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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 ‘보건의료인력지원법 개정안’ 발의, 한의사 미용 진출 신호탄인가

– 언론인들은 PA(진료지원인력) 업무 확대에 초점

– 일선 의사들은 한의사의 현대의료 영역 침범 우려

– 의사들이 어떤 대응을 할 수 있는지부터 생각해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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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이 7월 1일 어제 ‘보건의료인력 업무조정위원회 설치법(보건의료인력지원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습니다.

김의원은 “직능단체들의 전문성을 높이고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보건의료인력 업무조정위원회를 설치할 수 있는 법안을 발의했다”며 “14개 보건의료 직능단체와 함께 의견을 모아 마련한 법안”이라고 기자회견을 통해 설명했습니다.

보건의료인력지원법은 의사와 PA간의 업무 범위를 설정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입니다. 의사가 해야하는 업무를 PA가 하고 있다며 대학병원에 의사 인력 충원을 요구한지는 오래되었습니다. 고 김일호 전 대전협회장이 PA의 상처 봉합을 경찰에 고발한 것도 벌써 12년 전 일이니깐요.

PA가 할 수 있는 의사업무 범위는 지난 수년간 뜨거운 주제였습니다. 대리수술도 어디까지 ‘불법 대리수술’인지 명확한 규정이 필요했기에 이 주제는 대리수술과도 관련이 있었습니다.

그동안은 비의사 업무범위를 설정하는데 보건복지부가 주로 개입해왔습니다. 시범사업 형태로요. 고려의대 예방의학교실 윤석준 교수님이 이 부분에서 가장 많은 일을 해오셨습니다. 수년간 활발한 연구가 진행됐지만 아직 명확히 결정된건 없습니다.

(개인적인 얘기를 하자면 저도 전공의 시절 이 건에 일부 관여하기는 했습니다. 제 이름으로 검색하면 메디컬지 기사도 나옵니다)

반면, 김윤씨의 개정안 발의는 보건복지부가 ‘시범사업’ 형태로 업무범위를 정하던 현재까지의 정책을 멈추자는 의미입니다. 대신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하는 형태로 바꾸자는 주장이죠.

어떤 기사에선 이 개정안을 건정심과 비유하던데 건정심으로 비유하는건 적절합니다. 핵심 이해관계자인 의사는 들러리로 놓고 다수결을 레퍼런스로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데 의미가 일맥상통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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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는 해당 사안에 배경 지식이 있으신 (주로) 메디컬지 기자분들이 주목하시던 부분이고요. 다음은 일선 의사들이 주목하던 한의사의 현대의료영역 침범입니다.

김씨가 함께 의견을 모았다던 14개 보건의료 직능단체를 보면, 김윤씨가 최혁용 전 한의사협회장과 함께 발족한 ‘더 좋은 보건의료연대’의(이하 ‘연대’) 임원 구성과 거의 일치합니다. 14개 단체가 모두 ‘연대’에 참여한 17개 직역과 거의 일치하거든요.

마지막에 ‘한의사협회’가 포함되어있는데요. 한의사협회도 한의사협회지만 ‘연대’의 얼굴마담이 김씨와 최 전 한의사협회장이라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최 전회장은 최근 한의사 초음파 허용 판결과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있습니다. 김윤 핵심 측근이 한의사를 의사로 만드는데 가장 적극적인 사람이란 뜻입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보건의료인력지원법은 원래 대부분이 간호사였던 PA의 의사업무영역을 정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이른바 ‘회색지대’를 시범사업 담당자가 아닌 다수결 위원회가 규정하기 시작하면 논의 대상이 크게 늘어나게 됩니다.

그동안은 의사만 할 수 있는 업무에 suture라던지, 정맥채혈 등을 논의해왔지만, 앞으로는 레이저, 필러, 신경차단술 등을 가지고 논의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최근 몇년간 초음파, 뇌파 등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판결로 논란이 많았습니다. 그 동안은 의사들의 업무영역이 거의 판사들이 내린 판례에 따라서 결정된 것이죠. 업무영역을 판사들이, 사법부가 정해온 것입니다.

그리고 김윤씨의 개정안 발의는 의사만 할 수 있는 업무 영역을 입법부 주도로 행정부에서 정하게 하겠다는겁니다. 그것도 제대로된 근거 없이 다수결을 레퍼런스로 하겠다는 것이고요.

해당 개정안 발의 기사를 보면 PA업무영역에 국한돼서 분석되는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하지만 일선 의사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한의사가 현대의료영역을 침범하게 되는 과정으로 해석해도 무방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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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공화국의 3권분립은 근대 계몽주의 철학의 정치사상이 낳은 결정체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국가의 제도를 결정하는 3권은 대통령과 공무원들의 행정권, 국회의원들의 입법권, 판사들의 사법권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전근대 학문인 한의학이 현대의학을 양의학이라며 근대성을 부정하고 또 그 영역을 침범하는데 3권이 모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습니다.

한의사가 초음파보고 뇌파보고 뿐만 아니라 미용까지 진출해서 필러 넣고 주사찌르는거, 이제는 현실적으로도 가능한 이야기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거 의사들이 막을 수 있을까요?

제가 작년에 한의대 700명 정원 흡수 얘기했다가 한의사가 원하는걸 왜 의사가 주장하냐며 한의사 쁘락치 소리 듣고 온갖 모욕발언을 뒤집어쓴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법 말고 현실적으로 의사들이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어보인다는 제 생각은 아직 그대로입니다.

진지하게 한의사가 미용 진출하고 레이저 보톡스 필러놓기 일보 직전인 상황에서 정원흡수 말고 전근대적인 한의학 척결 가능한 방법이 있는지 의문입니다. 최근 한의사 레이저 사용이 논란이 되었는데 의료단체들이, 특히 의협이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지켜보면 의문에 대한 정답을 엿볼 수 있어보입니다.

맥페란 집행유예 판결, 그래서 의사들은 어떻게 해야하나?

그 유명한 보라매병원 판결도 사실은 집행유예였죠. 의사는 감옥에 가지 않았습니다. 한국 의료에 너무 큰 악영향을 주었던 판결이었죠. 두고두고 회자되는 판결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를 돌려보낸 의사는 감옥에 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보라매병원 판결의 여파는 어마어마했습니다. 회생 가능성이 없는 환자도 강제적으로 연명치료를 계속해야했죠. 보호자의 의지나, 경제적 사정과는 무관하게 말입니다.

판결이 영향을 끼친 시간도 20년에 달했습니다. 연명의료중단법이 시행되고, 병원에서 최초로 extubation을 시행하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1달 전이었으면 이건 살인이었다”는 생각과 떨리던 제 손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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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맥페란 소송도 판결은 집행유예였습니다. 그럼에도 의미는 작지 않습니다. 앞으로 속이 메스껍다, 울렁거린다고 호소해도 맥페란을 처방받기 힘들어질테니깐요.

하지만 의사 내부 여론을 보면 아쉬운 점도 작지 않습니다. 먼저 해당 판결은 ‘금고 이상 실형’임에도 불구하고 의사면허 취소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업무상과실치사, 치상은 의사면허 취소의 예외로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의료법 제65조(면허 취소와 재교부) 1. 제8조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게 된 경우. 다만, 의료행위 중 「형법」 제268조의 죄를 범하여 제8조제4호부터 제6호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게 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형법 제268조 = 업무상과실ㆍ중과실 치사상)

‘밥 먹듯 처방하는 맥페란 처방 한번 잘못했다고 ”’의사면허 취소되는게”’ 말이 되냐’는 주장이 실제로는 틀렸다는 의미입니다.

저는 맥페란 처방 판결이 가진 문제는 결국, 의료제도는 저렴한 건보 유지를 위한 후진국 시스템인 반면, 판결은 선진국 기준으로 벌어지는 괴리에 있다고 봅니다.

판결이 잘못된건 맞다고 생각합니다. 판사 비난으로 이목을 집중하는 방법도 방법 자체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판결의 여파라던가, 배경이라던가, 개선점 같은 의미있는 내용을 누군가가 조직적으로 정리해주지 않으면, ‘의사면허 취소되는건 아니라던데?’ 수준의 결론으로 논란은 수그러듭니다. 판사 비판으로 이목을 끌어봤자 의사 이미지만 나빠지고 실제로 바뀌는건 아무것도 없다는 의미입니다.

판결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에 동의하지 않는 의사는 없을겁니다. 잠결에도 처방하는 맥페란에 벌금형도 아니고 징역형이 나온다는게 말이 되나요?

하지만 현실이 바뀌려면 의사들 집단에서 조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판결의 여파, 배경, 개선점에 대한 정리가 필수적입니다.

(그걸 왜 의사가 해야하는데? 라는 질문은 듣고싶지 않습니다. 다들 수재소리 듣고 공부 잘해서 의대 들어온건데 의사한테 이게 어렵나요?)

일단 맥페란 소송의 집행유예 판결로 의사면허가 취소되는 것은 아니라는, 판결의 여파는 제가 일부분이나마 정리해보았습니다. 배경이나 개선점은 다른 분께서 정리해주시길 바라며 글 마무리하겠습니다.

살인은 의사가 한 것이 아니다.

” 환자를 자동차 트렁크에서 발견한게 어제 오후인데, 112 신고를 오늘 했다고요? “

” 다시 한번 여쭐게요. 환자를 트렁크에서 발견한게 오늘이 아니고 어제 오후인데, 신고한게 24시간이 지난 오늘 오후라는거죠?”

환자의 뇌 CT 결과는 암울했다. 뇌사 상태였고, 지금 당장 심정지가 와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였다. 수술은 의미가 없었다. 살아날 가능성은 전혀 없으니까.

이 환자에 대한 이야기는 읽기 불편할 수 있다. 그런 이유로 몇 년이 지나도록 이 얘기는 쓰지 않았는데, 훈련병 사망 사건을 또 의사탓을 하려들기에 써본다.

환자는 평범한 외모의 중년여성이었다. 20대 초반의 건장한 아들이 보호자로 응급실에 내원했고, 표정은 벙 찐 상태였다. 나라도 그랬을 것이다. 그 정도로 황당한 사건은 평생 한번 겪기 힘드니까. 슬픔의 감정을 느끼기에는 이 상황이 너무나도 납득하기 어려웠을테니까.

목격자는 환자를 자동차 트렁크에서 발견했다고 한다. 사람이 자동차 트렁크에서 발견되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지만, 그보다 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목격자의 대처였다. 트렁크에서 사람을 발견하고 만 하루를 방치한 뒤에야 112에 신고했다는 것이다.

” 목격자가 범인이다 “

범인이 누군지, 아직도 나는 알지 못한다. 환자의 치료에만 관여했고 범인이 누군지에는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사고’가 아닌 ‘강력범죄’라는 사실은 쉽게 눈치챌 수 있었다.

응급실에 내려온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었다. 뇌 CT 영상에 나온 환자의 뇌는 새카맣게 괴사되어 있었다. 뇌사 상태로, 어떠한 치료도 가망이 없다는 뜻이다. 다른 환자들처럼 ‘수술해도 죽는건 마찬가지지만 최대한 버틸 수 있게 도와드립시다’라는 개념으로 수술하는 것도 가망이 전혀 없는 상태였다.

멍한 표정의 아들에게 말했다.

“이런 말씀은 드리고 싶지 않지만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어머님은 가망이 없습니다. 이미 뇌사 상태시고, 수술은 어머님에게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습니다.

제 경험상 수술하시면 3일, 수술 안 하시면 1주일 정도 버티실겁니다. 수술 안 하시는게 어머님을 위한 결정이라는 뜻입니다. 동의서 작성하시면 중환자실 입원하셔서 보존적치료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저도 이 상황이 전혀 이해되지 않습니다. 경찰서에 꼭 신고하세요.”

멍한 아들의 표정처럼 나도 경황이 없었다. 이후 환자에 대한 기억은 딱히 없다. 입원 후에는 다른 뇌사환자와 마찬가지였고 치료에 있어서는 특별히 다를 게 없었기 때문이다.

달랐던 것은 1달인가, 시간이 지나서였다. 평소처럼 다른 환자들 보느라 정신이 없던 때였는데, 그 환자의 담당교수였던 과장님이 나를 진료실로 불렀다.

” 이 환자 너가 응급실에서 받았지? 수술하지 말란 설명도 너가 했고. 경찰서에서 진술서 써서 제출하라니까 입원 시킨 너가 써서 오후까지 줘 “

경찰이 줬다는 서류를 보니 사건이 어떻게 진행이 되는지 가늠이 됐다. 범인은 잡혔고 환자를 죽인 것은 자신이 아니라고 열심히 변명하고 있었다.

범인은 환자가 수술했으면 살았을 것이라고, 그리고 입원하고 투여한 약 때문에 환자 상태가 악화되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래서 경찰은, 경찰이 준 서류는, 환자를 치료했던 주치의가 환자를 죽인게 아니라는 근거를 요구했다.

이 상황이 내게는, 전공의 시절 겪었던 가장 큰 충격적인 사건 중 하나였다.

사람을 죽인 사람은 따로 있는데 살인자는 자기가 죽인게 아니랜다. 의사인 내가 죽인거랜다. 뇌사 상태라서 수술하면 더 빨리 죽을 환자였는데 수술 했으면 살았을거라고? 수술하지 말자고 한 내가 죽인거라고? 환자가 단 한 시간이라도 이승에 남아있게 붙들어놓은 약물이 환자를 죽인거라고?

나는 환자를 살리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인데, 환자 숨 붙여놓으려고 노력한 사람은 나인데, 사람을 죽인 사람이 나를 탓한다. 자기가 죽인게 아니랜다. 의사가 죽인거랜다.

진술서를 쓰는데 걸린 시간은 길지 않았다. 수술을 하지 않은 이유도 명확했고, 투여된 약물을 처방한 이유도 명확했다. 10분만에 진술서를 다 쓰고 점심시간 끝나고 바로 과장님께 전달했다.

그 뒤엔, 아무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진술서로 다 끝났다. 다른 흔한 억울한 이야기처럼 법정에 불려가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 때의 일은 아직도 충격으로 남아있다. 사람을 죽인 사람은 따로 있는데, 왜 사람을 살린 내가 살인범으로 지목되어야 했었나.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하는 사람은, 살리지 못했다는 이유로 사람을 죽인 살인범에게 살인범으로 지목당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그 때 처음 깨달았다.

한 육군 중대장의 가혹행위로 20대 어린 훈련병이 사망했다. 훈련소에 입소한지 채 1주일도 되지 않은 훈련병. 사인은 가혹행위로 인한 열사병과 횡문근융해증(근육괴사)이었다.

가해자는 따로 있는데 병원 이송에 3시간이 지체됐다며 또 의사들이 사망 이유로 지목당했다. 사람 살리는 직업이라는 이유로 살인자로 지목당하는 기분. 나는 잘 안다. 가해자는 따로 있는데.

” 환자를 자동차 트렁크에서 발견한게 어제 오후인데, 112 신고를 오늘 했다고요? “
” 다시 한번 여쭐게요. 환자를 트렁크에서 발견한게 오늘이 아니고 어제 오후인데, 신고한게 24시간이 지난 오늘 오후라는거죠?”

환자의 뇌 CT 결과는 암울했다. 뇌사 상태였고, 지금 당장 심정지가 와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였다. 수술은 의미가 없었다. 살아날 가능성은 전혀 없으니까.

이 환자에 대한 이야기는 읽기 불편할 수 있다. 그런 이유로 몇 년이 지나도록 이 얘기는 쓰지 않았는데, 훈련병 사망 사건을 또 의사탓을 하려들기에 써본다.


환자는 평범한 외모의 중년여성이었다. 20대 초반의 건장한 아들이 보호자로 응급실에 내원했고, 표정은 벙 찐 상태였다. 나라도 그랬을 것이다. 그 정도로 황당한 사건은 평생 한번 겪기 힘드니까. 슬픔의 감정을 느끼기에는 이 상황이 너무나도 납득하기 어려웠을테니까.

목격자는 환자를 자동차 트렁크에서 발견했다고 한다. 사람이 자동차 트렁크에서 발견되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지만, 그보다 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목격자의 대처였다. 트렁크에서 사람을 발견하고 만 하루를 방치한 뒤에야 112에 신고했다는 것이다.

” 목격자가 범인이다 “
범인이 누군지, 아직도 나는 알지 못한다. 환자의 치료에만 관여했고 범인이 누군지에는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사고’가 아닌 ‘강력범죄’라는 사실은 쉽게 눈치챌 수 있었다.

응급실에 내려온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었다. 뇌 CT 영상에 나온 환자의 뇌는 새카맣게 괴사되어 있었다. 뇌사 상태로, 어떠한 치료도 가망이 없다는 뜻이다. 다른 환자들처럼 ‘수술해도 죽는건 마찬가지지만 최대한 버틸 수 있게 도와드립시다’라는 개념으로 수술하는 것도 가망이 전혀 없는 상태였다.

뇌사 환자의 뇌CT 영상. 뇌사환자의 의식이 돌아올 가능성은 없다. DM Greer, Determination of Brain Death, NEJM, 2021.

멍한 표정의 아들에게 말했다.
“이런 말씀은 드리고 싶지 않지만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어머님은 가망이 없습니다. 이미 뇌사 상태시고, 수술은 어머님에게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습니다.

제 경험상 수술하시면 3일, 수술 안 하시면 1주일 정도 버티실겁니다. 수술 안 하시는게 어머님을 위한 결정이라는 뜻입니다. 동의서 작성하시면 중환자실 입원하셔서 보존적치료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저도 이 상황이 전혀 이해되지 않습니다. 경찰서에 꼭 신고하세요.”

멍한 아들의 표정처럼 나도 경황이 없었다. 이후 환자에 대한 기억은 딱히 없다. 입원 후에는 다른 뇌사환자와 마찬가지였고 치료에 있어서는 특별히 다를 게 없었기 때문이다.


달랐던 것은 1달인가, 시간이 지나서였다. 평소처럼 다른 환자들 보느라 정신이 없던 때였는데, 그 환자의 담당교수였던 과장님이 나를 진료실로 불렀다.

” 이 환자 너가 응급실에서 받았지? 수술하지 말란 설명도 너가 했고. 경찰서에서 진술서 써서 제출하라니까 입원 시킨 너가 써서 오후까지 줘 “

경찰이 줬다는 서류를 보니 사건이 어떻게 진행이 되는지 가늠이 됐다. 범인은 잡혔고 환자를 죽인 것은 자신이 아니라고 열심히 변명하고 있었다.

범인은 환자가 수술했으면 살았을 것이라고, 그리고 입원하고 투여한 약 때문에 환자 상태가 악화되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래서 경찰은, 경찰이 준 서류는, 환자를 치료했던 주치의가 환자를 죽인게 아니라는 근거를 요구했다.

이 상황이 내게는, 전공의 시절 겪었던 가장 큰 충격적인 사건 중 하나였다.

사람을 죽인 사람은 따로 있는데 살인자는 자기가 죽인게 아니랜다. 의사인 내가 죽인거랜다. 뇌사 상태라서 수술하면 더 빨리 죽을 환자였는데 수술 했으면 살았을거라고? 수술하지 말자고 한 내가 죽인거라고? 환자가 단 한 시간이라도 이승에 남아있게 붙들어놓은 약물이 환자를 죽인거라고?

나는 환자를 살리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인데, 환자 숨 붙여놓으려고 노력한 사람은 나인데, 사람을 죽인 사람이 나를 탓한다. 자기가 죽인게 아니랜다. 의사가 죽인거랜다.

진술서를 쓰는데 걸린 시간은 길지 않았다. 수술을 하지 않은 이유도 명확했고, 투여된 약물을 처방한 이유도 명확했다. 10분만에 진술서를 다 쓰고 점심시간 끝나고 바로 과장님께 전달했다.

그 뒤엔, 아무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진술서로 다 끝났다. 다른 흔한 억울한 이야기처럼 법정에 불려가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 때의 일은 아직도 충격으로 남아있다. 사람을 죽인 사람은 따로 있는데, 왜 사람을 살린 내가 살인범으로 지목되어야 했었나.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하는 사람은, 살리지 못했다는 이유로 사람을 죽인 살인범에게 살인범으로 지목당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그 때 처음 깨달았다.

한 육군 중대장의 가혹행위로 20대 어린 훈련병이 사망했다. 훈련소에 입소한지 채 1주일도 되지 않은 훈련병. 사인은 가혹행위로 인한 열사병과 횡문근융해증(근육괴사)이었다.

가해자는 따로 있는데 병원 이송에 3시간이 지체됐다며 또 의사들이 사망 이유로 지목당했다. 사람 살리는 직업이라는 이유로 살인자로 지목당하는 기분. 나는 잘 안다. 가해자는 따로 있는데.


이 글은 브런치에 처음 발행한 글입니다. 원문: https://brunch.co.kr/@qkrjiyong/38

(사진은 ‘모비인사이트’ 홈페이지의 사진을 사용)

내가 브런치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젠더갈등’에 대한 책을 내기 위해서였다.

PC주의니 LGBTQ니 하는 것들은 전부 현대철학에서 기인된 것들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젠더갈등은 현대철학과는 동떨어져있었다.

젠더갈등을 이용해서 한자리 차지해보려 하는 분들은 아전인수 격으로 현대철학에서 유리한 것만을 따오고는 하지만, 불리한 것은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었다.

나는 이게 너무 싫었다.
그래서 나는 이 갈등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책을 쓰고 싶었다.

글이 쌓이면 출판사에서 연락이 오고는 한다던데, 아직 받아본 연락은 없다. 이유는 알 것같다.
20개 넘게 썼지만 기승전결 완벽하게 짜임새를 맞출 정도도 아니고, 여성권에 반대하는 내용은 출판해봤자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도 어렵고, 만약 끈다해도 수익창출은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던 와중 얼마전 이코노미스트지 기자 분의 연락이 왔다. 인터뷰 요청이었다.

나는 의사로서 인터뷰 요청은 받아본적이 많다.
최근 의료사태와 관련해서도 그렇고 의료 관련 사회활동을 활발하게 해서다.

하지만 ‘젠더갈등’과 관련해서 공식매체의 연락을 받은 것은 처음이었다.
그것도 이코노미스트지라니 ..

친구들에게 말하니 대박이라며 인터뷰 꼭 해보라 했다. 정치나 사회에 관심이 많은 친구일 수록 리액션은 더욱 컸다.
” 와 너 진짜 대박이다 ” 라고.

이코노미스트지에 대한 설명이 .. 굳이 필요할까?

하지만 결국 인터뷰는 하지 못 했다.
시간이 안 맞아서 그랬던거 같다.
가능한 날짜를 제시해주시길래 그 중에 하나인 토요일 오전을 말씀드렸다.
(나는 토요일마저 그나마 격주로 일하고 있다)
근데 토요일 오전은 이미 일정이 잡히셨다길래 금요일 저녁은 괜찮으시냐 물었는데 ..

불금 저녁 8시는 아무래도 무리였던것 같다.
시간이 안 맞더라도 내가 의미있는 거물이었으면 그 쪽에서 어떻게든 시간을 맞춰주지 않았을까.
하지만 관련해서 내가 책을 낸것도 아니고 주목을 받고 있는것도 아니니까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있다.
인터뷰 시간으로 토요일 오전이나, 금요일 저녁이 아닌, 목요일 오후 2시를 제시했다면 어땠을까?

당연히 인터뷰 했을거고 유명매체인 만큼 어쩌면 의미있는 결과를 얻었을지도 모른다.
” 와 너 진짜 대박이다 ” 라고 말하던 내 친구들의 반응처럼 말이다.

하지만 오후 2시에 인터뷰에 응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평일 오후 2시는 내가 한창 바쁘게 일하고 있을 시간이기 때문이다.

나는 평범한 30대 남자,
내 또래 대부분이 그러는 것처럼
돈 버느라 바쁜, 평일 낮에는 일에 집중해야하는 사람이다.


청년 정치를 두고 2022년 핫했던 용어가 있다.
“여의도 2시 청년”

평일 오후 2시, 정치 행사에 참여하는 청년을 가르키는 말이다. 평범한 청년은 오후 2시에 직장에서 일을 하는 중이기 때문에, 오후 2시에 하는 정치행사에 평범한 청년은 참여할 수 없다.

그 말인 즉슨 ‘오후 2시 여의도 정치행사에 참석하는 청년’은 ‘정상적인 직장생활을 하지 않는 사람’, 즉 나이만 청년이지 청년을 대표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이미지는 이준석이 장예찬을 오후2시 여의도 청년이라 비판하는듯 한데, 사실 시작은 장예찬 쪽에서였다.

국민의힘 청년정치인 장예찬씨가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와 그 측근들을 두고 ‘청년을 대표할 수 없다’며 여의도 2시 청년이라는 표현을 해서 화제가 됐다.

이준석 측은 부정하지 않고, 오히려 해당 용어를 그대로 이용해 상대방을 역공했다. 누가 봐도 “여의도 2시 청년”은 너무나 적절한 표현이었다.

평범한 청년들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돈을 벌기 바쁘고, 아직 취직하지 않은 청년들은 취준하느라 바쁘다.

2020년대 초반의 대한민국은 모두가 2030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했지만 실제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들은 평범한 청년들이 아니었다.
남들 취준하고 일하느라 바쁜 시간에 일하지 않고 집회, 시위 나오고 정치활동 할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2010년대에 여성 운동이 활발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 대한민국의 여성들이 받는 취업 압박은 남성이 받는 그 것에 비하면 절반 이하이기 때문이다.

아마 문정권 이후 혼인율이 바닥나면서 그것도 옛말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을텐데, 2020년대 들어서 여성운동이 위축된 가장 큰 이유도 ‘취집’이 어려워진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제는 대한민국의 젊은 여성들도 한가하게 여성운동 같은거 하고 있을 시간이 없어졌다, 이 말이다.


비슷한 관점에서 ‘여의도 2시 청년’이라는 표현은 정치권이 아닌 젠더갈등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2023년 발생했던 대표적인 젠더갈등인 ‘넥슨 손가락 사건’도 마찬가지다.

‘넥슨 손가락 사건’은 ‘스튜디오 뿌리’ 측에서 남성혐오 표현인 ‘메갈 손가락’을 넥슨 게임 이미지에 삽입해서 논란이 된 사건이다.

스튜디오 뿌리는 사건 발생 직후 사과문을 올렸지만, 이후 사과문을 삭제하고 해당 이미지가 남성혐오가 아닌 것을 해명하겠다며 설명회를 가졌다.

재밌는 것이 이 설명회가 또 ‘오후 2시’에 진행됐다는 것이다.

스튜디오 뿌리의 ‘메갈 손가락’ 설명회. 이 설명회도 2023년12월29일, 평일인 금요일 오후 2시 열렸다.

<뿌리의 ‘집게손가락 음모론’ 설명회, 유저는 한 명도 오지 않았다>
https://www.khan.co.kr/national/gender/article/202401021532001

뿌리의 ‘집게손가락 음모론’ 설명회, 유저는 한 명도 오지 않았다 [플랫]‘집게손가락 음모론’으로 일부 남초 커뮤니티 이용자들의 표적이 된 애니메이션 외주제작사 ‘스튜디오 뿌리’가 29일 오프라인 설명회를 열었다. 뿌리 측은 누구든 해명을 요구하면…https://www.khan.co.kr/national/gender/article/202401021532001

평일 오후 2시 열렸던 스튜디오뿌리의 ‘메갈 손가락’ 설명회에 유저가 한명도 오지 않았다고 여러 언론에서 비판했다.

나는 이 비판 자체가 틀렸다고 생각한다. 오후 2시 한가롭게 설명회 같은거 듣겠다고 시간 낼 수 있는 젊은 남자는, 평범한 남자 중에는 없다. 비판하는 이들에게 진짜 설명을 하고 싶었으면 저녁 8시로 잡아야지 오후 2시에 오라면 평범한 남자는 오지 말라는 말 아닌가.

기자들이야 오후 2시에 시간내서 설명회 참석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평범한 청년들은 평일오후2시에 설명회가 열리면 참석하지 못한다.
이번에 이코노미스트 인터뷰 제안까지 받은 나도 오후2시는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젠더 갈등과 관련된 여성 운동은 2000년대 대한민국에서 정체성 정치에 적극적으로 활용되었다.

그리고 여기에 목소리를 강하게 낼 수 있었던 것은, 취업과 진로에 대한 절박함이 상대적으로 덜했던 여성이었다.

경제활동에 대한 압박이 심했던 남성들은, 특히 ‘평범’한 남자들은 여기에 대해 목소리를 낼 기회가 구조적으로 차단되어 있던 것이 현실이다. 나 마저도 그렇다.

2022년 대선에서 젊은 남성들의 목소리가 주목받았던 것은, 그동안 구조적으로 외면받았던 젊은 남성들의 정치적 대리인을 찾고자 하는 니즈가 그만큼 커졌기 때문이었다.

다만 아쉬운 것은, 그동안 있었던 젠더갈등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이 너무 부족한 실정이라는 사실이다.

일부 작가들이 이대남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주고는 있으나, 현대철학(특히 포스트모던)에 대한 적개심이 강한 작가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이 한계다.

하지만 세계적인 페미니즘 운동과 그 흐름은 현대철학을 근거로 두고 있다. 현대철학적인 근거 없이 한국의 페미니즘 운동을 비판하면, 페미니즘에 관심있는 사람들의 눈에는 ‘근거가 빈약하다’고 보여질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한국의 여성운동은 현대철학, 특히 포스트모던 철학 관점에서 분석할 필요가 있다.

내가 그동안 브런치에 게시해왔던 글들은, 그래서 현대철학에 이론적인 기반을 두고자 노력했다.

한국인 뿐만 아니라 외국인이 봐도 흥미로운 글을 쓰고 싶다. 현대인류에게 보편적으로 읽힐 수 있는 그런 글을 쓰고 싶다.


이 글은 브런치에 처음 발행한 글입니다. 원문: https://brunch.co.kr/@qkrjiyong/37

방금 올렸던 사직관련 설문조사 글은 내렸습니다. 악의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 그리고 그 우려를 존중하기 때문입니다.

(이 계정에서 글 쓰고 내린건 2020년 이후로 처음이네요)

다만 현재처럼 전공의 사직사태가 오래 지속되기 쉽지 않다는 메세지만은 전달하고 싶습니다.

‘그냥 누워있으면 되는데 대체 왜 복귀한다고 난리냐?’

2020년9월3일에도 있던 똑같이 나오던 얘기입니다. 대부분이 현상유지를 원해도, 강경태도 유지를 바라더라도 실제로 진행되는 것은 바람과 굉장히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내 주변엔 다들 복귀 안 한다고 한다. 이대로만 있으면 이기는데 왜 난리치냐’

2020년에도 똑같이 얘기하다 끝났고요. 그 때도 수뇌부에서는 파업 유지가 어렵다고 내부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졌었습니다. 특히 전공의 내부 분위기 .. 의대생들은 전혀 몰랐습니다. 전공의들 사이에 재파업은 ‘언급할 가치도 없을 정도로 불가능한 것’이었는데 의대생들은 선배들이 재파업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죠 .. 저는 2024도 똑같은 양상같아 안타깝습니다.

물론, 이번 전공의 사직사태는 2020년보단 2000년에 가깝습니다. 당시에도 보면 절대다수는 파업 유지를 원했지만 ‘무시할 수 없는 수의 일부’가 파업 종료를 원했습니다. 2000년 김재정 의협회장의 합의가 독단적이라고 비판을 받았습니다만, ‘파업 종료 전 합의’가 ‘합의 없는 파업 종료’보다 나았기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제 눈에는 이제 ‘합의 없는 사태 종료’가 보입니다.

‘내 주변에는 다 안 돌아간다던데’ > 이런거 의미 없습니다. 5명 중 1명만 복귀로 마음 굳히면 현 사태는 끝납니다. 물론 많은 분들이 지적한 것처럼 몇몇과 전공의들은 아예 돌아가지 않겠지만, 전공의 다수가 복귀하면 현 사태는 끝이나고 ‘윤정부의 뚝심이 성과를 낳은 사례’로 기억될 것입니다.

그 사태를 막아야하는게 의협이라 생각하지만 의협은 여기에 별 생각이 없어보입니다. 그나마 대전협 비대위에서는 여기에 대한 인사이트가 있어보이는데, 정말 걱정입니다. 어떻게 될지.

참고로 마무리는 어떻게 될지 단언할 수 있습니다. 현 사태가 끝날때 엄청난 혼란이 있을 것이고, 사태가 끝날때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장 노력한 사람이 가장 고통 받을 것이라고요.

<5월11일(토) ‘글을 써서 세상을 바꾸는 의사가 되자’ 포럼 개최>

3월26일, 의사협회 회장 선출을 앞두고 포럼 개최를 말씀드렸었습니다. ‘글을 써서 세상을 바꾸는 의사가 되자’라는 내용이라고 했었는데요. 해당 내용 그대로 제목으로 해서, 포럼을 준비했고 내일 개최 예정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시간이 다소 촉박했습니다. 사직과 휴학으로 여유시간이 많은 의대생과 전공의를 주 청자로 설정했기 때문에 2024 의료대란이 끝나기 전인 5월까지 개최해야 했고요. 또 연자 섭외 문제로 4월총선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했기에, 실제 준비기간은 1달 정도였습니다.

그럼에도 연자분들께서 흔쾌히 참여하겠다 해주시고 모임 선생님들이 열심히 도와주셔서 그럴듯하게 준비가 된거 같네요. 덕분에 참석인원은 예상했던 30~50명을 훨씬 뛰어넘어 사전접수자만 100명에 달했습니다.

참석자는 의대생 60%, 전공의 20%, 그 외 20% 입니다. 생각보다 의대생 분들이 호응이 좋았던거 같습니다. 의대생이나 전공의가 아니어도 참석 가능합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오셔서 강연 함께 들으셔도 좋을듯 합니다. (자리가 부족해서 서서 들어야할 수는 있습니다 ㅠ)

마지막으로 후원해주신 경기도병원의사협의회, 대한의원협회, 그리고 장소 협찬해주신 서울시의사회에 감사드립니다.

-연자 소개-

박한슬: 약사 출신 메디컬라이터, 중앙일보 필진, KBS 라디오 정기게스트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신경외과 전문의

박은식: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 내과 전문의

이주영: 개혁신당 국회의원 당선인, (전) 순천향대 소아응급전문센터 교수

김경훈: 의대생, 의사 단체 투비닥터 대표,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전공의

-책 추천-

이주영 : 가운을 벗은 의사들

박한슬 : 이상한 정상가족

조동찬 : 행동 경제학

박은식 : 총균쇠,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김경훈 : 숨결이 바람 될 때

2024.4.23.​
경찰조사 후기
– ‘공보의 파견 명단’ 업로드로 압수수색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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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어제, 조지호 서울청장이 ‘병원 파견 공중보건의 명단’ 유출 의사 1명을 조사했다고 밝혔습니다. 기사 읽어보니 제 얘기입니다. 의대생 1명, 의사 1명을 조사했다는데 제가 전날 공보의 명단으로 경찰조사 받았으니 그 의사 1명이 저인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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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말씀드린 것처럼 지난주 목요일, ‘공보의 명단 SNS 업로드’ 문제로 퇴근 직후 압수수색을 당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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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앞에 40살 남짓 남성 두 분이 서계시길래, 병원에 저렇게 생긴 직원은 없었던거 같은데.. 생각하던 찰나 두 분이 제게 오셔서 조용히 경찰 명함 보여주시더군요. 이어서 영장도 보여주시고 조용히 근처 카페로 갔습니다. 경찰 분들에게 양해를 구한 뒤 법조인인 사촌형에게 전화걸어 대응 방법 여쭙고 시키는대로 했습니다. 핸드폰 끄고, 비밀번호는 알려줄 필요 없고 그 뒤로는 안내받는 대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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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을 압수당하고 압수수색 영장 나온걸 주변에 알리니 반응이 참 다양했습니다. 제일 많았던건 어떻게 이런거로 압수수색을 할 수 있냐는 반응이었고요. 이 상황에 충격받고 분노하시면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해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셨습니다. 황당한 상황에 공감해주시니 저로서는 감사할 따름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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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특별히 놀라지 않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당장 저희 어머니께서도 폰이 왜 꺼져있냐고 사고 난거 아니냐고 놀라셨다가 경찰에 압수당한거라 말씀드리니 그럼 다행이라고 사고난거 아니니 괜찮다는 반응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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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 압수 직전 조언을 구했던 사촌형도 다음날 연락주셔서 ‘막상 당해보니까 압수수색이 그렇게 별건 없지?’ 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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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제 여자친구의 절친은 제가 압수수색 당했다는 말에 압수수색을 제 여자친구가 했다는 말로 착각했다고 합니다. 경찰이 아니고요. 남자친구 핸드폰 압수수색이라니 남친이 뭘 잘못한거냐,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거냐, 잔뜩 설레여하며 팝콘을 한가득 챙겼지만, 핸드폰을 압수수색한게 제 여자친구가 아닌 바로 경찰이었단 사실을 알게된 후 크게 실망했다는 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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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유심칩 재발급 받아서 친구 핸드폰에 끼워 사용하고 있습니다. 갤럭시 쓰다 아이폰 쓰니까 전화번호 복구가 안 돼서 이게 제일 힘들고요, 각종 인증서를 전부 새로 발급받아야해서 이게 그 다음으로 힘듭니다. 자판이 손에 안 익어서 오타도 정말 많이 나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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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조사는 2일 전, 일요일 오후에 받았습니다. 조사받을 때 경찰 측에서 워낙 잡다한것까지 집요하게 추궁하긴 하더군요.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엉뚱한 사람들까지 압수수색당할까 그 부분이 많이 힘들긴 했습니다. 그거 빼고는 괜찮았고요, 변호사 도움도 받고 그렇게 겁낼 일은 아닌거 같습니다. 애초에 의도 자체가 건전하고 당당했으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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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레 핸드폰 포렌식 예정이어서 퇴근 후 포렌식 참관할 계획입니다. 경찰조사를 다시 받을 가능성은 낮지만 있고, 이번 사건 특성상 송치는 진행될듯 합니다. 송치는 사건을 경찰에서 검찰로 이관해서 검사가 보강수사, 재판여부 결정한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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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피곤한 상황이지만 다행히도 본업에는 지장이 전혀 없습니다. 이렇게 말하니 친구들이 참의사라고 놀리는데, 진심으로 제 환자 분들에게 신경쓰이는 정도와 비교하면 압수수색은 정말 하나도 신경쓰이지 않습니다. 도와주시고 걱정해주신 많은 분들 덕분입니다. 관심가져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 글은 브런치에 처음 발행한 글입니다. 원문: https://brunch.co.kr/@qkrjiyong/36

이전 글에서 말씀드린대로 이 글은 페이스북에 포스팅한 글을 옮겼습니다.

저녁 6시 퇴근 직후 경찰에게 압수수색을 당해서 핸드폰을 압수당했었고요.
일이 마무리된 7시반경 바로 사무실로 들어와서 가족들에게 압수사실을 알렸습니다.
이 글은 퇴근 후 잠들기 전 집에서 페이스북에 포스팅한 글입니다.

2024.4.18.
압수수색영장, 핸드폰 2주간 압수당했습니다.
– 공보의 대학병원 파견 명단 유출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고? 실명이 나왔니?
-아니요.
주민등록번호는?
-안 나왔어요.
전화번호는 안 나왔고?
-안 나왔어요.
주소도?
-네 아무것도 안 나왔어요. 전공과와 근무지, 파견지만 나왔어요.
그럼 문제 없다. 걱정하지 마라.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으로 압수수색 당했다니 아버지께서 말씀해주셨습니다.

4월18일 오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는 이유로 퇴근길에 압수수색을 당했습니다. 경찰의 명함과 영장을 확인했고, 영장에는 제 이름과 주민등록번호가 정확하게 적혀있었습니다.

지난 3월8일은 전공의 사직사태가 본격화되던 날입니다. 3월8일, 페이스북에 포스팅을 하나 올렸었습니다. 좋아요가 500개를 넘길 정도로 관심받았던 게시글입니다.
https://blog.naver.com/jy_iruon/223387298058 (해당 게시글입니다. 페북글을 네이버로 옮겼습니다)

‘다음주부터 공보의 138명 일선 병원 파견’이라고 작성한 글에 업로드한 ‘파견 공중보건의사 명단’

수련병원 빈자리를 지방의 공보의들로 메우려는 정부의 대응을 비판하고자, 공보의 파견 명단을 올리며 포스팅했던 글입니다. 이때 올렸던 공보의 파견 명단 사진을 두고,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며 압수수색 영장이 나왔고 저는 핸드폰을 압수당했습니다.

영장에는 압수수색의 근거에 대해 아래와 같이 설명했습니다.
” 피의자가 사전에 ‘부정한 목적’ 으로 공중보건의사 소관 부서의 공무원 등 불상의 개인정보취급자로부터 (중략) 공중보건의사들의 개인정보 자료를 넘겨받았을 것으로 강하게 의심되는 정황입니다. “

제가 페이스북에 사진을 포스팅한 목적은, 지방의료 공백과 의사 부족을 외치던 정부가 대형병원 전공의 공백에는 주저없이 지방의 공보의들을 동원하는 모순을 비판하기 위함이었습니다.

해당 명단에는 지방의료의 끝단에 해당하는 보건지소에 근무하는 다수의 전문의들, 특히 그 중에서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이 가장 다수인 공보의 수십명이 대형병원으로 파견될 것임을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페이스북에 명단을 포스팅해서 제가 어떠한 이득도 얻은 것이 없었습니다. 명단 유출로 피해보는 이도 마찬가지로 없었습니다. 비판받는 정부를 제외하고는 말입니다.

정부 대응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글이 그들의 눈에는 ‘부정한 목적’으로 비춰졌나 봅니다.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자유롭게 정부를 비판하는 행위가 정부 눈에는 ‘부정’으로 보였던것 같습니다.

윤대통령 취임 전부터 많은 이들이 했던 질문이지만 저도 이참에 묻고 싶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그렇게나 외치던 ‘자유’는 대체 어떤 자유인지요. 정부 비판하면 현대인의 필수품인 스마트폰 2주 뺏고 일상생활 못하게 만드는 정부가 자유로운 정부인지요.

제가 있는 단톡방에서 나가실 필요는 없습니다. 압수수색 목적은 제게 ‘파견 공보의 명단’ 보낸 사람을 찾는거니깐요.

일단 컴퓨터 카카오톡으로 퇴근후 카카오톡은 가능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걱정하시는 분들이 계실듯해 카카오톡은 가급적 자제하고, 연락은 주로 페이스북 메시지나 인스타그램 DM으로 하려고 합니다.

경찰서 출석은 경찰분들의 배려로 다행히 이번주 일요일로 예정돼있습니다. 안전하고 조심히 진술하고 오겠습니다.


이 글은 브런치에 처음 발행한 글입니다. 원문: https://brunch.co.kr/@qkrjiyong/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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