에게 3월되면 그냥 복귀하라 했다’고 말한 분도 계셨지만 ‘그냥 복귀’라는 옵션도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옵션이거든요.

    (정부가 큰 맘 먹고 선심쓰는척 하며 열어줘야 복귀할 수 있습니다)

    .

    .

    <사직전공의는 군입대 / 의대생은 더블링이 가장 큰 관심>

    저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정리할 수 있습니다.

    먼저 전공의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미필 사직 전공의’들의 군입대 문제입니다. 병무청에서는 사직전공의들을 수년간 순차적으로 입대시킬 것으로 알려져, 내년 당장 입대를 원하는 선생님들이 충격에 빠진 상태입니다. 특히 인턴포기자나 일부 예비1년차들 사이에서 충격이 큰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순차적 군입대 문제는 소송으로도 해결할 수 없습니다. 판결 나오는데 최소 2년은 걸릴거라서요. 사직전공의 군입대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할지 의료계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두번째로, 의대생들이 원하는 것은 2025년 모집정지의 실질적인 대안입니다. 지금까지는 의료단체에서 정치적인 상황상 모집정지를 고수해왔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대안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의평원의 (유예없는)불인증으로 대학 총장이 정시모집 정지의 법적인 근거를 만들어주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다만 인증 일정인 2월이 되면 이미 신입생 입학이 전부 발표된 시점이라 너무 늦지 않나 싶은 부분은 있죠. 여기에 대한 해답도 찾아봐야합니다.

    .

    .

    <결국, 선배 의사들의 역할은>

    두 내용에 대해서 답변을 듣기 원하는 일선 사직전공의, 의대생들이 많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니즈를 크게 느끼고 있습니다. 이 정도는 선배 의사들이 후배들을 위해 대답을 찾아줘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여러 정보들을 조합해서 나름대로의 대안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어디까지 할 수 있고 어디부터는 각오를 해야하는지 알려주는게 2000년과 2020년을 겪었던 선배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2020년처럼 ‘이게 최선이었다’ 하면서 갑자기 합의를 해버리는게 아니고요. 갑자기 합의하는 옵션도 이제는 없어진 것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 2분짜리 대국민담화 보고 느낀점.

    (순수하게 왜 2분짜리 녹방이 나왔는지에 대한 추측입니다)

    1. 발표 내용이 정말 짧다.

    2. 생방송이 아닌 녹화방송이었다.

    3. 윤석열 본인은 억울하다고 장황하게 말하고 싶었을텐데, 2분짜리 발표한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

    4. 녹화방송을 내보낸 이유는 변수를 차단하기 위해서임. 생방송으로 하면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짐.

    5. 예상치 못한 일은 기자의 돌발질문과 어설픈 답변, 혹은 참모와 상의되지 않은 내용의 돌발발언임.

    6. 총리, 국무위원 등 참모진들이 녹화방송을 요구했겠구나 싶음. 시킨 말만 하라고.

    7. 국민들을 설득하고 마음을 움직이기 위한 목적의 발표였으면 2분이 아닌 30분 내지 2시간의 담화였어여함.

    8. 발표 시간을 2분짜리로 잡은건, 길게 말해서 트집잡힐 일을 만들지 않겠다는 의미임.

    9. 의사 관점에서 말하면, 화난 환자 달래기 vs 소송 걸겠다고 녹음기 틀은 환자 대하기의 차이임.

    10. 화난 환자 달래려면 이것저것 묻고 대답하고 하면서 대화시간이 길어짐.

    11. 반면, 녹음기 들이밀면 최소한의 말만 해야함.

    12.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검사와 대화할 때도 같은 방식으로 대화해야함. 불필요한 말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수사받을때 취해야하는 기본적인 대화 방식임.

    13. 윤석열 스타일상 본인은 굉장히 억울해하고 있을거 같은데, 이번 방송은 전적으로 각료 등 참모진들의 의견대로 진행한 것으로 보임.

    14. 윤석열이 레임덕을 넘어 데드덕이라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있는데, 내부 속사정도 일반인들 인식과 정확히 똑같다는 의미임.

    15. 2분짜리 담화가 진정성이 있는 담화냐? -> 애초에 국민들을 설득하기 위한 담화가 아닌, 참모진들의 요구에 의한 면피용 담화였다는 뜻임.

    16. 페북 유저 특성상 ‘그래서 탄핵을 시키자는 말이냐 시키지 말자는 말이냐’ 물으실거 같은데 이 글은 그냥 왜 2분짜리 녹방 사과문이 나왔는지에 대한 내 생각임.

    17. 2분짜리 녹방 담화문은, 조규홍 복지부 장관을 포함한 내각에서 조만간 있을 내란죄 등 각종 범죄혐의로 조사받는 상황에 대한 두려움이 굉장히 크다는 증거로 생각하면 될 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