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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사직사태 2월초중순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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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13일 오늘, 굉장히 큰 뉴스가 있었죠.

의평원의 의과대학 인정심사 내용이 외부에 공개됐습니다. 증원된 30개 의과대학 중 불인증은 3개 뿐이고 그나마도 유예 판결되어, 2025년 의과대학 입학생은 전원 의사국시를 치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공식적인 최종 결과는 2월말 발표 예정이지만, 교육부가 발표할 정도니 사실상 오피셜이라도 봐도 되는 상황입니다.

불인증 유예 대상은 충북대, 원광대, 울산대 3개 대학입니다. 충북대야 워낙에 이슈가 많이 됐고, 원광대는 교수님들이 아예 인증을 거부한 수준이었으니 어느정도 예상이 됐었죠.

불인증된 3개 의과대학의 정원은 약 400명입니다. 불인증으로 인한 의대증원 규모를 계산하면 25년에는 1500명, 26년 1100명 증원 규모입니다. 유예 후 최종 불인증 된다고 봐도요. 참고로 유예는 말 그대로 1년간 유예입니다. 불인정이어도 25년 한정 통과인 셈입니다.

불인증 유예는 사실 어느정도 예상이 됐습니다.

‘유예 없는 불인증’의 기준이 없었고, 의평원 측 인터뷰에서도 유예를 안 주는것은 어렵다고 했으니까요. 유예 없이 불인증 때리면 바로 소송 들어올테고 그 소송도 패소할 가능성이 높으니 의평원 입장에서 유예를 안 주고 불인증 때리는건 불가능에 가깝죠.

의평원 인증 기준에 미달인 학교가 알려진 3개 대학 외에 더 있다고 알려져있긴 합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불인증 될경우 대거 반발할테니 의평원 입장에서도 부담이 크긴 했을겁니다.

그래도 ‘원칙대로 간다’는 의평원의 수차례 인터뷰에도 이런 결과가 나오니 다들 크게 실망하긴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군의관 입영대기에 소송거는 것보다 여기에 소송거는게 차라리 결과가 더 좋지 않을까 싶긴 한데, 내부 다툼으로 번질테니 이것도 사실상 가능한 옵션은 아닙니다.

의평원에서 의대증원에 따른 주요변화평가를 앞으로도 매년할거라 하니 내년에 불인증 의대가 늘어날 가능성은 있습니다. 역으로 말하면 24+25 더블링에 대한 평가는 올해는 더이상 없을것 같단 뜻이고요. 여튼 조용한 페이스북 분위기와 달리 의사 커뮤니티는 의평원 심사결과로 대난리였고, 페이스북에는 의평원 얘기가 없길래 정리해봤습니다. 의평원 얘기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14일 내일은 의대정원 추계위 공청회가 열릴 예정입니다.

이번달 2차례 포스팅 한것처럼 의사협회에서 추계위에 올인하고 있는 모양새인데, 이것도 결과가 완전히 만족할만한 내용은 나오기 쉽지 않을것 같습니다. 박단 위원장이 국회의원들을 만나고 다니고 있다고 공지로 밝힌걸 보니 분위기 자체는 좋은거 같은데요. 추계위 위원 중 의사를 과반수로 하는것 정도는 들어줄 것 같은데 의결권까지 가져오는건 많이 힘들지 않나 싶습니다.

추계위 법안의 세부사항을 최종 결정하는건 결국 더불어민주당입니다. 2월 내 통과시키기로 여야가 합의하기도 한 사항이기도 합니다. 다수당인 더민당이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될거란 얘기죠. 그런데 의대정원 의결권을 교육부장관이 아닌 의사에게 넘겨준다? 그랬다가 의대 감원 결론이 나오면 더민당 지지율에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텐데 그런 리스크를 굳이 감당할리가요.

의대정원 추계위는 결국. 의협에 의결권을 주지 않던가, ‘의대정원’이 아닌 ‘의사수요’같은 애매한 부분에 대한 의결권을 주던가, ‘존중한다’같은 워딩을 쓰던가, 이도저도 아닌 워딩을 쓰고 나머지는 대통령령과 시행령으로 떼운다는 결론을 내던가, 정말로 의결권을 준다면 위원 중 과반수가 의사지만 그 중 병원협회 추천위원을 제외하면 과반을 못넘긴다거나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얘기는 복잡해도 결론적으로 말하면 의결권을 못 가져온다는 내용으로요.

어쨌든 내일 14일 공청회 진술인 12명 중 의사협회 추천위원이 5명 뿐이라는 불만이 있는데 이것도 의미는 없습니다. 진술인끼리 다수결로 정하는게 아니고 진술인은 말그대로 진술인일 뿐이라서요. 그리고 의협추천 외에 의사가 3명 더 있기도 합니다. MD와 의협추천non-MD 합치면 8명이라 12명 중 과반수입니다. 그런데 그 3분이 예방의학과 전문의시거나, 병원협회 소속입니다. 보통 의사 위원로 이런 분들이 들어갈거라고 기대하시지는 않죠.

의대정원 추계위(정확히 말하면 의대정원이 아니고 ‘의료인력 수급추계기구’입니다) 논의일정은 12일 확정됐습니다. 모두가 아는 내일 14일 공청회, 18일 전체회의, 19일 강선우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1법안심사소위원회, 21일 전체회의 후 법사위 회부 등의 절차를 통해 추계위법 입법이 이뤄질 예정입니다.

정리하면, 13일 오늘은 의평원 의대심사 불인증 의대가 단 3개에 불과해 난리가 났었고, 내일 14일 추계위를 앞두고 관심이 집중된 상황입니다. 2월말 통과될 추계위법에서 의결권을 의사쪽으로 가져오면 좋겠지만 안 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어떻게 흘러갈지 지켜봐야할 듯 합니다.

모든 사람이 같은 1표를 갖는 민주주의, 여기에 회의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런 내용일줄 몰랐다. 적당히 죄 지은 청년이 참회하는 내용일거라 생각했는데 굉장히 심도있는 내용을 다뤘다. 도스토예프스키가 소설가가 아닌 철학자로 분류되기도 하는 이유를 잘 알 수 있었다.

내가 철학에 대해 평할 자격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19세기의 유럽 대륙철학은 ‘나폴레옹에 대한 해석’과 ‘무신론’ 두 가지가 전부라고 생각한다. ‘죄와 벌’은 이 두 가지를 다룬다.

이전에 다른 도스토예프스키의 책(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재미있게 읽어줬던 아내여서, 이번에는 아예 처음부터 책을 같이 읽었다. 나는 종이책, 아내는 전자책.

처음 300페이지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정말 읽기 힘들었다. ‘도스토예프스키 소설 인물들은 전부 정신병자들이다’ ‘이게 왜 대작이지? 나중 가면 대작인 이유를 이해하게 되는건가’

같이 불평하던 아내였는데 상권을 먼저 다 읽더니 갑자기 호들갑을 떤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천재라고 어쩔줄 몰라한다. 나보고 빨리 읽으라고 난리였다.

나도 힘들게 꾸역꾸역 상권을 마저 다 읽었는데, 와 도스토예프스키는 천재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도 천재적이었지만 이건 한방에 머리를 크게 맞은 느낌. 과학자인 아인슈타인이 도스토예프스키를 극찬했었는데, 소설인데도 문과가 아닌 이과가 읽으면 더욱 충격받을 내용이라는 느낌? 이과 취향이라는 느낌이었다.

하권은 반면에 좀 더 인문학적이면서 도스토예프스키 특유의 종교적인 내용이 주를 이뤘지만 ,, 결론적으로 문과 쪽보다는 이과 쪽 사람들이 더 좋아할것 같은 느낌이었다. 아내도 (여자치곤)완전 T 성격에 전형적인 이과출신이어서 나만큼 이 책에 공감할 수 있지 않았나 싶고, 이래서 내가 아내랑 결혼했지 하는 생각도 .. ㅎㅎ;

책에는 이것 말고도 안티페미니즘 적인 내용도 있었고, 조던 피터슨이 떠오르는 내용, 한때 열심히 하던 소개팅 어플이 떠오르는 내용까지 하여간 재미있는 내용이 많았다.

19세기 역사와 철학적인 흐름을 알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그런거 모르고 2025년에 읽어도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많았다. 글 두세개 정도 더 써볼 수 있을것 같다.


이 글은 브런치에 처음 발행한 글입니다. 원문: https://brunch.co.kr/@qkrjiyong/50

<사직전공의 군입대 문제는 어떻게 되나?>

딱히 답도 없고 불만은 많고 내용은 복잡하고 건드리면 손해만 보는 주제네요.

원래 군의관(+공보의)으로 입대하는 의사의 수는 매년 1000~1500명 정도입니다.

레지던트를 막 끝마친 전문의 수료 예정자

레지던트/인턴 지원 탈락한 비전문의 들이 메인입니다.

올해 이 사람들의 배출이 완전히 막혀버렸습니다.

원래 규정상, 전공의를 사직하면 다음해에 군의관으로 입대해야합니다. 그런데 24년 의료대란이 터지면서, 이걸 못하게 됩니다.

24년에 전공의들이 일시에 사직하면서, 입대 자원이 넘쳐나게 된겁니다. 동시에, 이 사람들이 올해 한꺼번에 군대에 가버리면 내년부터 3~4년간은 군의관이 씨가 말라버리게 됩니다. 군대 입장에서 관례대로 해오면 곤란해지는 상황이 온거죠.

그래서 국방부가 내민게 ‘입영대기’ 입니다. 그동안은 사직한 전공의를 무조건 다음해 입대시켰지만, 올해부터는 입영 안 시키고 대기시키겠다는겁니다.

군대를 입영 못하게 묶어버리면, 커리어 쌓는데 지장이 막대합니다. 언제 군대갈지 모르는 미필은 취직자리 찾기가 마땅치 않잖아요. 그래서 공익의 경우 입영대기 기간이 3년이 넘으면 아예 군복무를 끝내버리기도 합니다.

사직전공의의 경우에는 입영대기를 최대 4년까지 시키겠다는게 국방부 측 입장입니다. 의사 커리어에 문제가 생긴거죠. 지난 1월과 이번달, 전공의로 복귀하면 수련 끝날때까지 입대를 연기해주겠다고 밝혔지만, 전공의가 아닌 다른 쪽으로 진로를 결정한 경우에는 여전히 문제입니다.

미필 전공의들의 입장은, ‘가장 가까운 일정에 입영한다’는 조항이 있으니 당연히 25년 입대 아니냐는겁니다. 지금와서 훈령을 바꿔서 입영대기시키면 소급입법이라고 항의합니다.

하지만 국방부에서는 조항이 애매하기 때문에 해석하기 나름이고, 확실하게 하기 위해 훈령을 개정해서 입영대기를 시키는 것 뿐이라는 주장입니다.

소급입법이라는 전공의들의 항의에는 어느정도 일리가 있습니다. 지난 3, 4월 언론을 통해서 복지부/국방부 관계자들이 ‘사직한 전공의들 내년 전부 군대 끌려간다’며 협박한적도 있었거든요. 실명을 밝힌 공식적인 주장은 아니었지만 말입니다.

여하튼 이런 상황에 대해서, 국방부는 ‘입영대기 훈련개정’ 의견조회를 2월6일까지 진행 중입니다. 의견 조회 끝나고 개정되는데 아마 4일 정도 걸려서 2월10일 개정절차를 완료시킬거 같고요.

이러한 훈령개정에 대해 의사협회는 법적으로 대응하겠다 했지만 이것도 뾰족한 대답은 될 수 없습니다. 소송 걸어서 승소 확률도 낮을 뿐더러, 만에하나 이긴다 하더라도 판결 나오는데 1년 넘게 걸릴겁니다. 승소해도 입대 하고 판결 나온다는건데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요.

아, 군의관 대신 현역병으로 입대하면 안 되냐고요? 군의관은 그것도 못 합니다. 다른 장교들은 전부 현역병으로 입대할 수 있는데 군의관만 유일하게 현역병으로 입대 못 하게 해놨거든요. 이거 가지고 소송걸면 군의관 처우문제 이슈화에 도움은 크게 될거 같은데, 미필 전공의 입장에서는 본인들이 이용당한다고 느낄테니 소송 진행하기도 애매하고요.

미필 전공의들이 원하는 최상의 수는, 입영대기를 시키지 않고 사직 미필전공의 전원을 군의관과 공보의로 입대시키는건데요. 이럴 경우 군의관 750명, 공보의 2250명 정도를 입대시켜야 하는데, 얼마전 병무청에서는 올해 공보의를 250명만 뽑겠다고 발표로 못 박았습니다. 병무청에서도 입영대기를 전제로 업무를 진행하겠다는 뜻인거죠.

신규 공보의들이 규정을 이용해 현역병으로 입대해버리는 방법도 얘기가 오가고 있는데 시점도 그렇고 그래봤자 250명 뿐이라서 입영대기에 대한 문제제기 방법으로는 효과적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입영대기, 시키긴 하겠지만 문제점은 정말 많습니다. 안 그래도 장교들 메리트 없어서 이탈한다고 난리인데 군의관은 그 중에서도 메리트 없어서 현역병도 못 가게 해놓은 상황에서 입영대기라는 초유의 의무사항을 추가시키겠다는거잖아요. 이러면 의대생들 전부 현역병으로 가지 군의관으로 누가 가겠습니까?

결론적으로, 2월10일 쯤 입영대기에 대한 훈련개정이 완료될거고요. 훈련이 개정되면 의사협회에서 법적 대응할 수도 있겠지만 현실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려워보입니다.

입영대상자 명단이 평소에는 2/10에 발표났지만, 올해는 2/27(수정: 24>27) 즈음 발표날듯 합니다. 올해 2/10에는 미필전공의 3천명이 모두 입영대상자라고 발표날거 같은데 이건 금년도 입영대상을 말하는게 아니라 의미가 없습니다.

현재 미필 전공의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은, 25년에 본인이 입영 대상인지 아닌지도 알 수 없다는 점입니다. 이 부분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어야하지 않나 싶은 부분입니다.

< 이젠 사직전공의 의견수렴 준비할 때가 되지 않았나 >

2월은 굵직한 이벤트가 많네요.

2월10~11일 사직전공의 2차지원

2월14일 의대정원 추계위 공청회

2월 중하순 25년도 군의관 입영 대상자 확정

2월 말 의대정원 추계위 법안 확정

+ 2월 말 의평원 주요변화평가 결과 발표

전공의 선생님들 사직 이유인 의대증원과 필수의료패키지 중 지금 확실히 해둘 수 있는건 의대 증원이죠.

의대증원 문제의 매듭이 어떻게 지어질지는 14일 추계위 공청회에서 어느정도 확정될듯 합니다.

여야의정 중 의사 측을 제외한 여야정은 의대정원을 추계위로 다루기로 확정했습니다. 지금은 관련 법안을 다듬는 단계에 있고, 여기에는 의사협회도 참석하라고 한 상태입니다.

의협 측의 요구는 ‘정부가 마스터플랜을 내놔라’이지만 여야정은 추계위 법안 준비로 대답을 대신한 그림입니다.

작년 가을, 정확히 말하자면 9월 까지는 의협이 실책만 하지 않으면 길이 나올거란 느낌이 들었습니다. 반면 10월부터는 뾰족한 대책 없이는 해결의 실마리가 전혀 보이지 않는 느낌이랄까요.

군의관 입영대기 문제도 당사자들 얘기 들어보면 다들 현 상황에 대해서 현실적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입영대기 훈령 개정은 현실적으로 막기 힘드니 대안을 준비해야 한다고요.

대안에 대해서도 전반적으로 비슷하게 생각하는것 같습니다. 병무청이 지난 11월에 했던 ’25년도 입영의사’ 조사를 다시하고 가급적 원하는 사람들이 입영할 수 있도록 하는거로요. 근데 의사 쪽에서 재조사를 요구하지 않는다면 병무청에서 먼저 재조사를 하는 것도 그림이 안 나오죠.

현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르겠고, 의협과 대전협에서 너무 조용한게 아니냐는 불만이 늘고 있습니다. 2월11일 2차지원 마감일 까지는 현상태 유지가 어찌어찌 가능은 할거 같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2월 중순이 넘어가면 지도부의 결정에 따르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많이 나올 것 같습니다.

혼란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혼란을 최소화 시키려면 의사협회가 사직전공의 전체의견 수렴방안을 준비해둘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2025.01.26. 주말 미술관 나들이

월요일 출근. 하지만 다음날부터 연휴라는 마음에 가벼운 마음으로 외출. 대림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두군데 다녀왔습니다.

1. 대림미술관

게이치 타나미전.

대림미술관 하면 잘 모르고 봐도 일단 이쁘고 기분 좋아지는 캐쥬얼한 이미지가 있었는데, 지금 전시는 하드코어한 느낌.

페북에 글 쓸때 좋아요는 아예 포기하고 나 하고 싶은 글을 쓰는 때가 있는데, 딱 이거랑 비슷한 느낌이었다. 하고싶은거 하려고 대중성은 잠깐 내려놓은 느낌. 그리고 난 대중적인 관객이었음.

2. 국립현대미술관

이강소 풍래수면시

가장 만족스러웠던 전시.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좋았음. 돈이 많다면 작품 하나 사고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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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작가상 2024

작품들은 확실히 트렌디하고 예뻤다. 다만 모르고 보면 살짝 어렵다는 느낌. 네 작가가 모두 개성 있고 좋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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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하는 몸: 아시아 여성 미술가들

작품은 이쁘긴 한데 미술관 올때마다 페미니즘 전시회가 있다보니 관람자 입장에서 보면 주제가 식상함.

아내 피셜 : 페미니즘 작가는 자꾸 나보고 화내라고 부추기니까 피로도가 극심하다.

개인적으로, 페미니즘은 ‘여성이라는 신체’에서 탈피하는게 그 시작이고, 그 이후까지 추구해야 완성이라고 생각함. 그런데 아직까지도 신체에 집착하고 있다보니 진부하다는 느낌. 옛날 작품이 많아서 그렇게 느낀건가 싶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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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이동

신선한 시도 같은 느낌? 특별히 강한 인상까지 받지는 못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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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해시태그

순간이동과 비슷했음. 내가 이해를 잘 못해서 그냥 그랬던건가 싶기도.

3. 결

외국여행 가면 미술관을 챙겨가는 편인데, 외국 여러나라들과 비교해도 우리나라 미술관 수준은 상당히 높다고 생각함.

나는 전문가 수준은 아니고 일반인치고는 관심이 있는 편인데, 어제 국립현대미술관 전시회는 상당히 만족스러웠음.

현장에 외국인도 많았고, 매년 외국인방문객 수가 신기록을 갱신하던데 그럴만하다고 생각함.

‘죄와 벌’에 나오는 소개팅남들

(당연히 스포 많고 내용도 무척 김)

만화나 영화에서, 어떤 사람이 고민할때 머리 양쪽에서 천사와 악마가 싸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천사와 악마는 그 사람의 선과 악이다. 선과 악을 더 디테일하게, 감정별로 나눈 영화도 있다. 인사이드 아웃이 그렇다.

머리 속의 천사와 악마, 그리고 인사이드아웃의 감정 캐릭터들은 자기 자신이다. 사람의 머리 속에만 있다. 이런 캐릭터를 머리 밖으로, 하나의 등장인물로 만들어서 이야기를 끌어내는 방식이 바로 도스토예프스키의 방식이다.

(복거일이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을 우화라고 표현한 이유가 이것이다. 실존하는 인물은 아니고 무언가를 상징하는 것들을 인물로 만들었으니까.)

‘죄와 벌’의 주인공에게는 존예 여동생인 두냐가 있다. 홀어머니랑 살면서 주인공인 오빠를 위해 헌신하느라 교육수준은 높지 않지만 기품있고 하녀일 하면서도 귀족적인 이미지다.

(사진은 1970년 소련에서 만든 ‘죄와 벌’에 나오는 두냐)

아무래도 존예다보니 두냐를 사랑하는 남자도 많다.

두냐가 하녀일 할때 집 주인이었던 스비드리가일로프(너무 길어서 이하 ‘스비드리’), 스비드리가 몰락한 뒤 스비드리의 부인이 소개시켜준 본인의 부자친척 루진, 주인공 친구인 법대 휴학생 라주미힌 세 명이다.

세명 다 두냐랑 결혼하고 싶어서 난리를 치는데, 나름 메인서사는 아니면서도 메인서사 바로 옆에 찰싹 붙어서 함께 진행되는게 또 읽기힘든 장편소설의 매력이다.

‘주인공의 범죄와 자수’라는 메인스토리 대신, 바로 옆에서 진행되는 ‘존예 여동생 시집보내기’ 스토리에 집중해보았다.

1. 루진

– 돈만 많은 사업가 스타일

이 소설을 일제시대를 대입하면 여러가지가 맞아떨어지는데, 주인공은 법대 진학할 정도로 엘리트라 다들 ‘나 대학생이요’ 하면 다들 놀라 귀족 취급을 해주면서도, 돈이 없어서 끼니를 거를 정도로다.

주인공 엄마는 굶주리는 주인공에게 보내줄 돈도 없다고 피눈물 흘리고 그 와중에 두냐는 성희롱에 ‘니가 꼬리쳤잖아’까지 시전당하면서 온갖 고생하는데, 고생 후 낙이 오는지 오해를 푼 안주인이 소개시켜준 ‘루진’이라는 부자와 약혼을 맺게된다.

루진은 변호사도 아니고 어쨌든 엘리트는 아닌데 법무일 하면서 돈을 많이 번 부자다. 근데 자신을 증명하는 수단이 돈 뿐이라 결핍이 많다. 학벌 컴플렉스도 있고, 아비투스?에 대한 결핍도 있다. 본인의 품위가 없어서 그걸 외모도 품위도 지성도 모두 갖춘 두냐랑 결혼해서 극복하려고 함.

근데 워낙에 가진게 돈 뿐이라, 흙수저인 두냐와 가족들을 돈으로 좌지우지하려 하다가, 본인의 속마음을 주인공에게 바닥까지 털려서 결국 추하게 퇴장하고 만다.

초반에는 주인공이 흙수저의 열등감에 부자인 예비처남에게 패악질 부리는 것처럼 나온다. 그런데 가면 갈수록 루진의 바닥이 드러나고, 돈 빼고는 내세울게 없다보니 돈에 집착하고 스펙도 재산도 없는 두냐를 내려치는 모습이 … 골드스푼 익명게시판에서서 여자들 욕하는 골스남들의 모습과 똑같았다.

‘돈도 스펙도 딸리는 골스녀들이 감히 나를 차?’라고 씩씩거리는 모습이 150년 전 소설에서 정확히 묘사된다 ㅋㅋ

2. 스비드리가일로프

– 강의가 아닌 실력으로 증명하는 픽업아티스트, 호빠남

‘스비드리’는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남자 입장에서는 뭔가 짠한 캐릭터다. 해온 짓거리만 보면 개새끼 중의 개새끼인데, 또 당사자 얘기 들어보면 오해도 많이 받은 사람이다.

초반에는 완전히 변태로 나온다. 본인 집에서 하녀로 일하는 두냐 꼬시려다 망해서 동네에서 개쓰레기로 매장되고, 중반까지는 음침한 변태처럼 보이는데 .. 이게 또 주인공이 스비드리 만나서 얘기해보니까 나름 호감형인 멀쩡한 놈인거다.

오해도 많이 받았던게, 두냐도 좀만 잘하면 거의 꼬실뻔했던걸 삐끗해서 망하고 성희롱범으로 전락해버린거고 .. 부인을 폭행해서 죽였다고 소문 돌았지만 본인 얘기 들어보면 그거는 폭행이 아니라 SM 플레이를 했을 뿐이고 우연히 그날저녁 심장마비(or독살) 같은거로 죽은건데 이게 부인을 때려죽인거로 오해받은거임. SM 플레이도 살면서 몇 번 안 했고, 부인을 때리는 일도 SM할때 빼곤 전혀 없었다고 함.

부인 놔두고 딴 여자들 꼬시며 부인 피눈물 흘리게한거 같지만, 또 얘기 들어보면 결혼하기 전에 부인이랑 전부 합의하고 결혼한거임.

스비드리의 마성의 매력에 빠진 부인이 결혼하자 결혼하자 매달려서, ‘결혼 후에도 다른 여자랑 사랑만 안 하면 관계는 가져도 됨’이라는 계약서 쓰고 결혼한 것임.

그런데 스비드리는 계약을 어기거나 여자를 속인적은 없지만 그와의 사랑 문제로 많은 여자들이 자살했고, 스비드리는 ‘내가 뭘 잘못했는데’ 라는 태도로 당당함. ‘나는 유혹만 했을 뿐이고, 평생 책임지겠다고 약속한것도 아닌데 자살한건 솔직히 내 탓은 아니지 않음?’이 스비드리의 태도임.

하지만 여자를 인간대 인간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유혹의 대상으로만 대하는 태도 때문에, 진정으로 사랑하는 가족이 그의 주변에는 없다. 마지막에 흙수저 16살 미성년자와 약혼하는데 (나이차이 너무 난다고 주변에선 극혐하지만 흙수저 집안이다보니 막상 애 엄마는 스비드리를 구세주로 여김) ..

마지막 꿈을 통해서, 어린 약혼녀도 본인에게 영혼의 동반자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느끼고 자살해버림.

죄와벌의 많은 리뷰에서는 스비드리의 자살이 ‘주인공이 살인을 저질렀다는 유일한 증인인 스비드리가 자살해서, 증인도 없고 주인공이 자수 안 해도 되는 상황에서 주인공이 ‘자발적으로’ 자수했다는 근거가 생긴거다’라고 하던데 ..

스비드리의 자살이 주인공의 진정성있는 자수를 위해 필요했던 장치라는 말도 맞지만 나는 스비드리의 자살이, 여자를 같은 인간으로 대하지 않았던 남자들이 느끼는 공허함을 완벽하게 묘사했다고 생각함.

스비드리를 2025년 한국으로 비교하면, 여자를 같은 인간으로 생각하지 않는 픽업아티스트, 특히 여자들 상대로 공사치는 호빠남으로 비교하는게 맞다고 생각함.

조금 틀린 비유긴 하지만 골드스푼 같은 소개팅 어플에도 비슷한 사람 많은데 .. 어플로 여자들 신나게 만나고 다니면서 관계하고 다니는 애들도 스비드리랑 비슷한 느낌이라고 생각 들었다.

더 디테일하게 묘사하면 여자들 세자리수 만나고 관계하면서 몰카 찍다가 수사 들어오니까 자살해버린 윤모씨가 떠올랐음. 이것도 하려면 할말 많은데 심각한 주제라 여기까지.

3. 라주미힌 – 헌신적인 인싸, 메이저 로스쿨 휴학생

같은 흙수저 법대 휴학생인 주제에, 주인공한테 알바 일거리도 넘겨주고 착하기만 한거 같다가도, 친구 여동생인 두냐 보고 한눈에 반해버림. 근데 약혼남 있으니까 들이대진 못하고, 나쁜 약혼남 쫓아내는거(루진) 돕기만 하고 우물쭈물 하다가 주인공이 두냐랑 엮어주니까 좋아서 어쩔줄 몰라함.

주인공이 라주미힌의 친척인 수사관(예심판사)에게 살인자로 의심받으니까 팩트체크도 안 하고 주인공 무한실드 쳐주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사람은 토론 상대로 만나면 힘들지만, 내 친구로 옆에 있으면 정말 든든하고 고마운 그런 사람임.

라주미힌은 백퍼 ,, 도스토예프스키가 지랑 친한 친구 중에 한명 모티브로 두고 만든 캐릭터임. 나사 하나 빠져있는 친구 옆에서 헌신적으로 도와주고, 성격도 유쾌해서 다들 좋아하는 성격이다. 나도 책 읽으면서 딱 떠오르는 친구 하나 있었다. 참고로 그 친구는 올해 결혼 예정임.

4. ‘죄와 벌’과 소개팅 어플

루진과 스비드리는 어플에서 흔히 보이는 남자들을 (여자 잘 꼬시는 부류, 못 꼬시는 부류) 양극단으로 나눈 캐릭터 같았다.

돈 많고 스펙 좋고 만나보기 전까지는 엄청 대단해보이지만 막상 만나보면 매력이 확연히 떨어지는 캐릭터, 그러다보니 어떻게든 여자를 가스라이팅 하려하지만 그것도 실패하고 어플 게시판에서 여자들 욕하는 부류가 루진.

여자들 잘 만나고 잘 꼬시고 다니는데 뭔가 공허하게 살아가는 캐릭터가 스비드리. 법적으로 문제될 일은 안 하는데 본인 유혹 때문에 파멸하는 여자들 보고 ‘지들이 선택한 문제임. 내 잘못 아님’ 이라며 죄책감도 못 느끼는거 보면 게시판에은 있는지도 모르고(불평할 일이 없다는 뜻) 열심히 여자들 만나고 다니는 부류가 떠올랐음.

실제와 차이점을 보면, 전자(루진)는 책이랑 똑같이 어딜가나 불평불만만 하고 다니는거 같다.

반면 후자(스비드리)는 소설과 다름. 스비드리는 결핍감을 느끼고 자살까지 하는데, 실제 사람들은 그 전에 결혼할 사람 찾기 시작하는거 같음. 소설은 도씨의 뇌피셜일 뿐이라고 비웃는듯 계속 여자 잘 만나고 다니는 경우도 있고. 결혼 안 한 남자 연예인들이 자살도 결혼도 안 하고 잘 사는 부류같음. (AKA. 화난다 나빠요 좋은직업)

두냐 입장에서는 어플로 이남자 저남자 만나보다가 진정한 사랑을 만난거로 볼 수 있겠다 싶기도 함.

잘 노는 남자 만나봤다가 한번 데이고, 돈/스펙 좋은 남자 만나봤다가 애가 돈 밖에 몰라서 또 데이고, 마지막에 조건은 별로여도 인성 좋은 진국 남자 만나서 결혼한 구도니까.

근데 또 보면, 라주미힌이 조건 나쁜 흙수저처럼 나와도 실제로는 스펙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라주미힌이 법대 휴학생이라 별거 아닌거처럼 보여도, 현대시대로 대입해서 보면 SKY+서성한 로스쿨 휴학생임. 당시로는 대학생이기만 해도 엘리트로 쳐주고, 배경인 페테르부르크가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특별시. 러시아는 영토도 넓으니까 서울특별시 안에서도 더 특별한 느낌. 그래서 그냥 인서울도 아니고 SKY+서성한 로스쿨 수준 아닐지.

도스토예프스키도, 톨스토이도, 주인공은 존잘 존예던데.. 죄와벌에서는 ‘나름 스펙 딸리는’ 라주미힌도 명문대 로스쿨 학생이라 생각하니 ‘ㄹㅇ 흙수저’들은 어디서 공감해야한단 말인가 슬픈 감정이 들었음 ㅠ

결론은 ‘죄와벌’에 나오는 남자들 전부 소개팅어플인 골드스푼 가입할 수 있는 스펙이라는거. (그렇다면 거기 가입한 여자들은(속칭 골스녀) 두냐냐? 그건 아닌거 같지만 …)

5. 남녀 관점의 차이

아내와 가장 의견이 갈렸던건 스비드리에 대한 관점 차이였다.

아내는 스비드리를 그냥 쓰레기로 보고 깊게 생각하기도 싫어했다. 반면에 나는 스비드리가 나름 양면적인 캐릭터고, 공감가는 부분이 있어서 짠하다고 했다. 아내는 걔가 왜 짠하냐고 짜증냄.

스비드리가 짠했던 이유는, 실제 세상에서 저런 캐릭터는 자살을 잘 안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스토예프스키는 스비드리의 ‘공허함’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결국 자살까지 시킨다. 자살의 근거를 만들기 위해서 자살 전날밤 꿈을 두 번이나 꾸게 한다.

앞의 꿈은 방에 쥐가 나오는 내용이었고, 두번째는 스비드리가 도와주고 침대에 이불 덮어준 여자아이가 갑자기 음란한 눈빛으로 쳐다길래 스비드리가 놀라는 꿈이었다.

두번째 꿈이 암시하는 내용은, 마치 꿈이 스비드리에게 자살을 강요하는듯 했다. 네가 약혼한 16살 여자아이도 순수한것 처럼 보여도 너에게는 성욕해소의 대상일 뿐 너의 공허함을 채워줄 수는 없을 것이라는 말 아닌가. 마치 너는 살아도 결혼까지 해도 남들처럼 행복하게 살 수 없으니 포기하라는 메시지로 느껴졌다.

꿈을 꾼 다음날 경비원이 보는 앞에서 갑자기 권총자살하는 스비드리가, 기생충에서 갑자기 칼부림하는 송강호처럼 작위적이라는 생각이 들긴 했었다. 그런데 자신의 인생에 회의감을 느끼고 공허함을 강하게 느끼는 사람이 그런 꿈을 꾸면 충분히 자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부분에서 나는 스비드리에 어느정도 공감이 됐고 스비드리의 자살에 몰입했는데, 아내는 남자를 타자로 보다보니 내가 짠해하는거에 공감이 안 됐던듯.

쟤가 저래도 원래 애는 착한애였네 .. 이런 느낌? 자살 안 했으면 이새끼 양아치네 이랬을텐데, 자살까지 하는거 보면 감수성도 여린 애라는거잖아. 여자들이 이상한 페미니스트들 보면서 짠해하는 느낌이 내 감정과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음.

6. 결.

도스토예프스키 소설은 인간의 머리속에 있는 하나의 감정을 하나의 등장인물로 바꿔버린 ‘우화’라는 주장에 공감이 간다.

그리고 그 우화 속 인물이, 실존인물처럼 느껴지게 하는 능력이 바로 도스토예프스키의 탁월한 부분임.

사람에게는 누구나 찐따같은 면이 있고, 양아치같은 면이 있고, 또라이 같은 면, 헌신적인 면이 있다. 이걸 네 명의 캐릭터로 나눠서 각각의 등장인물이 실존인물처럼 느껴지게 하는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함.

아내는 네명의 캐릭터 중에 나와 가장 가까운 캐릭터는 ‘또라이’를 담당하는 주인공 라스콜니코프라고 말했지만 내가, 그리고 사람들 모두가 넷의 성향을 모두 조금씩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장편이라 읽기 힘들었지만 읽고나서 여러 관점에서 생각해볼 수 있기에 고전으로, 대문호로 인정받을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

죄와벌을 최대한 현대적으로 해석하려 하다보니, 전문의 따고 1년 가량 열심히했던 소개팅 어플 얘기까지 하게 됐다. 요새 미혼 남의들 그 어플 많이 하는거 같던데 공감가는 글이 되었길 바라는 마음이다.

도스토예프스키 “죄와 벌” 서평

모든 사람이 같은 1표를 갖는 민주주의, 여기에 회의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런 내용일줄 몰랐다. 적당히 죄 지은 청년이 참회하는 내용일거라 생각했는데 굉장히 심도있는 내용을 다뤘다. 도스토예프스키가 소설가가 아닌 철학자로 분류되기도 하는 이유를 잘 알 수 있었다.

내가 철학에 대해 평할 자격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19세기의 유럽 대륙철학은 ‘나폴레옹에 대한 해석’과 ‘무신론’ 두 가지가 전부라고 생각한다. ‘죄와 벌’은 이 두 가지를 다룬다.

이전에 다른 도스토예프스키의 책(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재미있게 읽어줬던 아내여서, 이번에는 아예 처음부터 책을 같이 읽었다. 나는 종이책, 아내는 전자책.

처음 300페이지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정말 읽기 힘들었다. ‘도스토예프스키 소설 인물들은 전부 정신병자들이다’ ‘이게 왜 대작이지? 나중 가면 대작인 이유를 이해하게 되는건가’

같이 불평하던 아내였는데 상권을 먼저 다 읽더니 갑자기 호들갑을 떤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천재라고 어쩔줄 몰라한다. 나보고 빨리 읽으라고 난리였다.

나도 힘들게 꾸역꾸역 상권을 마저 다 읽었는데, 와 도스토예프스키는 천재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도 천재적이었지만 이건 한방에 머리를 크게 맞은 느낌.

과학자인 아인슈타인이 도스토예프스키를 극찬했었는데, 소설인데도 문과가 아닌 이과가 읽으면 더욱 충격받을 내용이라는 느낌? 이과여서 더 이해할 수 있지 않나 싶은 느낌이었다.

하권은 반면에 좀 더 인문학적이면서 도스토예프스키 특유의 종교적인 내용이 주를 이뤘지만 ,, 문과 쪽보다는 이과 쪽 사람들이 더 좋아할것 같은 느낌이었다. 아내도 (여자치곤)완전 T 성격에 전형적인 이과출신이어서 나만큼 이 책에 공감할 수 있지 않았나 싶고, 이래서 내가 아내랑 결혼했지 하는 생각도 .. ㅎㅎ;

책에는 이것 말고도 안티페미니즘 적인 내용도 있었고, 조던 피터슨이 떠오르는 내용, 한때 열심히 하던 소개팅 어플이 떠오르는 내용까지 하여간 재미있는 내용이 많았다.

19세기 역사와 철학적인 흐름을 알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그런거 모르고 2025년에 읽어도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많았다. 글 두세개 정도 더 써볼 수 있을것 같다.

“너 그러다 다쳐” 한마디에 경찰고발, 그리고 검찰에 송치까지.

(사진은 삭제했습니다. 동의 구하고 올린 사진이냐는 항의가 있었습니다)

16일 어제 소청과의사 커뮤니티인 페드넷에 올라온 글입니다.

예방접종하러 온 아이가 주사 안 맞고 15분간 돌아다녀 한마디 했더니 아동학대로 고소당하고 검찰에 송치까지 당했다고 합니다.

요새는 막무가내로 고발해도 경찰 선에서 불송치로 사건을 마무리합니다. 검찰 송치까지 됐길래 글에 없는 내용이 더 있겠지 싶어 알아봤는데, 아동학대는 문제가 없어도 무조건 검찰에 송치되도록 현행법상 규정되어 있습니다. 잘못한게 없는데 검찰 송치까지 당한거죠.

타직종에는 이미 공론화가 되어있습니다. 경찰 고발하면 무조건 검찰 송치까지 해야하는 현행법으로 피해를 겪은 사례가요. 소청과의사로서 겪는 문제도 공론화가 될 필요가 있어보이네요. 피해자 본인이 공론화하는 방법도 좋겠고, 소청과단체나 의사협회가 나서는 방법도 좋아보입니다. 이주영의원님께서 직접 개정안 발의에 나서면 더 좋을거 같네요.

별개로 고발당하신 선생님께서는 고발장부터 확인하시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정보공개청구로 고발장을 요구할 수 있고요. 고발장 내용을 가지고 변호사를 선임할 정도의 사건인지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듯 합니다.

2024년 가장 인상 깊었던 의사(의대생)단체는 ..

지난 2월, ‘의대증원 1000명 이상 가능성’ 기사가 뜨고 전공의 파업이 실제로 벌어지겠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며칠 뒤 2천명 증원이 발표됐고 예상은 사직사태로 현실이 되었다.

‘300명 증원하려고 2000명 부른거다’라는 얘기가 많길래 생각했다. 의사들이 현실을 정말 모르는구나. 현실정치와 의사들의 인식 사이에 괴리가 참 크구나. 이거 금방 안 끝나겠구나. 적어도 몇 달은 가겠구나.

의료계에서 굵직굵직한 사건이 터질때마다 보이는 발언이 있다.

‘선배의사들이 이런 의료환경을 물려줘서 후배들에게 미안하다’

나는 2020에도 그랬지만 그 이후로 의료환경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래서 미안해본적이 솔직히 없다. 2024년에도 후배들에게 미안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덕분인지 2024년에는 많은 일을 겪었다. 퇴근길에 경찰에 붙잡혀서 압수수색도 당해보고 경찰서도 여러차례 갔다. 5대 로펌 중 하나인 유명로펌에 고소협박도 받았고 이런저런 고초도 겪었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사직/휴학으로 커리어를 중단하게된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었다. 2024년을 의미있게 해주고 싶다는 욕심이 컸다.

더이상 법률가들이 아닌 이과 출신 지도자들이 대한민국을 이끌어야한다는 안철수에 말에 공감해왔었다. 얼마 전에는 안철수와 원수관계이던 이준석도 같은 말을 하더라.

이 발언은 이과 출신이라면 대부분이 공감할것 같다. 그래서 나는 제일 머리좋은 사람들이 모인 의사와 의대생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고 그 쪽에 진출하게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해서 진행했던게 5월 공의모 포럼이었다. 강연에는 이주영 의원님과 박은식 (전)비대위원님, 조동찬 기자님, 박한슬 작가님에 추가로 김경훈 투비닥터 대표가 참석했다.

다들 쟁쟁한 분들이다. 강연진 중 김대표만 모르던 사람이었고, 김대표는 양은건 선생님이 무조건 강연진 섭외해야 한다고 피력해서 섭외했었다. 나는 김대표가 강연을 원해서 그러는줄 알았는데 그냥 양은건샘 생각이 그랬던 ..

그 때는 그렇게까지 섭외를 원하면 그래 하자! 해서 진행했었다. 그런데 지금와서 보니 양은건샘 눈이 정확했다. 강연 내용 자체도 굉장히 성의있고 수준도 정말 높았다. 중간중간 참석자들의 눈빛을 봤는데 정말 집중해서 들으시더라. 추가로, 급조되어 관심만 끌고 사라지는 여러 의료단체들과 달리 투비닥터는 멤버들의 능력이나 조직력도 좋고 올해 활동도 엄청나더란 .. (포럼 와주신 서아림 윤태한 임재선 김태훈 윤서진 선생님 이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투비닥터는 내가 원래 생각했던, ‘2024년 사직/휴학한 의사/의대생들이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게 해주자’는 내 바람에 가장 근접한 단체였다.

투비닥터 자체를 처음들어보신 분들도 많으실텐데, 의대생협회의 기능이 마비된 상태일 때 일부 그 역할을 대신하기도 한 단체다. 꾸준히 발행되는 매거진에 내용도 알찬 책(;코드블루)도 내고, 500만원의 상금을 건 창업경진대회를 훌륭히 치러낸 것에 추가로 지난달 의료AI관련 행사를 치러낸것까지 정말 대단했다.

학생 시절에도 그랬고 이후 공보의, 전공의 시절에도 그렇지만 의사들이 다방면으로 재주가 참 많다고 항상 느낀다. 2024년 가장 대단하다고 느꼈던 젊은의사/의대생의 의료단체는 투비닥터였다.

(앞에 정치얘기 잔뜩 해놔서 덧붙이자면, 김대표는 여느 유능한 20/30대들 처럼 정치보단 본업에 관심이 있다고 했다. 정치 쪽으로 가려면 희생할게 많으니 지극히 합리적인 생각이다)

여튼 일에만 파묻혀있다가 병원 밖의 동료들과 친해지고 네트워크 형성하면서 시너지 형성하는 모습을 많이 본다. 의료계 선배님들께서 투비닥터라는 단체를 알고 관심가져주시고 필요하다면 도움을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또 할일이 없는 휴학생이어도 한번 관심 가져보면 좋지 않을까 싶다.

2024년에 무슨 일이 있었나 생각해보니 가장 자주 떠오르는게 투비닥터입니다. 부정적인 얘기 대신 긍정적인 글, 칭찬하는 글을 써봐야겠다 생각해보니 제일먼저 떠올라서 글을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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