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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있음) 오징어게임2를 보며 소설 ‘채식주의자’가 떠올랐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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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며칠 전에 쓰려했던건데, 며칠 머리 식히고 이제 글 써봅니다.

채식주의자가 떠오른 이유는, 별게 아니고 세계적으로 먹힐만한 작품이어서였습니다. 거기에 추가로 한국적이기까지 했네요.

오징어게임 시즌2는 7부작입니다. 1화 평이 가장 좋고, 저는 2화가 개연성이 떨어져 별로였는데 3화부터 6화까지는 재미있게 봤고 7화는 다들 욕을 했죠. 대부분 비슷하게 평하는 듯 합니다.

감독은 작품을 한국적이면서 동시에 세계적인 작품을 만들려 했던 것 같습니다. ‘625도 살아남은 장금자 여사’라던가 ‘월남전’에 대한 묘사가 그랬고, 트랜스젠더 배우가 전직 군인이었던 점은 3년 전 자살했던 변희수 하사가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단순히 재미있는 오락영화를 넘어서 작품에 한국을 담고싶어하는 감독의 욕심이 느껴졌습니다.

세계 보편적인 부분은 바로 투표에 관한 부분이었습니다. 대부분의 민주주의 국가들이 겪고있는 양당제의 폐해에 대해서 묘사하려는 노력이 보였습니다. 게임을 계속할지 중단할지 결정하는 O, X 투표에서 선거유세를 하는 정치인의 모습을 묘사시켰고요. 다수의 결정에 전체가 연대책임을 지다보니 격화되는 갈등, 그리고 너 O야 X야 얘기하는 상황에서 1찍이냐 2찍이냐 묻는 최근 3년간의 풍경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더군요.

가장 결정적이었던 내용은, 정치적으로 반대편에 있는 상대를 ‘죽여서 없애는’ 모습을 통해 혐오 행동의 명확한 정의를 보여주는 부분이었습니다. 정치적 언어로서의 ‘혐오’는 일상에서의 ‘혐오’와 비슷합니다.

‘혐오’는 나에게 죽음을 불러올 수 있는, 그래서 나를 분노하게 만드는 더러운 것을 없애고 치워버리고 싶은 욕구입니다. 간단하게는 똥이나 오줌 가래부터, 페미니즘 관점에서 보면 정액도 있고, 위생 개념을 넘어서 나의 안위를 위협하는 것들에게까지 혐오를 느낄 수 있습니다.

정치적 관점에서는, 정적을 사람이 아닌 죽여도 되는 동물로 묘사한다던가 (쥐박이, 닭근혜) 공동체에서 추방해버린다던가(북으로 꺼져라)가 대표적입니다. 역사적으로는 유대인을 절멸시켜버리려 했던 홀로코스트가 있죠.

현실에서는 그래도 상대방을 죽여서 없앨 수는 없고, 홀로코스트의 역사를 경험한 서구권을 중심으로 혐오발언을 강력히 재제합니다만 .. 그런 통제를 없애고 혐오발언이 극한으로 치달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 지에 대한 묘사를, 오징어게임2가 잘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시청자와 해외 시청자들의 평이 갈리는 부분이 좀 있는거 같은데요. OX 투표와 같은 부분은, 국내 시청자들이 생각하는것 이상으로 해외 평론가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을겁니다.

스포 글인데도 끝까지 다 읽은 분을 위해 말씀드리면, 오징어게임 시즌2 재미있습니다. 한번 봐보세요.

그리고 이 주제와 관련해서는

타인에 대한 연민 (The Monarchy of Fear)

정치적 감정 (Political Emotions), 저자는 둘 다 마사 누스바움.

를 추천드립니다.

사진은 오징어게임2가 정치적인 메세지를 담고있다는 사실을 다들 느끼고 있구나 싶고 재미있기도 해서 첨부해봤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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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며칠 전에 쓰려했던건데, 참사로 며칠 머리 식히고 이제 글 써봅니다.

채식주의자가 떠오른 이유는, 별게 아니고 세계적으로 먹힐만한 작품이어서였습니다. 거기에 추가로 한국적이기까지 했네요.

오징어게임 시즌2는 7부작입니다. 1화 평이 가장 좋고, 저는 2화가 개연성이 떨어져 별로였는데 3화부터 6화까지는 재미있게 봤고 7화는 다들 욕을 했죠. 대부분 비슷하게 평하는 듯 합니다.

감독은 작품을 한국적이면서 동시에 세계적인 작품을 만들려 했던 것 같습니다. ‘625도 살아남은 장금자 여사’라던가 ‘월남전’에 대한 묘사가 그랬고, 트랜스젠더 배우가 전직 군인이었던 점은 3년 전 자살했던 변희수 하사가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단순히 재미있는 오락영화를 넘어서 작품에 한국을 담고싶어하는 감독의 욕심이 느껴졌습니다.

세계 보편적인 부분은 바로 투표에 관한 부분이었습니다. 대부분의 민주주의 국가들이 겪고있는 양당제의 폐해에 대해서 묘사하려는 노력이 보였습니다. 게임을 계속할지 중단할지 결정하는 O, X 투표에서 선거유세를 하는 정치인의 모습을 묘사시켰고요. 다수의 결정에 전체가 연대책임을 지다보니 격화되는 갈등, 그리고 너 O야 X야 얘기하는 상황에서 1찍이냐 2찍이냐 묻는 최근 3년간의 풍경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더군요.

가장 결정적이었던 내용은, 정치적으로 반대편에 있는 상대를 ‘죽여서 없애는’ 모습을 통해 혐오 행동의 명확한 정의를 보여주는 부분이었습니다. 정치적 언어로서의 ‘혐오’는 일상에서의 ‘혐오’와 비슷합니다.

‘혐오’는 나에게 죽음을 불러올 수 있는, 그래서 나를 분노하게 만드는 더러운 것을 없애고 치워버리고 싶은 욕구입니다. 간단하게는 똥이나 오줌 가래부터, 페미니즘 관점에서 보면 정액도 있고, 위생 개념을 넘어서 나의 안위를 위협하는 것들에게까지 혐오를 느낄 수 있습니다.

정치적 관점에서는, 정적을 사람이 아닌 죽여도 되는 동물로 묘사한다던가 (쥐박이, 닭근혜) 공동체에서 추방해버린다던가(북으로 꺼져라)가 대표적입니다. 역사적으로는 유대인을 절멸시켜버리려 했던 홀로코스트가 있죠.

현실에서는 그래도 상대방을 죽여서 없앨 수는 없고, 홀로코스트의 역사를 경험한 서구권을 중심으로 혐오발언을 강력히 재제합니다만 .. 그런 통제를 없애고 혐오발언이 극한으로 치달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 지에 대한 묘사를, 오징어게임2가 잘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시청자와 해외 시청자들의 평이 갈리는 부분이 좀 있는거 같은데요. OX 투표와 같은 부분은, 국내 시청자들이 생각하는것 이상으로 해외 평론가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을겁니다.

스포 글인데도 끝까지 다 읽은 분을 위해 말씀드리면, 오징어게임 시즌2 재미있습니다. 한번 봐보세요.

그리고 이 주제와 관련해서는
타인에 대한 연민 (The Monarchy of Fear)
정치적 감정 (Political Emotions), 저자는 둘 다 마사 누스바움
를 추천드립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은 브런치에 처음 발행한 글입니다. 원문: https://brunch.co.kr/@qkrjiyong/49

뉴스를 보자마자 하루가 완전히 망가진 기분이네요.

점심 즈음 발표로는 실종자가 사망자보다 많았습니다.

실은 실종자라고 하기 어려운 실종자들이었죠. 하지만 공식 사망자로 발표되기 전까지는 부정하고 싶었습니다. 명복을 빌고 싶지 않은 기분이었습니다. 저같은 분들도 많이 계셨을겁니다.

방금 티비를 트니 남은 실종자는 3명 뿐이군요. 생존자는 그대로고요.

올 한 해는 왜이리 안 좋은 사건이 많나 싶습니다.

인터넷을 보니 어떤 분들은 음모론을 내세우고 반대로 젊은 분들은 버드스트라이크 때문이라고, 어쩔 수 없는 천재지변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거 같습니다.

음모론에는 당연히 동의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뭔가 문제가 있긴 할겁니다. 버드스트라이크가 드물게 벌어지는 일이 아니잖아요.(미국에서만 하루 평균 27건이네요) 단순히 버드스트라이크 하나 만으로 이 정도 대형참사가 벌어지지는 않을테니까요. 뭔가 다른 문제가 더 있었겠죠.

아까는 너무 우울해서 밖에 햇볕 쬐러 나갔는데, 날씨도 우중충하네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 둘 더 읽어보니 저는 아무래도 도스토예프스키가 더 좋네요.

예전에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읽고 감동받아 포스팅한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어떤 분이 톨스토이의 ‘부활’이 훨씬 대단하다며 추천하시기에 시간을 내어 읽어보았습니다.

표지에는 톨스토이를 “가장 동시대적인 작가”라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엔 톨스토이는 근대(modern)적일 지언정 동시대적인(contemporary) 작가는 도스토예프스키가 아닌가 싶습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당시 작가들에게 “작품 속 등장인물처럼 작가 본인도 병적인 인물”이라며 소설은 위대할지언정 인간적으로는 상종하기 어려운 괴팍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실제로 그의 소설 속 인물들은 모두 나사가 한두 개쯤 빠져 있는 것 같습니다. 대화 역시 정상인의 대화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주로 만연체로 풀어진 대사는 작가의 해설에 가까운 내용이 많습니다.

반면, 톨스토이의 ‘부활’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훨씬 정상적입니다. 사고 흐름과 대화는 상식적이고, 덕분에 술술 읽히는 것도 있었습니다. 특히 당시 러시아의 사회상을 생생히 묘사한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판검사나 제정러시아의 수도 페테르부르크의 고위귀족들이 한 사람의 인생을 좌우하는 결정을 얼마나 무심하게 집행하는지 보여주는 장면들은 정말 몰입감 있었습니다.

중간중간 헤겔, 니체, 소로 같은 익숙한 철학자들이 언급되거나 공산주의와 관련된 이야기가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하지만 주인공 네흘류도프 공작의 강남좌파스러운 행동은 상당히 거슬렸습니다. 죄있는자가 죄있는자에게 유죄 판결을 내리고 사람이 사람을 감금하며 벌주는 것이 모순이라며 비판하는 내용은 요즘 시대의 정서라고 보기는 많이 어렵겠지요.

결론적으로 ‘부활’은 80~90년대라면 깊게 공감할 수 있었을지 몰라도, 2024년에는 공감받기 어려운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토지의 공동소유라는 공산주의적 담론과 그 모순을 지적하며 사회주의적 성격을 지닌 초기기독교의 종교적지향점을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은 그 자체로 또 한번의 모순 아닐까 싶었습니다.

반면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은 인간의 나약하고 모순된 심리를 극대화하며, 종교 없는 인간의 공허함을 깨닫게 해줍니다. 이런 면에서 그의 작품은 2024년에도 공감받을 수 있는 동시대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설에서 묘사되는 군대 내의 만연한 폭력이 2024년에도 지속되는 러시아군을 보면 이 또한 동시대적이기도 한 ..)

참고로 톨스토이의 3대 장편으로는 ‘부활’ 외에도 ‘안나 카레니나’와 ‘전쟁과 평화’가 있는데, 찾아보니 후자의 평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기회가 되면 이 두 작품도 읽어보고자 합니다.

윤석열 탄핵, 의료대란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 사실 미래는 알 수 없다

– 현시점에서 나오는 전망은 전부 틀렸다

– 사직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원하는 것은 명확하다

– 선배들의 역할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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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대란의 엔드포인트는 탄핵이 아니다>

지난 3일, 윤석열의 계엄선포에 여의도 국회의사당까지 직접 갈 정도로 화가났던 저였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지금까지 윤석열이 탄핵되어야 한다고 말한적이 없습니다. 질서있는 퇴진 같은 것에 동의해서는 물론 아니었습니다. 윤석열 탄핵을 2024 의료대란의 해결로 생각하는 분들에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탄핵에 환호하기에는 마음이 아직도 너무 무겁기 때문입니다.

많은 분들이 ‘대통령 공백’으로 인한 소극행정을 걱정하십니다. 오히려 탈출구가 좁아질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저도 여기에 동의합니다. 대통령도 아닌 ‘직무대행’이 ‘2025 의대생 모집정지’같은 과감한 결단을 내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많이 어려울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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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오는 미래 예측 중에는 맞는 것이 없다>

이제 의료대란이 어찌 흘러갈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려워보입니다. 다양한 의견은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정치상황의 변화로 대란이 잘 해결되는 쪽으로 흘러갈지, 아니면 역으로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아 무기력감을 느낀 사직전공의가 병원으로 복귀할지 등이요.

저는 둘 다 아닌 제3의 결론이 나올거라 생각합니다.

일단 갑자기 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려워보입니다. 여당이나 야당이나 과감하게 의대생 모집정지를 시킬 힘도, 명분도, 실리도 떨어져 보입니다. 탄핵으로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란 기대는, 솔직히 말하자면 정치인들을 잘 몰라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지요.

전공의가 무기력하게 돌아갈 것이란 예상도 틀린 것 같습니다. 이미 내년 전공의모집이 마감이 됐고, 현재로서는 사직 전공의가 복귀를 하고 싶어도 복귀할 경로가 없습니다. ‘사직 전공의인 남편에게 3월되면 그냥 복귀하라 했다’고 말한 분도 계셨지만 ‘그냥 복귀’라는 옵션도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옵션이거든요.

(정부가 큰 맘 먹고 선심쓰는척 하며 열어줘야 복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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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전공의는 군입대 / 의대생은 더블링이 가장 큰 관심>

저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정리할 수 있습니다.

먼저 전공의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미필 사직 전공의’들의 군입대 문제입니다. 병무청에서는 사직전공의들을 수년간 순차적으로 입대시킬 것으로 알려져, 내년 당장 입대를 원하는 선생님들이 충격에 빠진 상태입니다. 특히 인턴포기자나 일부 예비1년차들 사이에서 충격이 큰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순차적 군입대 문제는 소송으로도 해결할 수 없습니다. 판결 나오는데 최소 2년은 걸릴거라서요. 사직전공의 군입대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할지 의료계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두번째로, 의대생들이 원하는 것은 2025년 모집정지의 실질적인 대안입니다. 지금까지는 의료단체에서 정치적인 상황상 모집정지를 고수해왔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대안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의평원의 (유예없는)불인증으로 대학 총장이 정시모집 정지의 법적인 근거를 만들어주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다만 인증 일정인 2월이 되면 이미 신입생 입학이 전부 발표된 시점이라 너무 늦지 않나 싶은 부분은 있죠. 여기에 대한 해답도 찾아봐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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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선배 의사들의 역할은>

두 내용에 대해서 답변을 듣기 원하는 일선 사직전공의, 의대생들이 많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니즈를 크게 느끼고 있습니다. 이 정도는 선배 의사들이 후배들을 위해 대답을 찾아줘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여러 정보들을 조합해서 나름대로의 대안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어디까지 할 수 있고 어디부터는 각오를 해야하는지 알려주는게 2000년과 2020년을 겪었던 선배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2020년처럼 ‘이게 최선이었다’ 하면서 갑자기 합의를 해버리는게 아니고요. 갑자기 합의하는 옵션도 이제는 없어진 것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2분짜리 대국민담화 보고 느낀점.

(순수하게 왜 2분짜리 녹방이 나왔는지에 대한 추측입니다)

1. 발표 내용이 정말 짧다.

2. 생방송이 아닌 녹화방송이었다.

3. 윤석열 본인은 억울하다고 장황하게 말하고 싶었을텐데, 2분짜리 발표한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

4. 녹화방송을 내보낸 이유는 변수를 차단하기 위해서임. 생방송으로 하면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짐.

5. 예상치 못한 일은 기자의 돌발질문과 어설픈 답변, 혹은 참모와 상의되지 않은 내용의 돌발발언임.

6. 총리, 국무위원 등 참모진들이 녹화방송을 요구했겠구나 싶음. 시킨 말만 하라고.

7. 국민들을 설득하고 마음을 움직이기 위한 목적의 발표였으면 2분이 아닌 30분 내지 2시간의 담화였어여함.

8. 발표 시간을 2분짜리로 잡은건, 길게 말해서 트집잡힐 일을 만들지 않겠다는 의미임.

9. 의사 관점에서 말하면, 화난 환자 달래기 vs 소송 걸겠다고 녹음기 틀은 환자 대하기의 차이임.

10. 화난 환자 달래려면 이것저것 묻고 대답하고 하면서 대화시간이 길어짐.

11. 반면, 녹음기 들이밀면 최소한의 말만 해야함.

12.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검사와 대화할 때도 같은 방식으로 대화해야함. 불필요한 말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수사받을때 취해야하는 기본적인 대화 방식임.

13. 윤석열 스타일상 본인은 굉장히 억울해하고 있을거 같은데, 이번 방송은 전적으로 각료 등 참모진들의 의견대로 진행한 것으로 보임.

14. 윤석열이 레임덕을 넘어 데드덕이라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있는데, 내부 속사정도 일반인들 인식과 정확히 똑같다는 의미임.

15. 2분짜리 담화가 진정성이 있는 담화냐? -> 애초에 국민들을 설득하기 위한 담화가 아닌, 참모진들의 요구에 의한 면피용 담화였다는 뜻임.

16. 페북 유저 특성상 ‘그래서 탄핵을 시키자는 말이냐 시키지 말자는 말이냐’ 물으실거 같은데 이 글은 그냥 왜 2분짜리 녹방 사과문이 나왔는지에 대한 내 생각임.

17. 2분짜리 녹방 담화문은, 조규홍 복지부 장관을 포함한 내각에서 조만간 있을 내란죄 등 각종 범죄혐의로 조사받는 상황에 대한 두려움이 굉장히 크다는 증거로 생각하면 될 것 같음.

한덕수 총리는 계엄령이 떨어질걸 알았던걸까요?

민주당이 계엄령 가능성을 처음으로 제기한게 8월이었습니다.

바로 다음달, 한덕수 총리가 의료대란 해결책이 있다며 플랜 B,C를 얘기했네요. 공개하면 엄청난 반발이 있을거라 공개 못 한다면서요.

정부는 애초에 의사들과 대화할 생각이 없었던것 같습니다. 의사들과 대화하자며 만들어놓은 여야의정 협의체가 사실은, 박형욱 의협 비대위원장 말대로 ‘알리바이’를 위한 협의체였단 말이죠.

모두가 3개월 안에 끝날거라 예상했던 의료사태가 이렇게 길어진 원인은, 전적으로 애초에 대화할 생각이 없던 정부 때문입니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윤석열의 계엄령선포

이 시간에 무슨 국회를 가냐고 안 된다던 아내가 한숨 한번 쉬고 보내줘서 국회까지 나와봤습니다.

상상이나 해봤을까요 계엄령 선포라니.

그 와중에 5항, 전공의를 비롯하여 파업 중이거나 의료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하여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시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

자유민주주의 지키겠답시고 전공의 기본권 제한하고 자유로운 의사표현 때려잡는게 과연 자유주의를 지향하는 대통령이 할 일인지 의문입니다.

군인들이 창 밖에서 찍어대는 폰카 플래시에 얼굴도 들지 못하는 모습을 보니 안타깝네요.

환율은 치솟고 주식시장은 주저앉았고, 이재명 막아주길 바라며 뽑힌 윤석열은 계엄령이라니 ..

뭐가 어찌되었든 미래가 걱정입니다.

(‘사실상’ 신혼여행 편에 이어서 ..
https://brunch.co.kr/@qkrjiyong/44)

뉴욕 여행을 알아보기 전까지는 몰랐습니다. 세계 3대 폭포 중 하나인 나이아가라 폭포가 뉴욕 가까이 있다는 사실을요. 나이아가라 폭포는 미국과 캐나다 사이에 있는데, 미국의 버팔로와도 가까이 있습니다. ‘버팔로 윙’으로 유명한 그 버팔로입니다.

저희는 나이아가라 폭포가 잘 보이는 ㅇㅇ호텔에 묵었습니다. 약간은 낡기도 했고, 바로 옆 메리어트만큼 폭포 전경이 훤히 다 보이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전반적인 평이 나쁘지 않아 이 호텔로 결정했습니다.

폭포 전경은 캐나다 쪽에서 더 잘 보입니다. 그래서 관광객 대부분은 다리를 지나 국경을 건너 캐나다로 건너가게 되는데요. 캐나다로 건너가는 다리에서는 초라해보이던 나이아가라 폭포가, 한참을 걸어가도 도착을 안 합니다. 택시타고 도착해 바로 눈 앞에서 본 모습은 정말 웅장하더군요.

폭포는 누구나 그렇듯 유람선 타고 재미있게 봤고요. 남들 다 하는 얘기하면 재미 없으니, 개인적인 경험을 말하자면 버팔로윙이 정말 맛있었습니다. 호텔에 위치한 케그 스테이크하우스에서 먹었었는데, 폭포가 가까워 경치도 좋고 음식도 맛있더랬습니다.

문제는 야식이었습니다. 아직 시차적응이 덜 된터라, 저녁먹기 전에 잠들어서 밤 11시에 깼었는데요. 열려있는 식당이 없어 룸서비스로 버팔로윙을 시켰습니다. 병맥주도 4병 시켰었는데요. (맨날 보던 맥주 밖에 없어서 하이네켄 시켰습니다)

룸서비스 배달오셨을 때, 병 따드릴까요 묻길래 알아서 할게요 하고 보내고나서 보니 방에 병따개가 없습니다. 다시 전화해서 병따개 갖다달라 해도 호텔에 병따개가 없다네요. 그러면 처음에 병은 어떻게 따준다는 얘기였던건지. 조금 당황스럽더라고요.

숫가락이나 젓가락만 있어도 어떻게든 따보겠는데 그런것도 없습니다. 어쩔 수 없다, 맥주는 그냥 내일 먹어야겠다 하고 버팔로윙부터 먹었는데, 이게 왠걸 점심때보다 짭니다. 많이 짭니다. 점심 때는 이러지 않았던거 같은데,, 맥주 없이는 먹을 수 없는 짠맛! ㅠㅠ

(익힘의 정도를 굉장히 중시하는지 버팔로윙의 익힘은 좋았습니다)

왠만해선 병따개 없이 병 안따고 숫가락 있어야만 간신히 따는 저지만 여자친구가 딸 수도 없겠다 제가 직접 탁자에 병뚜껑을 대고 병을 따기 시작합니다. 나름 민폐 끼치는건 싫어서 병뚜껑에 탁자 긁히지 않는지 조심히 보면서, 휴지통으로 병 입구를 10분 동안 내려쳤습니다. 처음이라 서툴렀지만 어찌어찌 병이 전부 따지긴 하더라고요.

저는 그냥 내가 해야하니까, ‘여긴 야식을 팔 생각이 있는거야 없는거야’ 투덜거리면서 병을 땄는데 여자친구는 나름대로 감동받았나봅니다.

‘난 내가 남자 없이도 혼자서 잘 살 수 있는 여자라 생각하는데, 내가 못하는걸 오빠가 하는 모습에 감동받는거 같아’

어 이게 왜 감동이지 싶으면서도, 여자친구가 감동받았다니 기분은 좋았습니다. 특히 여자친구가, 본인은 원래 남자 없이도 살 수 있다고한 말은 사실입니다. 자기 일도 잘 하고 심심할때 만날 친구들도 많이 있고 하니깐요.

여자친구가 어떤 생각으로 저렇게 말하는지 아니까 기분이 더 좋았습니다. 목넘김이 시원한 하이네켄은 보너스였고요.

나이아가라 폭포가 세계 3대 폭포 중 높이나 넓이로는 제일 작은 폭포라고 합니다. 하지만 유량은 셋 중 제일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유람선 타고 들어가니까 사방에서 쏟아지는 물에 감탄이 나오더라고요.

하지만 나이아가라 처음 보고 받은 인상은 솔직히 좀 별로였습니다.

‘아 여기 미국인 할머니 할아버지들 오는 곳이네’ ‘우리나라로 치면 유명한 절 같은데 온거잖아’ ‘2, 30대는 전부 동양인인거 같은데’ ‘젊은 사람들이 놀러오기에는 좀 노잼 관광지 아닌가’

그런데 막상 유람선도 타고 산책도 하고 이러니까 정신없는 뉴욕 벗어나서 북미 대자연을 느끼는거 같아서 기분 좋더라고요.

결정적으로 여행 끝나면서 여자친구가 제일 기억날거 같은 순간을 뽑으라니 나이아가라 갔을 때를 뽑아서 더 좋았습니다. 제가 병따고 있는 모습이 제일 좋았다면서요. 평생 기억날거 같다나요.

제가 20대 때는 여행을 혼자서 잘 다니는 편이었습니다. 워낙에 걷는 것도 이것저것 구경하기도 좋아하고 현지에서 외국인들이랑 얘기하는 것도 좋아해서요.

그러다 30 넘어서부터는 추억 나눌 사람 없는게 아쉬워 여행을 잘 안 다녔는데, 이렇게 여자친구랑 나오니까 시간 내길 잘했다 싶습니다. 야식 줘놓고 병따개도 안 주는 호텔가서, 병뚜껑 따주니 평생 기억하겠다고 해주는데 개이득 아닌가요 이거는.


이 글은 브런치에 처음 발행한 글입니다. 원문: https://brunch.co.kr/@qkrjiyong/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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